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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와 한진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4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회의실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벌이자 민주당 정동영, 이미경 의원등이 지켜보고 있다.
 쌍용차와 한진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회의실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벌이자 민주당 정동영, 이미경 의원등이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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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이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장은 장기화되고 있는 한진중공업·쌍용차·현대차 비정규직·삼성반도체·전주시내버스 등 5대 노동현안에 대한 노사청문회 개최가 주된 공조 의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야권은 몇 개월 전부터 지난 2009년 도입된 '타임오프제' 노조법에 대한 개정에 대해서도 무릎을 맞대고 논의 중이다. 야권연대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노동 현안'이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지난 10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5당의 시국집회는 이 같은 추세를 명징하게 드러냈다.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야5당은 이날 장기화되고 있는 5대 노동현안에 대한 진상조사단 구성과 노사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앞서도 야권은 지난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같은 요구를 펼쳤다. 당시 야권은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와 정리해고자의 잇단 사망, 제2의 쌍용차 사태까지 예견되는 한진중공업의 대량 정리해고, 현대차 불법 파견, 전북버스파업 사태는 이미 노사 자율 해결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고 사회적 파급력이 지대한 만큼 사회적 중재가 필요하다"며 "노사 양측의 입장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환노위원들이 쌍용차·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의 회의장 앞 피켓팅 시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날 환노위 회의는 파행됐다. 그날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도 한나라당 환노위원들은 야당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10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한나라당의 행태는 예고된 살인에 대한 방조이며 노동현장 양극화에 대한 묵인"이라며 "5대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진상조사단 구성과 청문회 개최를 즉각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친노동 행보' 민주당, "제1야당으로서 노동자 삶에 대한 걸맞은 몫 해야"

 야5당과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회견을 열고 쌍용차 노동자 잇단 죽음에 대한 사회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야5당과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회견을 열고 쌍용차 노동자 잇단 죽음에 대한 사회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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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야권의 공동행보 가운데 두드러지는 것은 민주당의 '친(親)노동 행보'다. 민주당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노동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2012년 총·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 대상인 다른 정당과의 정책적 차이를 선제적으로 좁혀나가고 있는 셈이다.

5대 노동현안 중 전주 시내버스 파업 문제를 볼 때 당의 의식적 변화 노력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민주당 출신인 전주시장과 전북도지사가 정부와 같은 시각으로 해당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한 반면, 당은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쪽으로 당론을 정하고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0일 집회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이 합심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청문회를 개최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해 손에 손 잡고 야권이 연대해서 통합의 길로 힘차게 나아가자"고 '연대'를 강조했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환노위로 상임위를 옮긴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보다 더 적극적이다. 그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 현안과 관련해 당내·외를 아우르는,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기구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제1야당으로서 노동자들의 죽음의 문제, 삶의 문제에 대해서 그에 걸맞은 몫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복지국가 관련 토론회에서도 "2년도 채 안 되는 사이, 쌍용차 정리해고자와 무급휴직자 중 1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며 "이것이 오늘의 현실인데 과연 국가란 무엇이고 정치는 왜 하는가, 민주당은 왜 정권을 잡으려 하나"고 당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친(親)노동 행보'는 정책적 고민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출신 자치단체장들은 이미 현장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도 이 부분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보정당들이 수긍할 정도의 '내용'을 갖추겠다는 얘기다.

홍 의원은 이어, "환노위 차원에서 5대 노동현안에 대한 진상조사단 구성 및 청문회 개최 요구 등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 때의 의제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보선 등 선거 일정이 있긴 하지만 현재 5대 노동현안 현장 상황이 절박한 만큼 국회를 열어서라도 처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야권만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봤자 관계자들과 면담만 진행할 수 있을 뿐 실질적 효과가 없다"며 "정치적 이슈도 아니고 사람들이 고통받는 문제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청문회, 산재소위 등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임오프제 폐지' 노조법 재개정 논의도 탄력 받는 중

한편, 노조법 재개정에 대한 야권연대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민노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야5당 정책 담당자는 지난 2일 타임오프제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현행 노조법을 재개정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민주노총이 제안한 노조법 개정 기준에 대해 일부 이견을 제기하긴 했지만 결국 노조법 재개정을 위한 야권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데 합의한 것.

앞서 민주노총은 ▲ 타임오프 폐지 및 전임자 임금 노사자율 결정 ▲ 복수노조 도입에 따른 자율교섭 보장 ▲ 산별노조 법제화 ▲ 노조설립 절차 개선 ▲ 단체협약 일방해지권 제한 ▲ 사용자 개념 확장 ▲ 손배가압류 제한 ▲ 필수유지업무 폐기 등 8가지 사항을 노조법 개정방향으로 제안했다.

노항래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이와 관련, "전임자 제도로의 회귀, 필수유지업무 폐기 등 몇가지 사안에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다른 야당이 발의에 나선다면 우리 당이 빠지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민노당 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선 최고위원은 "각 당이 노조법 개정 기준에 대해 방점을 찍고 있는 건 다르긴 하지만 야5당의 노조법 개정안 공동발의가 필요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이라며 "일단 3월 말에 각 당 대표들이 노조법 재개정 공동발의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여대야소란 18대 국회 조건상 현실적으로 노조법 재개정이 이뤄질 수 있냐는 고민도 있고 내년 총대선 야권연대라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보는 이도 있다"며 "그러나 그보단 오늘날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는 노동현장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데 모두가 동의했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노동과 복지문제와 관련한 민주당의 최근 행보는 다행스럽다고 본다"며 "진보정당과 함께 민중 생존권 문제를 진정성 있게 책임질 수 있는 연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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