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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해 4월 출시한 '아이패드'. 한국의 방송통신기기 개인인증제도를 허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애플이 지난해 4월 출시한 '아이패드'. 한국의 방송통신기기 개인인증제도를 허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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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넥서스원, 아이패드 3G(WCDMA) 국내 1호 개통자인 강훈구 지니 대표는 지난해 외국에서 단말기를 들여올 때마다 개인 인증을 받느라 30만 원 넘는 비용을 들이고도 1주일 정도 기다려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강 대표처럼 스마트폰, 태블릿 등 외국산 단말기를 개인적으로 들여와 전파연구소에서 인증을 받은 건수는 2009년 9월 이후 현재까지 2100여 건에 이른다. 인증 비용도 총 8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에서 인증 받지 않은 방송통신기기라도 개인당 1대에 한 해 별도 인증 절차 없이 들여올 수 있다.

방통위, 개인인증 절차 없이 반입신고서만 제출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11일 방송통신기기 개인 인증 제도를 사실상 폐지한다고 밝혔다.

최우혁 방통위 전파기획관 전파기반팀장은 "국민들의 신기술 기기 사용 요구 충족과 국민 불편 최소화,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해 방송통신기기 인증 제도를 개선해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난해 4월 26일 아이패드를 들고 '전자출판 육성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미 애플사가 4월초부터 공식 시판중인 아이패드는 당시 정부에서 전파법 등을 들면서 통관을 금지해 놓은 품목이어서 논란이 됐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난해 4월 26일 아이패드를 들고 '전자출판 육성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미 애플사가 4월초부터 공식 시판중인 아이패드는 당시 정부에서 전파법 등을 들면서 통관을 금지해 놓은 품목이어서 논란이 됐다.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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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지난해 4월 국내에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아이패드 국내 반입이 전파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불거지자 와이파이 버전에 한해 개인당 1대씩 반입을 허용했다.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식 브리핑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만 이통사에서 따로 개통 과정을 거쳐야 하는 아이패드 3G 버전이나 스마트폰은 반드시 개인 인증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처럼 국내 인증을 받지 않은 3G 단말기라도 개인당 1대에 한해 제품 종류, 인적사항, 연락처 등을 적은 반입신고서만 전파연구소에서 제출하면 이통사에 3G 개통을 요구할 수 있다.

또 국내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도 해외 판매용 제품을 구입한 경우에는 국내 반입할 때 개인인증을 거쳐야 했으나 이 역시 1대까지 허용된다. 또한 현재 5대까지만 허용된 시험-연구용 면제 수량도 더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시험-연구 목적이 아니면서 같은 제품을 2대 이상 들여올 경우엔 '판매 목적'으로 간주되며 전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당장 얼리어답터들은 개인인증 폐지를 반겼다. 강훈구 대표는 "소비자들은 국내산, 외국산을 떠나 좋은 단말기를 먼저 써보길 원하고 개발자들도 시차 없이 단말기를 들여와야 빠른 개발이나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인증 제도 폐지로 국내 제조업체들도 경쟁력 있는 단말기를 만들어 외국과 무한 경쟁에 대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기업 인증시 중복 시험 항목 면제... "120억 원 절감"

하지만 가장 실질적 혜택은 국내외 단말기 제조업체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방통위는 기업들이 제품 인증을 받을 때도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이미 이전 시험에서 검증된 무선모듈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엔 중복 시험 항목을 면제해 인증 비용과 인증 기간을 줄이기로 했다.

방통위는 이를 통해 기기에 따라 인증 기간이 30일까지 줄고 인증 비용도 약 12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100억 원은 중복 시험 면제에 따라 기업에 돌아가는 혜택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전파법 시행령이 적용되는 오는 24일 이전까지 이런 내용을 담은 고시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최우혁 팀장은 "개인적으로 반입한 제품이 전파 간섭이나 혼신 등 문제를 일으키면 당사자 책임"이라면서 "외국산 단말기를 국내에서 사용할 경우 AS(사후 서비스) 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글로벌 AS가 되는 제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태그:#개인인증, #아이패드, #아이폰, #스마트폰, #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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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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