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현직교사 134명에 대해 파면 및 해임하기로 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양성윤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전교조 조합원들이 전교조 지키기를 위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현직교사 134명에 대해 파면 및 해임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해 5월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양성윤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전교조 조합원들이 전교조 지키기를 위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와 23부(재판장 김우진, 홍승면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정당 가입과 정치후원금 혐의'로 기소된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 등 교사와 공무원 등 267명 전원에게, 정당가입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또는 면소 처분을 내렸고, 정치자금 후원에 대해서는 무죄 또는 선고유예, 그리고 30~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 검찰이 '항소'할 것임을 밝힌 가운데, 이제 관심사는 징계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기소된 교사들 전원에 대해 파면·해임할 것을 해당 교육청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현재 부산과 경남, 대구, 경북, 인천교육청 등에서는 해당 교사들에 대해 해임 또는 정직 등의 중징계를 내린 상태다.

법원의 판결이 난 이상, 판결 이후로 징계를 미뤘던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 등 7개 시도교육청에서도 징계위원회가 소집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30~50만 원을 선고 받은 교사들에 대한 중징계는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렇듯 서울교육청 등 각 시도교육청의 징계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왜 '중징계는 부당하다'는 비판이 나오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사례①-나근형 교육감] 80만원 선고 받고도 교육감직 유지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국가공무원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교원, 공무원들의 징계 양정을 종합해보면 벌금 30만원으로 해임을 당한 사례는 찾을 수가 없다. 한나라당 관련 사안은 이보다 훨씬 심한데 그냥 넘어가거나 견책만 받았는데.....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국가공무원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교원, 공무원들의 징계 양정을 종합해보면 벌금 30만원으로 해임을 당한 사례는 찾을 수가 없다. 한나라당 관련 사안은 이보다 훨씬 심한데 그냥 넘어가거나 견책만 받았는데.....
ⓒ 김행수

관련사진보기


나근형 인천교육감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선거운동기간 전에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8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나 교육감은 3000여 표 차이로 당선돼 취임한 후에도 '딸의 특채 의혹' 등 각종 의혹으로 고발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징계 없이 교육감 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나 교육감은 애초 '법원 판결 이후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던 입장을 번복하고 지난해 12월 해임 1명, 정직 6명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우습게도 해임을 당한 박아무개 교사는 이번 법원 판결에서 벌금 3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벌금 80만 원을 받은 교육감이 자신은 아무 징계도 받지 않으면서 벌금 30만 원 받은 교사를 교단에서 쫓아내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징계를 누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례②-M여중 교장] 불법선거운동으로 기소돼, '견책' 징계

서울 M여중 최아무개 교장은 지난 2009년 교장실에 학년별 학부모회장 등을 모아 놓고 공정택 당시 서울교육감을 지지해달라는 등의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결국 법원에서 벌금 80만 원의 유죄선고를 받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기소된 시점뿐 아니라,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이후에도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견책'이라는 최하의 징계를 받는데 그쳤다(관련 기사 : "공정택 선거운동 교장은 유죄 확정 후 '견책'")

교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학부모를 소집한 뒤 금지된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에서 단순 정치자금 후원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죄가 무겁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교장은 벌금 80만 원을 받고도 최하의 견책을 받았는데, 단순 후원으로 벌금 30만 원을 받은 평교사는 교직에서 쫓겨나야 한단 말인가.

[사례③-당원모집 공무원] 한나라당 당원 2277명 모집한 공무원들

 선거를 앞두고 구청장의 당선을 위하여 서로 공모하여 한나라당 당원을 모집한 부평구청 공무원들은 벌금 250만원 등 유죄선고를 받고도 견책을 받거나 아예 징계를 받지 않고 계속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선거를 앞두고 구청장의 당선을 위하여 서로 공모하여 한나라당 당원을 모집한 부평구청 공무원들은 벌금 250만원 등 유죄선고를 받고도 견책을 받거나 아예 징계를 받지 않고 계속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 김행수

관련사진보기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 정치활동이 금지된 구청 소속 공무원 7명이 한나라당 소속 박아무개 구청장의 당선을 위해 무려 2277명의 한나라당 당원을 모집한 사건이 있었다.

결국 한나라당 당원을 모집하다 발각된 이들 중 주동자급 2명은 공무원법 위반으로 벌금 250만 원의 유죄를 선고 받았고, 나머지 3명도 약식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관련 기사 : "한나라당 당원모집은 '견책', 민노당 후원은 '해임'").

법원은 판결문에서 "공무원이 (선거에서) 그 소속 구청장의 재선을 위해 당원 모집을 함으로써 정치운동을 한 것으로 이는 관건선거의 폐해를 야기할 수 있는 중대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며 "결코 가벼이 처벌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당시 법원으로부터 벌금 250만 원을 선고받은 이들 2명은 '견책'이라는 최하 징계를 받았고, 나머지는 아예 징계를 받지도 않았다. 그들은 그 일이 있을 후에도 계속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사례④-조전혁 의원] 교수출신 조 의원도 아무런 징계 안 받아

세간에 '전교조 저격수'로 널리 알려진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지금도 "민노총 가입 전교조 교사의 파면·해임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2010-05-24)"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글에는 이번에 무죄·면소 또는 벌금 30~50만 원을 선고받은 교사들의 파면·해임이 당연하다며 '원칙대로 징계를 강행하겠다'는 교과부의 조치를 반기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립대학인 인천대 교수 출신인 조전혁 의원은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자신과 가족들의 주소를 위장전입해 공직선거법 위반 50만 원, 주민등록법 위반 20만 원 등 총 벌금 70만 원의 유죄선고를 받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유죄가 확정된 이후에도 조 의원은 국회에서는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공직선거법 등 위반으로 벌금 70만 원을 받은 조전혁 의원이자 조전혁 교수는, 자신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으면서 그보다 훨씬 적은 30~50만 원의 벌금 또는 무죄·면소 판결을 받은 교사들을 파면·해임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이다.

[사례⑤-한나라당 후원 교장] 정치자금 500만 원은 괜찮다?

지난해 2월 당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을 신청한 현직 교원들과 한나라 의원들에게 수백 만 원씩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교장과 교원들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담당 검사 정아무개)은 같은해 10월, 한나라당 의원들이 교사들로부터 수십에서 수천만 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을 확인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또 돈을 준 현직 교장들도 거의 무혐의 처분했다.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은 500만 원씩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이 확인된 교장들과 교원들에 대해서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다(자세한 내용은 2010.11.02 "한나라당에 돈 준 교사들만 다 봐 줬네요" 기사 참조).

거대 정당인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하고 한번에 500만 원씩 정치자금을 제공한 교장들에겐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으면서, 약소 정당에 월 5천~1만 원씩 총 2만 원~30만 원 정도를 후원한 평교사들은 왜 해임하려고 하는지 교과부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사례⑥-선거법 위반] 돈봉투 제공 교원들도 기껏 '견책'

 정치활동 관련하여 벌금형 등 유죄선고를 받은 교원들의 징계에 관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자료를 종합해 보면, 벌금 30만원을 받고 해임된 사례를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교육감 선거에서 돈봉투를 돌리다 적발되어 구속되어 징역 10월(선고유예)를 받은 교사도 견책만 받았다.
 정치활동 관련하여 벌금형 등 유죄선고를 받은 교원들의 징계에 관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자료를 종합해 보면, 벌금 30만원을 받고 해임된 사례를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교육감 선거에서 돈봉투를 돌리다 적발되어 구속되어 징역 10월(선고유예)를 받은 교사도 견책만 받았다.
ⓒ 김행수

관련사진보기


비슷한 사례는 훨씬 더 많았다. 교원소청심사위의 소청 심사 자료 등을 분석해 본 결과, 교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의 선고를 받으면 당연퇴직되는 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활동 금지) 관련 사건에서 100만 원 미만의 벌금을 선고받은 이가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받은 사례는 한 건도 찾을 수 없었다.

대표적으로 2004년 교육감 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수십 만 원씩의 돈봉투를 제공하는 등 불법 사전선거운동으로 구속기소되어 징역형(선고유예) 또는 벌금 80만 원의 유죄선고를 받은 교원들은 기껏 견책, 감봉1월, 그리고 불문 처분을 받았다.

또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하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법원에서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은 교사들은 견책, 불문 경고를 받거나 아예 징계를 받지도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중징계, 정당성 없다

앞서 밝혔듯, 법원은 '당원 가입 여부'에 대해 무죄 또는 면소 판결을 내렸지만, 관련 부서인 행정안전부와 교과부는 여정히 '중징계'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여러 사례들을 봤을 때, 이번에 법원으로부터 30~5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교사와 공무원들을 중징계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멀리 성추행 교사나 공금횡령 교장들이 교직을 유지해온 사례를 들 것도 없다. 앞서 나온 정치활동 관련된 것들 중에도 벌금 30~50만 원보다 많은 벌금형을 선고받고 교직을 유지한 사례가 무수히 많다.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파면·해임이 정당성을 상실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징계위원회를 법원 판결 이후로 연기한 경기, 서울, 제주 등 시도교육청에서 곧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여 징계 양형을 결정할 예정이다. 법원 판결로 이미 중징계의 근거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들 교육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한나라당에 수백만원씩 정치자금을 갖다주고, 수억의 모금을 결의하고, 정당 공천을 신청한 교장 등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고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한나라당에 수백만원씩 정치자금을 갖다주고, 수억의 모금을 결의하고, 정당 공천을 신청한 교장 등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고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 김행수

관련사진보기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