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죄없는 돼지의 마지막 길 6일 오전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에서 방역당국이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살처분을 위한 약물 공급이 지난해 말 끊겨 돼지를 생매장하는 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 죄없는 돼지의 마지막 길 6일 오전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에서 방역당국이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살처분을 위한 약물 공급이 지난해 말 끊겨 돼지를 생매장하는 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로 나라가 시끄럽다. 건강하게 태어나 어미젖을 빨고 무럭무럭 자라야 할 새끼가 언 땅속으로 어미와 함께 산 채 묻히고 있다. 어미 소는 울고, 송아지는 영문을 모른 채 큰 눈을 깜빡거리며 묻힌다. 그렇게 죽었고 죽어가야 할 돼지·소가 300만 마리를 코앞에 두고 있고, 닭·오리는 500만 마리를 넘었다.

언뜻 계량이 안 된다. 800만? 인간이 사는 나라에 비유하면 스위스 인구가 절멸했고, 오스트리아 인구 중에 30여만 명만이 살아남은 셈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하며 4대강 갈아엎고 대기업 제품 수출에 노심초사하는 이명박 정권에게 구제역 초기대응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치자. 아! 지금 현 사태가 진정되고 앞으로 이런 정책 실패를 다시 겪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축산업을 대기업의 주력 상품으로 격상시켜, 비즈니스 프렌들리 영역에 포함하면 된다. 

그건 그때 가서 하는 걸로 하고, 나는 오늘 죄 없이 생매장 당하는 소·돼지·닭·오리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소 뜬금없는 주제겠지만 개 이야기를 해보자. 이 이야기 또한 살처분 생매장에 버금가는, 공포에 가까운 내용이다.

소·돼지보다 비참한 개 사육장, 알고 있나?

참고로, 나는 재작년까지 경남 산청에 살았다. 집 가까운 산에 개 농장이 있었다. 그리고 시골 읍내장터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사람과 알고 지냈다. 그때 그 사람에게 개 농장 운영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들었다.

그 전에 잠깐 닭 이야기 좀 하자. 옛날 옛적 장모님이 평생 손님인 사위에게 잡아 주던 씨암탉은 요즘 세상에는 거의 없다. 우리가 먹는 튀김이나 백숙용 닭은 대부분 육질은 부드럽게, 양은 적당하게, 하지만 사료 투입기간은 짧게 유전자 변형을 마친 닭이다. 수명이 30년인 닭이 종계장에서 태어나 육계장으로 옮겨진 후 좁은 철장 안에서 키워져 밥상에 오르기까지 길어야 50일을 넘지 않는다. 

소·돼지 역시 사람에게 가장 먹기 좋은 상태로 생을 출발하고 마감한다. 축산 현실이 대개 이렇다. 오직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가 쉽게 번져 가는 이유에는 자본의 논리에 충실한 밀식사육과 살아 있는 동물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가혹한 사육환경이 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제 개 사육 환경을 보자. 여기서 말하는 개는 지금 집에서 당신과 평생을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는 억세게 운 좋은 개가 아니다. 제때 예방접종을 하고, 좋은 사료와 깨끗한 물을 먹으며 당신의 따스한 손길에 잠이 드는, 가난한 집 아이들보다 더 풍성한 은혜를 입고 사는 그런 개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개는 철장 안에서 태어나, 인간이 먹다 버린 부패한 음식물 쓰레기나 유통기한이 지난 곰팡이 핀 사료를 먹고, 철장 안에서 배설하고 자며, 종일 철장 속을 왔다 갔다 하면서 몸부림치는 개다.

또 부드러운 육질을 위해 동료가 몽둥이로 두들겨 맞아 죽어가는 모습을 철장 안에서 지켜보는 개. 이어 그 자신이 값나가는 정도로 몸에 살이 오르면 다시 끌려 나가 목이 졸리고, 몽둥이로 맞아 생을 마감한 뒤 머리는 잘리고, 배는 갈리고, 살은 발라져 끓는 물에 익혀진 후 건강을 끔찍하게 챙기는 어떤 사람의 보양식으로 사라지는 그런 개를 말한다.

끔찍한가? 만약 당신이 개를 먹는 사람이라면 몇 가지 사실을 더 알아야 한다.

당신이 먹는 개는 과거 집에서 풀어놓고, 당신이 먹고 남은 밥을 먹으며 아이들의 귀갓길 동무로, 때로는 눈 오는 날 아이들과 뛰어놀다, 한여름 어른들이 아이들 몰래 한두 마리씩 추렴해서 잡아먹던 그런 개가 아닐 것이다. 

당신이 먹는 개는 어쩌면 병들어 죽은 개, 혹은 살을 찌우기 위해 다른 죽은 개의 내장을 먹은 개일 수도 있다. 또는 대부분 철장 안에서 키워져 제대로 된 질병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온갖 병과 스트레스에 절어 근근이 목숨만 연명하다가 고통스럽게 죽은 개일 수도 있다.

 식용으로 키워지는 개들은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린 뜬장에서 키워진다. 어린 강아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불편하게 앉아 있다. 결국은 발바닥이 다 갈라진다. 먹이는 주로 인근 식당에서 구해온 음식 쓰레기에 폐닭과 동료들의 사체도 주어지고, 병이 돌아 몰살하기 쉽기 때문에 항생제를 ‘잘’ 섞는 게 관건이라고 한다.
 식용으로 키워지는 개들은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린 뜬장에서 키워진다. 어린 강아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불편하게 앉아 있다. 결국은 발바닥이 다 갈라진다. 먹이는 주로 인근 식당에서 구해온 음식 쓰레기에 폐닭과 동료들의 사체도 주어지고, 병이 돌아 몰살하기 쉽기 때문에 항생제를 ‘잘’ 섞는 게 관건이라고 한다.
ⓒ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 옐로우독

관련사진보기


다른 개 내장을 먹는 개에 관한 이야기는 2010년 2월 7일 <TV 동물농장>에서 방영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사실 나는 방송 이전부터 그런 사실을 건강원 사장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아무튼 야만적인 개 사육 현실, 그리고 도축법·가축법에서조차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아 법적으로는 무정부 상태인 우리나라 개 사육장의 현실을 당신은 알아야 한다.

개에게는 배려(?)있는 도축이 없다

국제적인 비난 때문에 법제화를 못할 뿐이지 이미 식용 개는 좁은 땅이나 철장 안에서 야만적으로 길러지는 '음성적인 가축'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소 돼지보다 못한 동물이 된 지 오래다. 

사육장에서 키워지는 식용 개에게는 법률이 정하는 배려(?)있는 도축이란 게 없다. 그들에게는 돈이 드는 안락사가 없다. 우리나라 도축법에 따르면 소·돼지·닭·오리 등은 도축장에서만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도축장에서는 사육장의 개를 받아주지 않는다. 도축장은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최소수량의 가축이 있어야 기계를 돌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신탕집에 납품하는 개를 잡기 위해 개 사육장 주인이 수십 수백 마리의 개를 차에 싣고 가서 법적인 절차에 따라 도축을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개 주인에게는 원가가 높아지고, 도축업자에게는 도축단가도 나오지 않는다. 축산공무원도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실상 보신용 개 대부분은 개 사육장의 귀퉁이 아니면 다른 개가 지켜보는 앞에서 '위생'이라는 말을 언급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도살되고 있다. 

2010년 개를 축산에 포함하는 '쾌거'가 있었는데, 겨우 분뇨처리시설 의무화 정도였다. 그러니까 개 사육장에 분뇨처리시설이 있으면 합법이다. 그 외에 개 사료에 대한 위해성, 도축의 적법성, 비위생적 유통과정에 대한 감시 및 통제 등은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런 맹점 속에서 일부 개 사육장과 보신탕집은 무법으로 개를 도살한 후 내장 등 부산물을 다시 개에게 먹이기도 한다. 물론 위생적인 사육장과 식당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아니 허해진 몸에 원기를 불어넣기 위해 혹은 양질의 단백질을 보강하기 위해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입안에 씹히는 고기가 어떤 환경 속에서 살았고, 어떤 질병을 앓았으며, 어떻게 죽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식당에 왔는지 알아야 할 법적인 권리를 갖지 못했다. 

 개 사육장 철장 안에 갇힌 개. 눈이 다쳤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개 사육장 철장 안에 갇힌 개. 눈이 다쳤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 동물자유연대

관련사진보기


 개 사육장 모습. 개들은 좁은 철장 안에서 생활한다.
 개 사육장 모습. 개들은 좁은 철장 안에서 생활한다.
ⓒ 동물자유연대

관련사진보기


개 사육장과 식당, 이제 법으로 관리해야

돼지·소·오리·닭이 살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생매장 당하고 있는 지금. 전국의 인적이 드문 야산이나 골짜기에서 비참하게 사육당하고 있는 개는 과연 몇 마리나 될까.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어렵다. 지난 2006년 국무조정실이 한국정책학회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25명 중 55.3%가 개고기를 먹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한국의 연간 개고기 소비량을 최대 250만 마리 정도로 추정했다.

나는 어떻게 해도 우리나라 보신탕 문화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개고기의 역사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강한 전통이고 삼복이라는 절기도 없앨 수 없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 금주법 시대에 음성적인 밀주 거래와 성분을 알 수 없는 밀주로 가난한 미국 국민이 많은 희생을 치렀다. 마찬가지로 사람 의식이 변하지 않는 이상 개고기를 금지하는 법률 제정과 집행은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부를 것이다.

나는 개고기 '찬성'이나 '반대'를 주장하기 위해 이 글을 쓴 게 아니다. 다만, 이미 양성화돼 있는 개 사육장과 비위생적인 개고기 식당을 법으로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참한 사육 환경이나 야만적인 도축의 변화는 잠시 차치한다고 치자. 값싼 단백질로 살을 찌우게 하려고 소에게 소의 부산물로 갈아 만든 사료를 먹여 광우병이 탄생했고, 지금은 그런 사료를 세계가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개 사육장에서 개에게 밀도살 한 개의 부산물을 먹인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모골이 송연해졌다.

훗날 보신탕을 먹은 우리가 어떤 새로운 질병의 탄생을 볼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won좋은기사 후원하고 응원글 남겨주세요!응원글 보기arrow

1445,000원 후원중좋은기사 원고료주기

20년 유목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노동하고 글을 쓰며 살아갑니다. 더보기

시민기자 가입하기

© 2017 OhmyNews오탈자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