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구자철

두 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구자철 ⓒ www.kfa.or.kr


많은 이들의 관심속에 시작된 아시안컵. 대한민국은 11일 오전 첫 상대인 바레인을 맞이하여 2-1로 승리를 거두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훌륭한 장면들도 있었고, 아쉬운 장면들도 있었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두 골을 몰아넣은 제주유나이티드의 구자철 선수가 빛나는 활약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제주 유나이티드의 중심으로, 훌륭히 제 몫을 한 아시안게임 캡틴으로, 그리고 스위스 명문클럽 영보이스와의 끊임없는 이적설로, 2010년 최고로 '핫'한 K-리거였던 그는 이번 경기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빛났던 것은 구자철 뿐만이 아니였다. 셀틱에서 '기차듀오'로 차두리 선수와 함께 맹활약중인 'Key' 기성용의 활약도 고무적이었다. 기성용은 FC서울에서 셀틱으로 팀을 옮긴직 후,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불안하고 어려운 시기를 겪는 듯 했지만 보란듯이 역경을 이겨내며 스코틀랜드 명문클럽 셀틱의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다. 게다가 분데스리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베테랑' 차두리 선수가 셀틱에 가세하면서 기성용은 더욱 훨훨 날고 있다. 클럽에서도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다보니 바레인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해주었다. 기성용은 구자철 선수의 첫 골장면에서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박지성

현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박지성 ⓒ www.kfa.or.kr


캡틴 기? 캡틴 구? 10년 뒤 한국축구의 캡틴은 누구일까

경기가 대한민국 선수들이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흘러가게 되면서 바레인 선수들은 다소 거친 파울들을 시도했다. 박지성 선수의 허리를 짚고 뛰어오르기도 했고, 이정수 선수에게 위험천만한 태클을 가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다소 격해지자 선수들 사이에서는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때 재미있는 장면들을 포착할 수 있었다. 바레인전에서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구자철 선수와 기성용 선수의 모습이 대비적이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캡틴 역할을 맡았던 구자철 선수는 중간에서 차분하게 다툼을 중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기성용 선수는 우리 선수들에게 위험한 태클을 가한 선수들에게 소리를 치며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장면에서 문득 든 생각이 하나 있다.

'10년 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은 누구일까?'

현재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활약중인 박지성 선수이다. '캡틴 박'의 조용하고 다정다감한 리더십은 대한민국 축구의 첫 원정 16강을 일구어냈다. 박지성 선수의 은퇴관련 발언과 맞물려 한국축구의 세대교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10년 뒤 축구대표팀 캡틴은 누구일까 상상해보는 것도 참 흥미로운 일일 듯 하다.

꽤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되고있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10년 뒤 캡틴은 누구일까? 순해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한 성격' 하는 카리스마 캡틴 '캡틴 기' 기성용이냐, 차분하고 조용하지만 듬직한 모습의 '캡틴 구' 구자철이냐.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가 혜성처럼 등장할 것인가.

대표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구자철-기성용 선수가 10년 뒤에도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도 있다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뭐 물론, 이 두 선수가 훨씬 더 기량이 발전할 수도 있고 이들을 압도할 만한 또 다른 신성이 등장해서 세계축구를 깜짝 놀라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좋은 분위기에서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축구대표팀

좋은 분위기에서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축구대표팀 ⓒ www.kfa.or.kr


또 하나 재미있었던 장면은, 선발 출장한 차두리 선수와 교체 투입되었던 함부르크의 신성 손흥민 선수가 경기 내내 함박웃음을 짓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것이다. 그만큼 선수단 분위기가 즐겁고 편안하다는 것이라 비춰진다.

'왕의 귀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51년만에 아시안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까? 중동의 모래바람과 침대축구를 이겨내고 차분히 경기에 임한다면 못할 것도 없어보인다.

덧붙이는 글 개인블로그 http://sejin90.tistory.com/740에도 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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