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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공약 백지화' '국방개혁' '남북정상회담' '일본 독도영유권 주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공약 백지화' '국방개혁' '남북정상회담' '일본 독도영유권 주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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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4월 1일 오전 11시 45분]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 "결과적으로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을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난 30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에 대한 최종평가 결과가 공식발표됐다.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내린 객관적 평가를 정부는 고뇌 끝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신공항은 여건상 짓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해당 지역의 발전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의지는 변함 없이 지속될 것임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송구스럽다"는 표현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작년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 관련 대국민 담화에도 나왔던 것으로, 세종시 수정안 추진 의지를 밝히며 공약을 뒤집은데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표현한 것보다는 한발 더 나아간 사과 표현이다.

"나 혼자 편하자고 국민에 부담되는 사업 결정할 수 없다"

시민들이 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신공항 백지화 관련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시민들이 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신공항 백지화 관련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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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공약 백지화' '국방개혁' '남북정상회담' '일본 독도영유권 주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공약 백지화' '국방개혁' '남북정상회담' '일본 독도영유권 주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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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도중 이명박 대통령이 물을 마시고 있다.
 기자회견 도중 이명박 대통령이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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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기자들과의 질문 답변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공약을 다 집행할 수는 없다. 공약을 내걸 때 사업 타당성이나 경제성을 다 검토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공항 문제를 공약한 건 사실이다. 지역 주민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막상 집행하려고 한 것이고, 타당성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이것은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10조~20조 원을 투자해서 매년 적자를 본다고 했을 때 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억지로 투자를 해서 공항을 만들어 놓을 수 있지만, 뒤에 허브 공항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항공사는 수지가 맞을 때에만 (취항 노선에) 들어온다. 인천공항 같은 것이 또 하나 생겨야 한다는 것은 (한국의) 전체 인구나 규모를 볼 때, 일본이 간사이와 나리타, 중국도 북경과 상해의 2개의 허브 공항이 있지만, (한국에 또 하나의 허브공항을 만든다면) 상당한 기간 동안 적자가 불 보듯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신공항 건설을) 결정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대통령 개인은 욕 먹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 대통령이 계획을 세워 설계하고 임기 중반 이후 투자를 시작하면 그 다음 대통령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이 대통령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한 사람 편하자고 국민이 부담되고 다음 세대에까지 부담되는 사업을 나 혼자 결정 해버지리는 않겠다"며 "책임 있는 대통령으로선 (그 같은 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앞으로 장기적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엔 이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나는 영남 출신 대통령"이라며 "신문을 보니 '고향 민심에 귀도 눈도 막았다'고 말씀했는데 국가 발전이라는 대국적인 판단에서 결단한 것이기 때문에 이해해 주십사 말씀드리고, 지역발전을 수도권과 비교해 균형되게 발전하는 데 전력을 쏟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신공항 백지화 결정 이유에 대해 경기도 용인시 경전철 사업을 예로 들었다. 민자사업으로 1조 원를 들여 만들었지만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사업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민간사업자의 손실을 1년에 840억 원씩 보전해 줘야 하는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이 굳은 표정으로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이 굳은 표정으로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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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 발언 입장 이해, 박 대표도 내 입장 이해할 것"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 입장하는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실에 입장하는 이명박 대통령.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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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박근혜 전 대표가 '공약 백지화'를 비판하고 동남권 신공항을 자신의 대선 공약으로 내걸겠다는 뜻을 비친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박 대표와의 관계를 그렇게 보실 필요가 없다. (박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을) 선의로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가) 정치적 고향에 내려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박 전 대표도) 내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한 생각을 물은 <한겨레> 기자에게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 비판을) 언론에서 심각하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로 크게 마찰과 충돌이 생겼다는 보도는 한겨레 신문은 안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신공항 백지화로 불거진 차기 유력 대선 주자와의 갈등을 언론에서 부추기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태그:#신공항, #이명박, #기자회견,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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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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