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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혜-제주
 김승혜-제주
ⓒ 이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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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소재한 갤러리 브레송에서 1월7일 부터 20일까지 낭만적 사진 기행 '제주'란 제목으로 7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사)사진문화포럼의 '사진 + 인문학 아카데미'에서 주최한 동계 워크샵에서 만들어낸 작품들의 전시이다.

제주도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2박3일간의 시간 동안 7명이 바라본 제주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은 바다와 하늘과 오름, 나무, 전통과 변화 등 다양한 제주의 모습을 7인 7색으로 담아내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풍경(landscape)이다. 그러나 단순한 풍경으로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이들이 말하는 풍경은 자연상태가 아닌 인식된 경관으로 요약했다. 기존의 많은 풍경사진은 인간의 흔적이 닿지 않은 자연 자체의 미를 발견하고자 했다면 이들은 인간의 흔적까지 풍경의 대상으로 삼아냈다.

이는 안셀 아담스의 숭엄한 요세미티 풍경사진에서 뉴토포그라픽스 운동 등을 거친 서양의 풍경사진이 인간 흔적까지 풍경의 대상으로 삼는 전통을 갖고 있다면 이번 전시는 이들의 구성요소와 동일한 작업일 수 있겠다.

그럼에도 이번 7인의 전시는 한국의 풍경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이 고민은 '현대 한국 사진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한국의 예술관과, 서양의 풍경 개념을 모두 아우르는 인식의 결과'라는 관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다양한 풍경 사진의 방법론을 모색한듯하다.

사진가 김승혜는 말한다. "사진가에게 참된 여행은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흔적과 과거의 기억들, 혹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는 길이며, 잠깐의 휴식이 제공하는 평화와 정신적 충만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라고 했다.

바로 이번 전시의 주제가 되는 말이다. 우리가 그동안 말하여 왔던 풍경은 자연자체의 미를 찾는 풍경이지만 이번 전시에서의 풍경(landscape)은 삶이 숨쉬고 있는 풍경이라는거다.

그녀의 작품 '나무'는 제주 절물휴양림의 삼나무 숲에서 만들어내 작품이란다. 그 작품안에는 사랑의 충만함과 그리움이 담겨져 있는듯 하다. 그래서 그의 나무는 나무의 속성을 보여주면서 부드럽고 솜털과 같이 다가온다. 그 안에 그가 살아온 사랑이 있고 그리움이 있는 듯 하여 사진에서 발을 멈추고 그리움을 찾게 한다.

이윤기-제주
 이윤기-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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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인 중 특별한 3인이 있다. 70의 노익장이면서도 과거 대기업의 CEO 출신과 소장으로 예편한 예비역장군이 함께 하고 있다. 인생의 오랜 경륜이 묻어있는 3명의 작가는 그들만의 삶의 흔적을 표현해냈다.

삼보컴퓨터 사장과 엘렉스컴퓨터 회장을 지낸 이윤기사진가, 육군소장으로 퇴임한 박기준사진가, 세일ENS 회장과 前 국립합창단 이사장을 지낸 정승일사진가가 그들이다. 이들은  오랜 경륜이 묻어나는 삶의 느낌을 수족관의 물고기와 거기에 투영된 세월, 검은 색의 돌과 풍화된 모래, 세월지나 짙은 담벼락 너머의 하늘 위에서 그들의 삶의 모습을 landscape로 표현했다.

이윤기사진가는 "사진은 우리가 그곳에서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진실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그것이 그들이 살아온 삶의 역사이기도 하다. 어떤 모습으로 다가설지 모르는 다가오는 시간을 이들은 매번 도전하여 살아왔으며 다가오는 진실된 순간들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있는 것이다. 그래서 3명의 사진가는 이번 7인전을 마친 후, 그들만의 3인의 전시회를 새로이 구상하고 있다고 귀뜸해 준다. 대단한 노익장이다.

박기준-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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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기-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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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풍경과 김진의 풍경은 파노라마 홀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 기억의 흔적들을 모아 놓은 듯이 겹겹이 사진들이 중첩되며 완성을 이루고 있다. 오랜 전, 어머님과 같이 갔던 바닷가와 산, 그리고 마을이 사진안에 있다. 그래서 그리움이 솟아난다. 풍경속에 숨겨져 있는 그리움이 있다.

박정화의 풍경은 묘한 색감으로 다가선다. 어릴 적 먼나라 이야기로 듣던 멕시코나 쿠바의 어느 시골풍경인듯 흔하게 접할 수 없는 담벼락의 색으로 내면의 감성을 건드려 놓는다. 그래서 제주의 바람도 돌도 여자도 색깔 하나로 새롭게 느껴지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사진+인문학 아카데미는 6개월의 과정으로 현대사진을 접하는 사진문화포럼의 교육프로그램이다. 사진문화포럼은 김남진(2007~2009년 서울사진페스티벌 총감독)이 대표로 되어 있으며 국내외 전시 및 기획사업과 교육, 역량있는 사진가들을 해외 및 국내에 알리는 사업, 아마추어 사진가 기획전 등을 사업으로하고 있다.

김재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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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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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화-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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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제주, #사진문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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