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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수색에서 경의선을 타고 북한이 '조준 격파'하겠다는 임진각 가까운 파주시로 출근한다. 농사일도 배울 겸 파주에 있는 영농 법인에서 일한 지 7개월째다. 파주는 북한과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 일상이 쉽사리 허물어지는 곳이다.

 

작년 11월 연평도 사건 때, 출입증을 발급받아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농사를 짓던 이곳 파평면 금파리 농민들은 비상이 풀릴 때까지 꼼짝없이 발이 묶여 텔레비전을 지켜보는 것으로 농사일을 대신해야만 했다. 파주시 최대 잔치인 장단콩축제 마지막 날에는 어떤 포병부대에서 북쪽으로 쏜 오발포격으로 부랴부랴 일찍 문을 닫은 적도 있었다.

 

올해도 분위기가 편치 않다. "임진각을 조준 격파하겠다"는 북쪽의 위협에 남쪽은 국방장관이 나서 "쏠까 말까 묻지 말고 선 조치"하라며 응수한다. 꽃샘추위 탓인지 스멀스멀 밀려오는 전쟁의 그림자 탓인지 자꾸만 오한이 든다. 농사일을 배우기는커녕 출근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파주가 얼어붙은 계기는 삐라다. 남쪽의 대북단체들이 파주 임진각에서 삐라를 뿌린 데 대해 북한은 "남쪽의 대북 심리전 행위가 계속 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심리모략 행위의 발원지를 조준 격파 사격하겠다"는 통지문을 보냈다. 삐라에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 모를 일이지만, 자칫 40만 파주 시민들의 평안과 삶터가 절단나게 생겼다. 만약 서울 강남에서 삐라를 뿌려 북한이 '강남'을 조준 격파하겠다면? 강남 사람들은 뭐라고 했을까.

 

파주시 평화도시선언문 2010년 1월 4일. 6.25 60주년을 맞아 전쟁을 겪은 접경도시에서 평화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선언문
평화시민헌장 2010년 1월 4일, 평화도시선언문과 함께 발표된 파주시 평화시민헌장

 

 

 

 

 

 

 

 

 

 

 

 

 

 

 

 

 

 

 

 

 

 

파주시는 필요 이상 북한을 자극하는 떠들썩한 삐라 뿌리기를 단속해야 한다. 파주시는 작년에 "전쟁과 죽음의 땅이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바뀐 역사의 현장으로 (중간 생략) 평화시민 헌장을 제정 공표하고 파주가 평화도시임"을 밝힌 바 있다.

 

'평화도시선언문'과 '평화시민헌장'을 임진각에도 하나씩 세워놓자. 잠깐 훑어보기라도 하면 아무리 분별없는 삐라꾼들이지만, 임진각에 평화를 되찾고 파주시민들 불안을 씻어줘야 할 까닭을 짐작이라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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