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도덕 교과서에서 나온 "아리랑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에 꼽혔다"는 대목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논란이 됐었다.  원인을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 인터넷에 여러 번 언급되었기에 믿었고, 또 교과서에 실리는 내용을 일일이 검증하기에는 교과서 개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언론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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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개정교육과정이 올해부터 시행이 되었습니다. 주로 총론(주로 운영방법)만 바꾼 것이라 교육내용은 변화가 없고 중등에 집중이수제 도입이나 교과군 시수 20%증감이 특징입니다. 교과서 내용은 지금 바꾸고 있어서 원래 2014년부터 새로 적용될 예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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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교과부는 이런 교과서 개발 시스템을 개선하기는커녕 부실교과서를 대량생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러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과부는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를 애초 2014년부터 적용한다고 하였는데 2013년으로 당긴다고 해서 현장과 출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원래 내년 2월에 고시할 교육과정을 올 8월에 고시하고 바로 실험본 개발에 들어가 6개월만에 끝내 내년 3월부터 실험한다는 것이다.

교과서도 연차개발하는(초등 1, 2학년부터) 게 아니라 한꺼번에 개발해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2013년부터 지금 쓰는 2007개정교과서를 버리고 새 2009개정교과서로 배울 수 있다.

교과부가 이렇게 하려는 이유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2009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는데, 교과서가 바뀌지 않아 혼란이 크다는 현장의 요구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과연 맞는 말일까?

문제 많은 2009개정교육과정 고시

교과부는 2009년 12월에 2009개정교육과정을 고시하였다. 국가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공교육에서 경험하고 배워야 할 내용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통 5년마다 한 번씩 바꿔왔고, 7차 교육과정(2000년부터 시행)은 아직까지 중고등학교에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MB정부는 2007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되기도 전인 2009년 1월에 미래형교육과정 연구를 시작해 1년도 안 되어 2009개정교육과정총론(주로 운영방안)을 고시하고 올해부터 시행하도록 하였다. 교과내용은 바꾸지 않은 채 2007개정교과서를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교육학자들과 교사, 학부모가 2009개정교육과정이 교육의 정치 중립을 해친 것이고 철학도 부실해서 전인교육을 파괴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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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8월 10일 김상희국회의원실 주최로 2009개정교육과정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점을 요구하는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교과부는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2009개정교육과정을 강행하더니, 이제는 현장의 요구라며 교과서도 앞당겨 개발한다고 억지주장을 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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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은 2009개정, 교과각론(교과서 내용)은 2007개정이라 서로 연관성이 부족해서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할 것이란 비판도 많았다. 2009개정교육과정의 핵심내용은 학교교육과정 자율화로 학년군, 교과군별 수업시수 20% 증감, 집중이수제(한 학기에 8개 과목 이내), 창의적 체험활동이 속한다. 이 중 집중이수제는 한 학기에 2~3년치 내용을 다 배워야 하는데, 2007개정교과서도 다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학년군제 역시 현재 교과서는 학기별로 나오므로 2~3년치 교육과정을 짜고 가르친다는 건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혼란과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09개정교육과정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출판사에서는 교과서개발비도 안 나온다고 불만을 쏟고, 교과부는 돈은 뽑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데 올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에 시행되면서부터 학부모와 언론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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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개정교육과정에서 국어교육과정개발절차입니다. 약 2년의 기간동안 시안 개발하고 현장검토를 거쳐 고시하였습니다. 교과서 개발과 시행까지도 2년, 총 4년만에 교과서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현장교사나 학부모에게서 아이들과 맞지 않다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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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교과부가 내놓으려는 대안이 2009개정교육과정으로 만든 교과서(2011개편)를 1년 빨리 만든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이미 2월에 교과교육과정연구 정책공모를 하면서 연구기간을 6개월로 못박았다. 보통 2년씩 걸리던 걸 6개월로 줄였으니 연구기간이 보통 때보다 1/4밖에 되지 않는다. 과연 이렇게 하면 제대로 된 교과서가 만들어질까? 아마 지금보다 4배 더 부실한 교과서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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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국어교육과정 개발 일정입니다. 교과부는 지난 2월에 공모를 해서 8월에 고시를 하고, 교과서도 내년 2월까지 만든다고 합니다. 속전속결정책에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다 졸속으로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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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초등학교 교과서가 내용이 체계가 없고 뒤죽박죽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교육과정이 초등학생에게 맞는 내용이 아니고 교과서를 만드는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과서를 만드는 사람들이 현장에 있어 시간 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교과서 때문에 오히려 계층격차가 느껴지고, 부진아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올해는 학습연구년제 교사 중에서 교과개발자를 뽑았다고 하지만, 이 짧은 시간에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제대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2009개정교육과정에서 그동안과 전혀 다른 제도(학년군, 집중이수제 등)를 도입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보다 연구도 많이 해야 하고 교과서도 신중하게 만들려면 기간이 더 필요하다. 그런데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만든 교육과정과 교과서로 수업을 하게 된다면, 돌도 거르지 않고 밥을 해서 아이들에게 먹이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

2009개정교육과정은 글로벌창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자율화를 강조하고 학생의 선택권을 중시한다. 또 초중학교만 공통교육과정이고 고등학교는 선택교육과정이라서 학교마다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배울 수 있게 한다고 하였다.

2014년에 보는 수능도 내용 난이도에 따라 A, B형으로 나눠 시험볼 수 있게 하였다. 입학사정관제에 유리하다고 초등학교부터 청소년단체에 가입시키고 각종 내용을 인터넷사이트에 기록하게 하며, 학부모들은 점수에 도움될 경험을 시키느라 경제적 압력을 받고 있다. 이 점 때문에 보통교육을 추구해야 할 공교육이 학생들을 계속 분리하고, 결국 상류층에 유리한 교육과정이라 부모들의 경제능력에 따라 선택권이 달라진다며 비판이 많았다.

또 멀쩡한 교육과정을 제대로 된 연구와 사회적 합의도 없이 뒤엎는 것 때문에 '교육 4대강' 사업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이번에 교육과정 개발과 교과서 개발까지 이렇게 기간을 줄여 한꺼번에 하는 걸 보니 4대강 사업에서 하던 턴키방식(설계와 시공을 같이 하는 것)과 똑같는 꼴이다.

2009개정교육과정 폐지가 현장의 요구

올해 초등학교는 5, 6학년까지 2007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어 모든 학년 내용에 체계가 잡히고 있다. 6학년은 역사 등 몇 가지 교과 결손으로 7차교육과정과 2007개정교육과정을 같이 배우고 있다. 1, 2 학년에 2009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지만 재량, 특별활동을 창의적체험활동으로 부를 뿐 큰 차이는 없다. 단지 창의적체험활동 영역이 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인데 초등학생에게 적합한 내용은 거의 자율영역이라 나머지 항목은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

중고등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중학교는 나머지 교과는 그대로인데 도덕, 음악, 미술 등을 집중이수해야 해서 교과서도 없이 수업을 해야 하고, 시험도 3년치를 한 학년에서 봐야 하는 등 무리가 많다. 이런 교과는 우리 몸에 소량이지만 꼭 필요한 무기질이나 비타민같은 영양소처럼 인성교육이나 감성교육에 필요하므로 꾸준히 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많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는 이제 2007개정교과서가 도입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준비도 안 된 2009개정교육과정 도입 자체를 중단하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일이다. 단기간에 엉터리로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 이것이야말로 물가인상과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국민경제나 사교육비 절감효과를 생각해 실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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