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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정기주주총회에서 조태욱 KT전국민주동지회 의장이 발언권을 요구하며 단상 앞까지 나갔다 KT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11일 오전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정기주주총회에서 조태욱 KT전국민주동지회 의장이 발언권을 요구하며 단상 앞까지 나갔다 KT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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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제수석 출신 박병원 사외이사 선임으로 진통이 예상됐던 11일 KT 주총은 1시간 만에 끝났다. 하지만 이석채 KT 회장은 '낙하산 인사'와 SK텔레콤 아이폰 도입에 따른 경영 위험 등 소액 주주들의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연신 진땀을 닦아야 했다.   

이석채 회장-KT민주동지회, 낙하산 인사 '설전'

KT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옛 KT 노조 출신 직원들이 모인 KT전국민주동지회 회원들과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시민단체가 참석해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하지만 발언권은 약속이나 한 듯 미리 앞줄에 자리잡은 '총회꾼'들에게 돌아갔고 시민단체 주주는 계속 뒷전에 밀렸다. 보다 못한 조태욱 민주동지회 의장이 발언권을 요구하며 단상 앞까지 나갔다 KT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에게 끌려나오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첫 발언권을 얻은 민주동지회 회원은 최근 언론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은혜 KT 전무 영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보복 인사'를 당했다고 주장한 KT 직원 이해관씨였다.(관련기사 : "김은혜 '낙하산 인사' 비판했더니 '보복 인사'" )

이씨는 "KT는 정권이 바뀐 뒤 남중수 전 사장이 구속됐는데도 김은혜 전무를 영입하고 석호익 부회장을 총선 출마 직후 영입하는 등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정권교체 과정에서 위험을 증폭시킬 이유가 없다"며 이날 박병원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석채 회장은 "KT가 주인이 없는 기업이다 보니 오더라도 자신의 장래가 불안해 인재 영입에 많은 제한이 있었다"면서 "KT 조직 문화도 달라져 뛰어난 사람에게 걸맞은 보수를 주는데 동의하고 있고 CEO가 바뀌더라도 '오서리티(Autority; 정권)' 불안 요소를 제거할 정도로 (회사가) 커졌다"고 밝혔다.

또한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해서는 "누가 뭐라고 부인 못하는 대한민국 당대 최고의 인재"라고 극찬하고 "객관적으로 볼 때 이만한 인재를 어떻게 모시느냐"며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축했다.

이 회장은 "그 사람이 어디 근무했는지, 소속이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이 있느냐, 능력 없더라도 회사에 헌신하려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KT의 조그만 흠을 침소봉대해 바깥에 알리는 건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일"이라며 내부 비판 세력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KT 직원이자 소액주주인 이해관씨가 11일 KT 정기주주총회에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KT 직원이자 소액주주인 이해관씨가 11일 KT 정기주주총회에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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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상적인 해... 한 가지 폰에 의지해선 안돼"

주주들의 걱정은 '정권 리스크'에 끝나지 않았다. 이날 KT는 2009년 말 아이폰 도입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20조 2335억 원(영업이익 2조 533억, 당기순이익 1조 1719억 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 20조 매출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최근 SK텔레콤이 아이폰4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매출 일등공신이었던 '아이폰 독점'이 깨진 상태다.

이에 이석채 회장은 "작년 한해가 특별한 한 해였고 이제 정상적인 해로 돌아왔다"면서 "지금까지 우리만 폰 가진 경우가 없었고 한 가지 폰에 의지하는 회사가 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같은 스마트폰을 쓰더라도 KT 네트워크를 쓰면 좋다"면서 "일시적으로 SKT 아이폰 고객이 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아이폰에 있어서는 KT가 강할 것"이라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민주동지회는 지난해 45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44% 인상한 이사(11명) 보수 한도를 올해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도 문제 삼기도 했다. 조태근 의장은 "경영진 보수는 주가로 평가돼야 한다"면서 "2년 전 이석채 회장 대표이사(사장) 선임 당시 주가가 3만9550원이었는데 최근 주가는 3만9600원으로 고작 50원 올랐는데 경영진 연간 총 급여는 181억 원에서 2010년 405억 원으로 200% 이상 올랐다"며 보수 한도 삭감을 촉구했다.

KT 주가 걸림돌은 내부 비판 세력?... "낙하산이 문제" 

이들의 반대에도 사외이사 선임, 보수한도 동결 등 이날 주요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하지만 임기 1년을 남겨둔 이석채 회장에게 올해는 유달리 험난해 보인다. 당장 무선 분야에서 중요한 버팀목이었던 아이폰 독점이 깨졌을 뿐 아니라 이날 이 회장 스스로 말했듯 "유선 분야에서 매년 8~9천억 원씩 매출이 감소하며 잊혀져가는 회사"라는 주변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날 이석채 회장과 KT 직원들의 설전을 지켜본 한 주주(?)는 "KT 주가가 안 오르는 이유는 안에 이처럼 반목하는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회사 경영의 걸림돌은 과감하게 해소하라"고 이 회장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끝내 발언권을 얻지 못한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KT 주주 49%가 해외 자본인데 순이익 50%를 배당해 해외투기자본들 배만 불리고 있다"면서 "결국 낙하산 인사들이 소비자 등치고 직원들 퇴직금은 삭감해 가며 매국 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적어도 이들 시민단체와 노동자들이 봤을 때 KT가 해소해야할 진짜 걸림돌은 대외적 기업 이미지뿐 아니라 KT 내부 임직원들의 사기까지 떨어뜨리는 정권 실세들의 '낙하산 인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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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교육,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