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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발레단 <지젤> 국립발레단의 <지젤> 프레스콜 하이라이트 영상을 최태지 예술감독의 설명과 함께 담았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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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국립발레단이 지난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렸던 첫 무대 <지젤>은 전석 매진에 전석 기립박수라는 아주 보기 드문 큰 호평을 받았다. 지금껏 보아온 국립발레단의 무대 중 관객들로부터 이렇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대체 무엇이 관객들에게 이처럼 이 공연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반향을 이끌어낸 것일까? 발레<지젤> 공연이 한국 초연은 아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이번 <지젤>이 같은 국립발레단이 작년 여름, 무대에 올렸던 <롤랑프티의 밤>만큼 크게 인상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지금도 선연하게 떠오르는 그 천재적인 공연은 내게 너무나 인상적이었으니까.

전석매진이란 보기 드문 기록에 더해 관객들의 평도 좋았지만, 특히 나로서는 처음 보는 발레 <지젤>인 까닭에 이번 공연은 다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몰입해서 보았다. 특히 음악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서.

아돌프 아당의 음악은 그리 귀에 쏙쏙 들어오는 편이 아니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정경'을 비롯 한번 듣기만 해도 내내 귓전을 맴돌게 만드는 주요 주제부를 가지는 반면 아돌프 아당의 <지젤>은 1막 내내 그 어떠한 부분도 귀에 박혀 들어오는 멜로디는 없었다.

그런데 나는 1막이 끝난 직후 오히려 아돌프 아당의 음악을 칭찬하고 있었다. 여주인공 지젤이 미쳐버리는 마지막 5분여 정도를 제외하곤 1막은 내내 서사적인 흐름으로 진행되었다. 특별히 정서가, 감정이 개입될 만한 부분이 아니어서인지 음악은 시종일관 '시종'노릇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아당의 음악이 밑바탕을 깔아주고 있는 새, 무대 위에선 프랑스인 안무가 파트리스 바르(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의 안무로 아름다운 시골처녀들의 멋진 군무가 때론 십자무늬를 그리기도 하면서 우아하게 뛰놀고 있었다. 음악이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서사적인 극의 전개를 매우 훌륭히 이끌고 있었고, <지젤>의 본고장 프랑스의 정통 안무를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이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었다.

이것은 2막에 와서도 마찬가지, 아당의 음악에 맞춰 '로맨틱 뛰뛰'라 불리는 하얀색의 낭만적 느낌을 주는 드레스를 입은 20여명의 요정들은 마치 몸이 하나인 듯, 정확하게 동작을 일치시켜 나갔다. 특히 지젤(김주원)과 알브레히트(김현웅)이 함께 추는 2인무에서는 드디어 비올라가 약간은 애잔하면서도 때론 감미롭기도 한 선율을 살짝이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 이 조차도 선율 그 자신이 돋보이기 보다는 온전히 2인무를 추는 주역 무용수들의 밑바탕을 받쳐주는 역할 이상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프랑스 낭만발레 <지젤>은 차이코프스키의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와 비교하자면 로맨틱 발레임에도 불구하고 서정보다는 서사 묘사가 월등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아돌프 아당의 음악은 자신의 존재감보다는 무용수들이 군무와 판토마임 등으로 서사를 표현하는 데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충실히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본질에 최선을 다한 아당의 음악을 바탕으로 하여, 지금껏 러시아인 안무가(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를 중심으로 국내에 소개해왔던 국립발레단이 지젤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안무가(파트리스 바르)의 재안무를 들여와 멋지게 소화해 낸, 그러니까 음악, 안무, 댄스 이 삼박자가 제대로 들어맞았기에 이번 공연이 이토록 큰 관객들의 갈채를 받지는 않았을까?

국립발레단은 오는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국가브랜드 공연으로 키우기 위해 제작한 창작 발레 <왕자호동>을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사흘간 상연할 계획이다. 또한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는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발레 <코펠리아 Coppelia>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왕자호동>의 음악과 군무가 얼마나 업그레이드 되었을지가 관건일 것 같다.

특히, 전막해설발레 <코펠리아>는 어린이를 비롯, 가족 관객들 누구에게나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원작도 훌륭하고 무대배경도 아기자기하고 이쁜데다가 제임스 전의 안무도 좋아서 가족의 달 5월을 맞아 꼭 보라고 권할 수 있는 공연이다. "발레는 정말 몰라요!"라고 하는 어린이 관객들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듯!

국립발레단이 초연한 프랑스 낭만발레 <지젤>의 주요장면들











 

ⓒ 문성식


태그:#국립발레단 발레 지젤, #안무 파트리스 바르, #음악 아돌프 아당, #예술감독 최태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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