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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기자회견 ERI 소속 변호사인 폴 도노위츠가 보고하는 모습
▲ 3월 29일 기자회견 ERI 소속 변호사인 폴 도노위츠가 보고하는 모습
ⓒ 최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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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가 투자한 미얀마(버마) '슈웨' 가스전 개발 및 파이프라인 건설과정에서 현지 주민들의 인권침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해외 시민단체들의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법률인권단체인 EarthRights International(지구의 권리, 이하 'ERI')과 Shwe Gas Movement(슈웨 가스 행동, 이하 'SGM')은 보도자료 및 자체 제작한 최신 상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슈웨 가스전 개발 및 중국으로의 파이프라인 건설 과정에서 ▲주민 토지의 강제 몰수 ▲강제 노동 ▲생계 박탈 ▲불법적인 체포·감금·고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민들이 강제로 서명한 토지수용서류
 지역민들이 강제로 서명한 토지수용서류
ⓒ S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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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 소속 변호사이자 캠페인 담당자인 폴 도노위츠(Paul Donowitz)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지분을 갖고 있는 해저 파이프라인과 가스 및 원유 하역 터미널 건설과정에서 주민들이 무상으로 또는 매우 불충분한 보상을 받고 토지에서 퇴거를 강요당하고 있다"면서 "대우인터내셔널의 하청업체로서 토지를 수용하고 있는 '아시아 월드'(Asia World Co. Ltd.)라는 회사는 악명높은 마약거래상 Lo Hsing Han의 아들인 스티븐 로(Steven Law)가 상무이사로 토지수용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스티븐 로는 미얀마 정부의 돈세탁업자이고 미국 재무부 블랙리스트에도 올라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제노동을 당하는 주민들의 모습
 강제노동을 당하는 주민들의 모습
ⓒ S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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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M 소속 활동가인 웡 아웅(Wong Aung)은 주민들이 군사정부의 보상없는 강제노동과 강제적인 토지 몰수 및 퇴거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아내가 토지몰수를 거부하여 남편이 현지 경찰서에 끌려가 심각하게 구타당하고 감금된 사례가 있다"고 폭로하였다.

또 가스 개발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모임을 가진 지역민이 군대정보원으로부터 "나흘 동안 눈이 가려진 상태로 구타를 동반한 취조를 당한 후에 결국 정치범 수용소로 악명높은 인세인 감옥에서 6개월 징역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웡 아웅은 강제노동에 동원된 지역민들은 경찰서 및 기반시설 건설에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동원되면서도 아무런 보수를 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강제 민병대 훈련까지 받고 있다고 밝혔다.

3월 29일 기자회견 SGM 소속 웡 아웅 활동가가 보고하는 모습
▲ 3월 29일 기자회견 SGM 소속 웡 아웅 활동가가 보고하는 모습
ⓒ 최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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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 아웅은 현지의 토지 몰수 통지서에 "대우를 위해서" 또는 "CNPC(중국국영석유공사)를 위해서" 토지를 몰수할 테니 5일 이내에 퇴거하라고 적혀있었고, 공사현장 주변에 '대우'라고 적힌 표지석이 있다고 밝혔다. 또 공사 현장에 10명 이상의 대우 감독 인원이 상주하고 있으므로 대우가 이같은 현지 지역민의 인권침해에 관련되어 있다고 지적하였다.

수용이 이루어진 사업 현장의 모습
 수용이 이루어진 사업 현장의 모습
ⓒ S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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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의 수석 컨설턴트인 매튜 스미스(Matthew Smith)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국영석유공사와 미얀마국영가스공사 간 계약에는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보너스' 금액이 명시되어 있다"면서 대우인터내셔널 등 다른 가스 개발 기업들도 미얀마 당국에 이미 매회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수회 지불했을 것이고, 이 돈이 미얀마 정부의 부정부패를 지원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ERI와 SGM은 이날 기자회견 말미에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한 슈웨 사업 참여 기업들에 대해 ▲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제3자 환경영향평가와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할 것 ▲ 미얀마 정부에 지급된 모든 금액에 관한 분리자료를 공개할 것 ▲ 사업의 영향을 받는 주민과 지역사회 모두에 충분한 보상을 제공할 것 등을 요구하고 이러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업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회를 본 국제민주연대 최미경 사무국장은 "앞으로 국내외 단체들과 연대하여 가스전 개발로 인한 인권침해 가능성을 계속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 "농작물 보상 비율에 아무도 이의 제기 안 해"

그러나 대우인터내셔널 측은 사업이 국제적인 기준을 비롯하여 미얀마 법과 규제에 따라 이루어졌으므로 대우인터내셔널에 인권침해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대우인터내셔널측은 기자회견 이후 ERI 측과 이루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현지민들 중 아무도 토지수용을 거부하지 않았다, 국유지가 대부분이며 재배되는 작물에 관한 실사와 토지 측량을 거쳐 보상을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또 이들은 토지 수용 과정에서 지역민들과 5차례에 걸쳐 회동했으며, 농작물 보상 비율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대우인터내셔널로서는 수용 토지 규모도 크지 않은 상태에서 거액도 아닌 보상금을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대우인터내셔널측은 강제노동의 경우 미얀마 전역의 문제이기 때문에 군부대 주둔으로 인한 강제노동 역시 반드시 슈웨 가스 개발과 연관된 것은 아니며, 슈웨 가스 개발로 인해 버마의 상황은 궁극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을 표시하였다.

또한 대우인터내셔널이 사회경제적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고 이에 고용인들을 투입하고 있으며, 학교와 병원 건립에 집중하고 지역 에이즈 환자들과 태풍 나르기스 구호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사회공헌사업들은 가스 개발로 인한 수익을 내기 전인 2006년부터 이미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슈웨 가스전 개발 사업'이란?
슈웨 가스전 가스 시추선의 모습
▲ 슈웨 가스전 가스 시추선의 모습
ⓒ 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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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웨 가스전 개발 사업은 해상 파이프라인 사업과 육상 가스수송관 사업 및 육상 송유관 사업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해상 파이프라인 사업은 아라칸 주 해상에 위치한 가스생산기지와 육상터미널을 연결하는 것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이 51%, 한국가스공사가 8.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육상 가스수송관 사업은 미얀마 북부를 관통하여 중국 쿤밍까지 이어지는 793km의 가스수송관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중국국영석유공사가 50.9%, 대우인터내셔널이 25.04%, 한국가스공사가 4.173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개발권을 가진 두 해상광구의 예상 매장량은 4조5000억~7조8000억세제곱피트에 달한다.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5년 치에 해당하는 규모이지만, 대우는 중국국영석유공사의 자회사인 CNUOC와 판매계약을 맺어 이들 가스는 국내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가스 및 원유 수송관 개요도 SGM에서 배포한 가스 및 원유 수송관 개요도
▲ 가스 및 원유 수송관 개요도 SGM에서 배포한 가스 및 원유 수송관 개요도
ⓒ S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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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웨 가스전 개발 사업은 과거 '야다나' 가스 수송관 사업과 마찬가지로 가스관이 지나는 지역에서 군대의 주둔, 토지 강제 몰수 및 강제 이주, 강제 노동, 고문, 납치, 살인, 약탈, 강간 등의 인권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외 인권단체들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야다나' 사업에 투자한 미국 기업 '유노칼'이 미국 법원에서 미얀마 피해자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하고 현지 주민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본 바와 같이, 한국 또는 미국에서의 소송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수송관이 통과하는 지역에는 최소 28개의 미얀마 육군 대대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이들 군부대는 인권침해의 직접적인 주체이고, ERI는 미얀마국영석유공사와 중국국영석유공사와 보안제공계약을 비밀리에 맺었다는 문서증거를 입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우가 미얀마 및 중국 회사와 맺은 계약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ERI는 슈웨 가스전으로 발생할 수익을 30년간 29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슈웨 가스전 개발사업의 국내소송가능성에 관한 ['오래된 정원' : 버마 슈웨 가스전 개발의 인권침해와 국내 소송 가능성 검토]라는 워킹페이퍼를 [공익과 인권] 재창간호 (2010)에 투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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