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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콘서트 노래패 '우리나라'의 싱어송라이터 백자의 단독 콘서트 모습.
▲ 백자 콘서트 노래패 '우리나라'의 싱어송라이터 백자의 단독 콘서트 모습.
ⓒ 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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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 가수 백자의 라이브 콘서트에 다녀왔다. 콘서트 장소가 가객 김광석이 1000회 넘게 라이브 공연을 했던 학전 블루 소극장이기에 백자는 조금 더 진지하고 긴장한 듯 보였다.

노래패 '우리나라'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중반 학번의 멤버 강상구(대표), 지정환(기획), 한선희, 박일규, 이혜진, 백자, 이광석 등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7명 모두 대학 노래패 출신으로 학창시절부터 대규모 무대를 주름잡던 실력있는 음악가들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00년에 첫 앨범을 발표한 노래패 우리나라의 인기는 2000년대 초반, 대학가에서는 '운동권 HOT'로 불릴 정도로 선풍적인 수준이었다. 정규 앨범이 아니더라도, 발표하는 노래마다 일주일도 채 안되어 전국의 학생들이 흥얼거렸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율동을 만들어 전파했다.

집회나, 행사 때마다 수천 수만의 참가자들이 '우리나라'의 노래에 맞춰 같은 동작의 율동을 군무처럼 추고, 끝나지 않는 앙코르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함께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벗들이 있기에", "처음의 마음", "우리하나되어", "한결같이", "다시 광화문에서" 등의 주옥같은 노래들은 1990년대 말 학번과 2000년대 초·중반 학번들에게는 첫소절만 들려줘도 가사없이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고, 기억을 더듬으며 율동까지 할 수 있는 노래들이다.

아마 요즘처럼 저작권이 엄격하게 적용되어 노래패 우리나라의 노래가 틀어질 때마다 음원료를 얼마씩 내야 했다면 아마 '우리나라'는 지금 SM이나 JYP 같은 문화재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개인적으로 노래패 우리나라가 북한공연을 다녀온 감상을 토대로 만든 노래 "만나니 우린"이라는 노래를 좋아하며 뒤풀이 자리에서 몇번 불러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민중가요 노래패로는 아마 독보적으로 모든 멤버들이 솔로 앨범을 발매했고(박일규님의 솔로앨범도 곧 나올 것이라 믿는다), 수차례의 라이브 콘서트와 수백번의 현장 공연으로 그 실력과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 잘 나가는 노래패이지만 먼 지역의 집회나 소규모 행사에도 어김없이 달려갔다. 때론 집회 참가자로, 투쟁사업장의 지지방문자로 함께 하는 노래패 우리나라를 흠모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출시된 모든 앨범이 집에 있지 싶은데 오늘 한번 찾아봐야 겠다.

포크의 향수와 '세상과 소통하는 딴따라' 모습 담은 앨범

 백자 1집 <가로등을 보다>
 백자 1집 <가로등을 보다>
ⓒ 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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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싱어송라이터 백자는 "동만주를 내달리며 시린 장백을 넘어…중략…돌아보면 부끄러운 내 생을 그들에 비기랴마는…중략…변치말자 다진 맹세 너는 조국 나는 청년" 이라는 가사의 혁명동지가를 작사, 작곡하기도 했다. 1990년대 말 모든 집회에서 선봉대나 사수대는 이 노래를 부르고 팔짓을 하며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는 했다.

이 노래는 1990년대 최고의 인기 민중가요 노래패 천리마가 불러 널리 알려졌는데, 백자가 이 노래를 군대 가기 전에 만들었다고 하니 그는 타고난 음악가이자, 선동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창 치열하게 투쟁하던 그 시절의 노래들도 좋았지만, 난 개인적으로 백자가 이번에 발표한 정규 1집 "가로등을 보다"가 너무 좋다. 그가 내 평가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내 청춘을 지탱해 준 노래들을 만들고 불렀던 고 김광석의 계보를 이을 만한 포크가수가 탄생했다고 난 감히 말하고 싶다. 그동안 김광석만큼 기타를 치고, 김광석만큼 노래를 잘 부르는 뮤지션들은 몇몇 있었지만, 김광석만큼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고, 김광석만큼 노래로 세상을 꾸짖고 위로할 줄 아는 뮤지션은 아직 없었다.

타이틀곡 "가로등을 보다"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편안한 멜로디로 전하고 있고, 1번 트랙의 "조금씩"과 6번 트랙의 "오직 너답게"는 힘겨운 세상을 견디며 사는 우리를 위로하고 응원한다. 7번 트랙의 "아물지 않는 악몽"은 이적의 노래처럼 머리를 울리고, 8번 트랙의 "그대가 떠나가는 오늘밤에도"는 김광석의 노래처럼 가슴을 울린다. 마지막 트랙의 연주곡 "구름"은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의 오체투지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오체투지 다이어리'의 OST로 귀에 익숙하다. 모든 곡의 멜로디와 가사가 30~40대에게는 포크의 향수를, 20대들에게는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딴따라'의 진지함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난 백자의 노래들이 가슴절절한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하면서도 동시대를 사는 힘겨운 벗들을 위로해 줄 것이라 믿는다. 백자의 2집 발매, 백자의 두번째 단독 콘서트, 노래패 우리나라의 6집 발매, 노래패 우리나라의 전국 투어 콘서트 등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꼭 앨범을 사서 전곡을 다 들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백자 콘서트 포스터
 백자 콘서트 포스터
ⓒ 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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