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첼시 뿐 아니라 매 경기마다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빅 팀들과의 경기는 다르게 느껴진다. 나는 그런 느낌들이 좋다.

난 첼시 뿐 아니라 매 경기마다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빅 팀들과의 경기는 다르게 느껴진다. 나는 그런 느낌들이 좋다. ⓒ 맨유공식홈페이지


13일 새벽(한국 시간), 박지성이 눈 풀린 국내팬들을 깨웠다. 이날 열린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 전에서 첼시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 결승골을 넣은 것. 이 골은 결국 맨유를 준결승행으로 이끌었다. 외신들은 박지성의 활약에 대해 대서특필했고 TV에서는 연신 그의 골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들도 노리기 힘든 첼시의 골문을 열게 만든 주인공이 바로 박지성이기 때문이다.

유럽리그 진출 후 박지성의 활약을 보면 이번 경기에서의 활약은 그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박지성은 강팀에게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유럽 대회에서도 충분히 우승하고 우승 팀이기도 한 AC밀란, 아스날, 리버풀, 첼시를 상대로 골을 기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2002년에 포르투갈을 상대로 월드컵 16강을 결정짓는 골을 넣은 것도 박지성이 아니던가.

박지성이 이렇게 강팀에게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그만의 특유의 활동량과 투지, 그리고 집념이다. 그는 매 경기마다 팀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첼시와의 지난 1차전에서도 팀 내에서 4번째로 많은 거리를 뛰면서 첼시 선수들을 괴롭혔다.

그의 활동성과 집념이 본격적으로 유럽 축구계에 알려진 것은 그가 PSV 아인트호벤의 선수로 뛸 때다. 당시 AC밀란의 주축 미드필더였던 젠나로 가투소가 PSV와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모기와 같다. 우리팀을 이곳 저곳에서 계속 괴롭힌다. 그를 제쳐두면 다시 와서 우리팀을 괴롭힌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세계 유수의 강팀들이 강호인 것은 '조직력'이 가장 큰 작용을 한다. 사실 과거에는 스타플레이어 한 명이 게임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축구의 흐름은 선수들간의 호흡과 조직력있는 전술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팀이 제대로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리버풀이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빅4'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바로 그 조직력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바로 그 조직력을 부수는 역할을 한다. 그는 그라운드를 누비며 선수간의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이 빼앗긴 볼은 반드시 되찾아온다. 끈질긴 그의 플레이는 상대팀의 전술이 제대로 먹혀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맨유에서 박지성은 벌써 네 번째 챔피언스리그 4강을 맞게 됐다. 다음 상대는 인터밀란이나 샬케04가 된다. 어느 팀을 만나든 그만의 장점을 살린다면 추가득점을 올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벌써부터 팬들은 그가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직접 들어올리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맨유가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게 된다면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두 번 드는 선수가 된다.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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