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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6일 오전 10시 55분]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를 주관하고 있는 뉴세븐원더스(N7W재단)가 "UN의 공식 파트너가 아니다"라는 UN쪽 답변이 나와 주목된다.

 

UN 협력사무국은 N7W재단의 공신력 등에 최초로 문제를 제기했던 누리꾼 3명(AF1219, pythagoras0, 박정현씨)에게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우리 사무국은 N7W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동안 N7W재단은 자신들이 UN 협력사무국의 공식파트너라고 주장해왔다. 또 제주-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이하 범국민추진위)쪽에서도 N7W재단을 신뢰하는 유력한 근거로 UN의 공식 파트너라는 재단측의 주장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UN 협력사무국이 "공식파트너가 아니다"라고 밝힘으로써 N7W재단의 공신력과 실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UN 협력사무국 "N7W재단과 파트너십 맺고 있지 않다"

 

누리꾼 3명은 지난 4월 초 N7W재단이 UN과 파트너십(협력관계)을 맺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UN 협력사무국(뉴욕 소재)에 이메일을 보냈다. 이후 지난 5일 첫 번째 이메일 답변이  도착했다.

 

"우리 사무국은 N7W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 않다(Our office does not have an established partnership with the New7Wonders Foundation)."

 

하지만 UN의 홈페이지 중 'UN 협력사무국 파트너 목록'에는 N7W재단이 포함되어 있었다. 첫 번째 이메일 답변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들은 두 번째 이메일을 보내 '파트너 목록'에 N7W재단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UN 협력사무국은 "다시 파악해 알려주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도록 답변은 오지 않았다. 결국 세 번째 이메일을 UN 협력사무국에 보냈다. 그리고 지난 13일 이메일 답변이 도착했다. UN 협력사무국은 이 답변에서도 N7W재단과 파트너 관계에 있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우리는 현재 N7W재단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기존의 양해각서를 유지하고 있지 않다.(we do not have any currrent active engagement nor an exsiting MOU with New7Wonders Foundation.)

 

이어 UN 협력사무국은 UN 홈페이지의 '파트너 목록'에 N7W재단이 포함돼 있는 것을 이렇게 해명했다.

 

"당신이 옛날 버전의 웹사이트에 연결되는 옛날 링크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Please note that you are using the old link as it directs the old version of the website)."

 

즉 N7W재단이 제시하고 있는 근거는 "옛날 버전의 웹사이트에 실린 것"이라는 얘기다. UN 협력사무국은 새로운 파트너 목록을 볼 수 있는 링크주소(http://www.un.org/partnerships)를 알려준 뒤 "거기에는 N7W재단과 관련된 어떤 설명도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답변과 관련, 이메일 질의서를 보낸 이들은 "N7W재단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UN 협력사무국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이전 웹사이트'의 주소를 연결시켜놓은 것"이라며 "실제로 UN 협력사무국의 현재 웹사이트에서는 이 목록으로 접근하는 링크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N7W재단의 공신력에 큰 타격... '투표 독려 캠페인'에 영향 미칠까?

 

N7W재단은 "N7W재단은 현재 유엔, 좀더 정확히 말해 뉴욕 주재 UN 협력사무국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설명으로 자신의 조직에 공신력을 부여했다. UN은 지난 2007년 7월 8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UN 협력사무국과 재단은 공동의 목표를 지향한다"며 "재단과 UN은 국제투표 플랫폼과 같은 계획을 통해 전세계인에게 자율권을 부여해줄 수 있는 기회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글에서는 '공식 파트너'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재단이 언급한 'UN 협력사무국'은 "UN 새천년 발전 계획 성취를 위하여 여러 재단, 기업, 시민사회와의 협력 및 연합을 모색하며 UN 사무국의 업무를 돕고 있"는 부서로 UN의 공식사무국과는 다른 부서다.

 

범국민추진위에서도 N7W재단을 신뢰하는 유력한 근거 중 하나로 UN의 공식파트너라는 점을 내세웠다. 정운찬 위원장도 지난 3월 "재단의 공신력에 문제가 있다면 UN이 함께 하겠느냐?"고 공신력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양원찬 범국민추진위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2007년 리스본에서 열린 '신세계 7대 불가사의' 발표 행사에 유엔의 대외협력국장이 나와 연설했고, 재단은 유엔의 새천년 밀레니엄 프로그램 파트너"라며 "그런데 재단을 안 믿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양원찬 사무총장은 16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N7W재단의 홈페이지에 나오는) UN의 홈페이지에는 N7W재단이 UN의 파트너 목록에 올라와있고, 세계적인 석학의 마케팅 교과서에도 N7W재단이 언급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재단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중국 만리장성에 가보면 N7W재단이 발급한 신(新)세계7대불가사의 인증서가 붙어있다. N7W재단에 공신력이 없다면 중국 정부도 사기를 당했다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UN 협력사무국과 N7W재단은 공식 파트너가 아니다"라는 UN 협력사무국의 답변이 공개되면서 N7W재단의 공신력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따라 정당과 지역 등을 초월해 벌어지고 있는 '국가적 차원'의 '투표 독력 캠페인'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 "전화사기에 말려든 것 아닌지"

'세계 7재자연경관' 선정 투표에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윤옥씨, 정운찬 전 총리 등까지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 여당 의원이 이 캠페인과 관련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 "N7W재단은 유네스코도 아니고 공인된 국제기구가 아니라 (버나드 웨버) 개인이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전화하면 할수록 그 사람 전화사기에 말려든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자연경관을 전세계인의 투표를 통해서 선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떤 권위를 갖는지 모르겠다"며 "나라 전체가 나서서 이걸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의원은 "(N7W재단에서 지원한다는 UN의) MDG(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사업은 어떤 권위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 사람(버나드 웨버)이 이런 일을 하도록 권한이 부여된 사람도 아닌데 그 개인에 휘둘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효재 의원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나눈 질의-응답이다.

 

김효재 "우리 외교통상부에서 좀 챙겨보셔야 될 것 같아서요. 근자에 '세븐원더스'라는 얘기를 들어보셨죠?"

김성환 "세븐원더스…?"

 

김효재 "제주도를 세계 7대경관…"

김성환 "아, 세계7대경관…"

 

김효재 "이게 주최가 어딘지 혹시 아세요?"

김성환 "위원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효재 "개인이에요, 개인."

김성환 "민간부분에서…"

 

김효재 "그렇습니다. 유네스코도 아니고 공인된 국제기구도 아니고, 개인이 하는 거에요. 그런데 하는 방식이 뭐냐면, 전세계인들로부터 인터넷과 전화투표를 통해서… 이상하지 않습니까? 매우 이상한 일이에요. 그런데 이 투표의 구조가 어떻게 되었냐면은, 우리가 전화를 하면, 우리가 국제전화요금을 부담하게 됩니다. 전화하는 사람이. 그리고 국제전화요금의 수익구조가, 우리나라의 통신 KT와 저쪽, 이 행사를 주관하는 개인에게 돌아가게 돼 있어요. 그러면 우리가 전화하면 할수록 그 사람 전화사기에 말려든 거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지적이 있었던 걸 장관님 알고 계세요?"

김성환 "오늘 의원님한테 처음 들었습니다만은 확인해보겠습니다."

 

김효재 "지금 인터넷에 이런 지적들이 돌아다니고 있구요. 지금 이게 제주도지사님이 나서서, 대통령님께서도 말씀하신 바가 있구요, 그리고 영부인께서도 말씀하신 바가 있구요. 이게 무슨 저희들이 나랏돈을 누구한테 퍼다주고 이러는 것은 아닙니다만은, 이게 자연경관을 전세계인이 투표를 통해서 선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떠한 권위로 이러한 것을 갖는 것인지… 지금 저희 대한민국에 국민들이 거기다가 전화해서 나가는 통신료만 수십 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요, 이것 좀  잘 좀 챙겨봐 주십시오."

김성환 "네, 알겠습니다."

 

김효재 "이전에도 이 재단이 7대 불가사의 일을 한 바가 있어요. 그래 가지고 나오는 얘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호사가들의 흥미거리로 되는 것은 모르겠습니다만은, 나라 전체가 나서서 대한민국의 매우 권위있는 정부기구, 그리고 공직자들이 나서서까지 이걸 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좀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김성환 "네, 한번 챙겨보겠습니다."

 

김효재 "유네스코에선 '그 재단은 우리와 관계가 없다'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김성환 "네, 유네스코는 아니고,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일단 UN의 공식 파트너로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김효재 "그게 밀레니엄 디벨롭먼트(Millennium Development)에요."

김성환 "네, 그렇습니다. MDG(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사업을 지원한다고."

 

김효재 "MDG은, 그런 일을 하는 분과 같이 이런 일을 해본 기억이 있거든요. 그게 어떤 권위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이런 일을 하도록 designated되어 있는(권한이 부여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 그 개인에게 휘둘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김성환 "네, 저희가 한번 파악해보겠습니다."

 

 


태그:#뉴세븐원더스재단, #UN 협력사무국, #김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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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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