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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밍둥춘(明東村)에 있는 윤동주 생가
 중국 밍둥춘(明東村)에 있는 윤동주 생가
ⓒ 김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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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민족시인 윤동주는 1917년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 밍둥춘(明東村)에서 태어나 1945년 2월 16일, 그토록 꿈에 그리던 조국 해방을 6개월 앞두고 안타깝게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28세 꽃다운 나이에 서거했다.

지난해 5월, 윤동주 생가와 그가 수학했던 은진(恩眞)중학교(지금은 대성중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어서 둘러보다가 문득 중국이 윤동주를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랴오닝(遼寧)성 박물관에서 부여와 고구려가 모두 중국역사로 기술되어 있는 것을 보고 또 조선족예술단이 공연하는 부채춤이며 사물놀이를 본 외국인들이 그것을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전통예술로 여기게 될 수도 있을 것을 생각하니 더 더욱 문화대국 중국에 비교되는 우리 민족 문화의 독자적인 정체성이 위태롭게 여겨졌다.

옌볜민속박물관을 둘러보며 조선족은 청말 기근을 피해, 일제 강점기 강제로, 혹은 독립운동을 위해 이주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에서는 조선족을 재외동포로 거의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재외동포법에 따르면 외국국적 동포의 정의를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로서 부모의 일방 또는 조부모의 일방이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대한민국정부 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한 동포를 포함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다는 것을 1922년부터 실시된 호적제도로 증명해야 하므로 그 이전에 중국으로 이주한 사람은 한민족이라고 해도 재외동포로 인정받기가 어렵고 더구나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50만 달러 이상 투자한 한국기업에서 1년 이상 일해야 하므로 중국 조선족의 합법적인 한국 입국은 바늘구멍과도 같은 실정이다.

이는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150만 조선족의 과도한 국내 쇄도를 억제하고 또 혈통과 국가를 연계시키려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소수민족의 도미노 일탈을 막기 위한 중국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국제외교상 불가피한 법 규정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 한민족의 정의를 너무 편협하고 배타적으로 규정하여 자칫 자가당착의 모순된 논리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에서 발간되는 자료 중에는 윤동주 시인을 '중국에서 출생한 조선 이민 2세대 시인(尹东柱是在中国出生的朝鲜移民第二代诗人)'으로 묘사하고 아예 조선족 작가로 소개하는 책자도 있을 정도다.

시인 윤동주가 전 생애의 절반인 14년을 중국 밍둥춘과 롱징에서 나서 자라며 시적 감수성을 배양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윤동주가 태어난 밍둥춘은 독립운동을 위해 북간도로 이주한 한인 이주사의 정신을 담고 있는 상징적인 곳이다.

윤동주의 증조부인 윤재옥은 함경북도 종서군 동풍면 상장포에 살다가 1886년 북간도 자동으로 이주하였으며 할아버지 윤하현은 밍둥춘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으며 아버지 윤영석은 1910년 독립지사인 김약연의 누이동생 김용과 결혼하여 1917년 12월 30일 밍동춘에서 윤동주를 낳게 된다.

윤동주는 민족시인으로 추앙하고 건국훈장, 국민훈장으로 그 공훈을 높이면서도 윤동주와 같이 어쩔 수 없이 만주 지방으로 이주했던 우리의 동포와 그 후손들에 대해서는 조선족이란 이름으로 푸대접을 하고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못 산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이중성과 모순이 우리의 정서 속에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법률에서조차 이런 차별과 모순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국권회복과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한 민족 저항시인 윤동주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만큼이나 윤동주처럼 비록 조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늘 조국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많은 재외동포에 대해 따뜻하고 포용력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중국과의 외교관계 속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어쩔 수 없이 조국 산하를 떠나 중국에 거주하게 된 조선족에 대해 좀 더 포괄적인 재외동포 지위 부여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그들을 무시하고 폄하하는 태도는 하루 빨리 고쳐야 한다.


태그:#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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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