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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드라마
▲ 가시나무새 KBS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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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목드라마 <가시나무새>는 방영 2주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시청률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에 의하면 수목드라마는 여전히 <싸인>(종영)이 23.2%로 1위, <로열패밀리>가 8.7%로 2위, <가시나무새>가 6.8%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중에서도 <가시나무새>는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 <로열패밀리>가 조금이라도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분명 <가시나무새> 이전에 방송된 KBS 수목드라마 <프레지던트>가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극 완성도에 있어서 제법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현재 <가시나무새>는 시청률 하락과 더불어 극 완성도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 더 암담한 상황이 전개 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김종창 PD가 <노란손수건>, <애정의 조건>, <장밋빛 인생>, <행복한 여자> 등을 연출한 스타 PD임을 감안하면 극 초반 시청률 정체는 더 아쉽게 느껴진다.

<가시나무새>는 고아소녀로 태어나서 단역배우를 거쳐 최고의 톱스타가 되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설정 자체가 고아소녀란 것부터 출생의 비밀을 안고 가는 드라마임을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다 극이 시작되기 전 스포일러 유출 금지란 이야기가 뜨면서 드라마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적은 부분만 공개가 되었는데, 사실 3회까지 봤을 때 이럴 이유가 있었는지 생각될 정도로 이전에 방영한 출생의 비밀을 다룬 드라마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스포일러 유출 금지가 너무 거창했단 이야기.

드라마에서 큰 축을 이루는 인물들인 서정은(한혜진), 이영조(주상욱), 한유경(김민정) 등은 모두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서정은은 고아 캐릭터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 이영조는 재벌가에서 태어났지만 첩의 자식이란 꼬리표를 달고 사는 인물, 한유경은 자신이 입양된 아이란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이다. 세 명 모두 자신의 삶에서 곪은 상처 하나씩 가지고 있는 만큼,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서 드라마 자체 완성도가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가시나무새>에서 보여준 것은 억지설정과 우연이라는 요소가 겹쳐서 식상함을 만들어낸 것이 전부다. 특히 한유경이 친모라 생각되는 영화제작자 윤명자(차화연)를 만나게 되는 부분, 유경이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서정은이 이영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차지하기 위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는단 설정 등은 식상함을 넘어 아쉽단 생각이 든다.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엮어 내는 방법이 고리타분하고 이전에 자주 봐왔던 형식이 그대로 녹아 있어서다.

너무 출생의 비밀에 올인 하다가 다른 것 다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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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가시나무새>를 보면서 스포일러 함구령이 떨어진 것은 결국 출생의 비밀에 대한 부분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출생이란 부분이 강조되면서 발생한 문제는 인물들의 관계도가 복잡하게 엮여지면서 이야기에 중심점이 없어져버렸단 것. 각 인물들이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입체적으로 펼쳐져야 하는데 2주차 방송까지 <가시나무새>에서 보여준 것은 각 인물에 대한 너무 많은 설명이다.

이렇게 출생에 관련된 이야기가 지나치게 초반부 커져버리면서 인물 관계에 대한 설명이 더 인위적이고 작위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한계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이야기가 많은 부분에서 힘을 잃어버리고 초반 빙빙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초반부 캐릭터들이 정립되고 시청자들에게 저 캐릭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측하고 감정적으로 이입되어야 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드라마에서 캐릭터가 힘이 없어져버린다는 것은 심각할 정도의 패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매주 방영되는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이입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각종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 가면 이런 현상을 금방 알 수 있다. 안타깝게도 <가시나무새>는 현재까지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음을 충분히 알게 해준다. 오히려 너무 자주 봐왔던 식상한 캐릭터들의 백화점 같은 느낌을 주면서 드라마에 대한 흥미를 낮추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솔직히 서정은이란 인물은 너무 자주 봐왔던 캔디 캐릭터란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가시나무새>에 출연한 배우들이 연기력에 있어서 큰 흠이 없는 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도드라져 보이는 캐릭터들이 거의 없게 된 이유가 되고 말았다. 배우들이 어떤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도 너무나 평면적이면서 인위적인 캐릭터들의 설정 때문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연기력을 뽐낼 기회가 없게 된 것.

결국 지금처럼 계속해서 출생의 비밀에만 <가시나무새>가 올인 한다면 총 20부작 중에 4부 방송이 끝나는 이번 주보다 다음 주 시청률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드라마의 경우 한번 시청률 경쟁에서 타 방송사 작품과 비교해서 현격한 차이로 밀리게 되면 다시 물길을 돌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가시나무새>가 <싸인>이 종영되고 새로운 SBS드라마 투입되는 다음 주와 최근 시청률 상승세를 조금씩 보이고 있는 <로열패밀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방송 3주차에 어떻게 해서든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가시나무새>의 다음 주 방송이 어떻게 전개될지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가시나무새, #한혜진, #김민정,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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