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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평도 사태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듯한 내용의 영상물을 만들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에게 3월 새 학기부터 상영토록 한 사실이 8일 확인됐다. 정부 차원에서 학생용 안보동영상을 제작해 학교에서 교육하도록 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인데다, 내용 또한 '반교육적인 주입'을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

▲ '2011년 정부 표준 안보 동영상-청소년용' 위 안보 동영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국방홍보원이 제작해 각 학교에 배포된 것으로, 총 18분 분량이다. 이 글에서는 논란이 되는 부분만 발췌 편집했다.
ⓒ 국방홍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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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지시로 제작된 '반공' 동영상

8일 입수한 한 교육청의 공문을 보면 이 동영상은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학교 안보교육 강화' 지시에 따라 국방홍보원이 만든 청소년용 정부표준안보영상물. 1950년 7월 국방부 촬영대로 출발한 국방홍보원은 국방일보와 국군방송 등 군 매체를 통해 장병과 국민의 안보의식 제고, 국방관련 정보제공을 주 임무로 하는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행정안전부와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3월 7일부터 배포하기 시작한 18분 분량의 이 영상물은 북한의 도발 이유로 ▲ 3대 세습체제 굳히기 ▲ 주민 불만 억누르기 ▲ 우리 국민 갈라놓기를 꼽고 있다.

우선 눈총을 받고 있는 대목은 '우리 국민 갈라놓기' 설명 부분. 이 영상물은 지난해 '1번 어뢰' 등으로 일부 의혹에 휩싸인 바 있는 천안함 사건을 거론하면서 "친구들은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북한군이 한 것인지 아닌지 벌어졌던 논쟁을 기억할 거야"라고 입을 뗐다.

이어 "선진 각국 권위자들이 참여해 밝혀낸 것들조차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을 갈라놓았지"라면서 진실 규명 활동을 벌인 시민단체와 학자, 언론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연평도 사건과 연결했다.

"만약 그때 그렇게 싸우지 않고 우리 국민이 힘을 합쳐서 철저히 대비했더라면 연평도 도발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몰라. 지금도 북한 정권은 한국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분열이 계속되어 또 다른 도발에 대한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몰라."

 2011년 정부표준 안보동영상(청소년용)의 한 장면
 2011년 정부표준 안보동영상(청소년용)의 한 장면
ⓒ 국방홍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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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의혹 제기가 북 연평도 포격 불렀다?

국군의 사격 훈련에 이어 북한이 도발한 연평도 사건의 책임을 천안함 사건 당시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에게 돌린 내용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주진우 평화박물관 사무처장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견 개진을 놓고, 이를 북한이 기대하는 것이고 결국 적을 이롭게 한다는 이상한 내용"이라면서 "이런 주장 수준의 의견을 민주주의 전당인 학교에서 토론 능력이 충분치 않은 학생들에게 강요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한심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전에 보병 소대장으로 참전했고 육군의 정훈정책을 총괄하는 육군본부 정훈감을 지냈던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안보 동영상 배포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표 대표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현 정부는 냉전시절처럼 언론을 장악해서 국민들에게 하나의 가능성만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려 하고 있는데, 지금은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 동영상에는 현재 군 복무 중인 영화배우 이준기씨가 배우로 등장한다. 그는 군복을 입은 채로 여학생들 앞에서 다음처럼 강의한다.

"안보와 통일은 어려운 문제야. 북한군이 지속적인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야. 확고한 안보 없이는 통일이 불가능하지."

이어 그는 이스라엘과 베트남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다른 이의 내레이션으로 처리된 베트남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월남의 안보의식은 나태해졌고 국론도 엉망진창으로 분열되었지. 그 결과 월남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허망하게 패배하고 만 거야."

 2011년 정부표준 안보동영상(청소년용)의 한 장면
 2011년 정부표준 안보동영상(청소년용)의 한 장면
ⓒ 국방홍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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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기 군복입고 등장... 아이들에게 왜?

이에 대해 임덕준 전국도덕교사모임 회장(서울 진명여고 교사)은 "팔레스타인을 침략해 국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된 이스라엘과 부패가 원인이 되어 망한 월남을 예로 든 것은 왜곡된 역사 주입"이라면서 "이처럼 영상물의 상당 부분이 억지 논리와 북한식 세뇌교육 방식으로 되어 있어 학생들에게 상영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또 "군인 정신교육을 맡는 국방홍보원이 학생 교육자료를 만든 것 자체가 월권"이라면서 "행안부와 교과부가 이런 자료를 학생들에게 주입하도록 한 것은 정치 중립성 침해"라고 규정했다.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또한 "동영상에서 마치 월남의 패망원인이 국론 분열에 있었던 것처럼 선전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냉전 시절 군 정훈장교들이 쓰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유치한 짓"이라고 꼬집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장아무개(42)씨도 "이번 안보 동영상 배포는 지난 2009년 경찰청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을 하는 사람은 북한 추종자다'하는 식의 안보 만화를 제작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본다"며 "이런 방식들은 오히려 다원화된 민주사회에서는 부작용만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방홍보원이 군 내부 교육용으로 동영상을 활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일반인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아직 충분히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섣부르게 교육을 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교과부 비상계획담당관실 중견관리는 "행정안전부에서 활용하라고 해서 시도교육청에 영상물 안내 공문을 내려 보낸 것으로 따로 교육적 검토를 하지는 않았다"면서 "연평도 때문에 안보교육 필요성이 대두되고 관련 정보가 부족한 점이 제기되어 영상물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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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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