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최하위팀 도로공사의 기세가 무섭다. 벌써 개막 후 3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도로공사 선수들 도로공사는 끈질긴 조직력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 도로공사 선수들 도로공사는 끈질긴 조직력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 도로공사 하이패스 제니스 배구단


올 시즌 여자부 V-리그 판도를 두고 전문가들은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양강체제로 내다봤다. 196cm의 캐나다 출신 사라파반(24)을 영입한 것을 제외하곤 특별한 보강이 없었던 도로공사를 전문가들은 3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권 획득도 어렵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도로공사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흥국생명과의 첫 경기를 3-0으로 완승한데 이어 지난 시즌 우승팀인 인삼공사마저 격파했다. 16일에는 강력한 우승후보 현대건설마저 제압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어창선 감독의 긍정의 리더십

올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우승경력까지 있는 어창선 감독(42)을 선임했다.

어 감독이 부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선수들이 갖고 있는 패배 의식을 깨는 것이었다. 미디어데이에서 어 감독은 "선수들이 항상 패배 의식을 갖고 있었다. 한 번 리드를 빼앗기면 곧바로 경기를 포기할 정도"로 선수들의 정신적인 측면을 많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어 감독의 체질 개선을 받아들인 도로공사는 올 8월 수원에서 열린 '2010 수원 IBK기업은행컵대회'에서 확실히 달라졌다.

비록 결승에서 김연경이 맹활약한 흥국생명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지난 시즌 단 4승(24패)만을 올리고 최하위에 쳐져있던 팀이 아니었다. 조별리그 현대건설과 GS칼텍스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기는 등 승리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공격수로 뛰던 하준임(21)을 센터로 돌린 것도 어창선 감독의 긍정의 리더십을 엳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준임은 188cm의 장신을 이용해 현재 V-리그 여자부 블로킹 1위(세트당 0.8개), 속공 1위(성공률 62.5%)로 김세영(인삼공사)과 정세영(GS칼텍스)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리그 최고의 센터로 거듭났다.

상대의 서브 리시브를 깨부수는 강한 서브

V-리그 개막 이후 도로공사의 돌풍의 힘은 강한 서브다. 현대배구에서 서브와 서브리시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크다.

도로공사는 3경기(10세트) 동안 241개의 서브 시도 중 26개의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세트당 2.6개로 팀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세트당 0.94개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3배 정도가 증가한 것이다.

도로공사의 강한 서브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특급 용병' 사라파반과 이보람(22)이다. 사라와 이보람은 각각 세트당 0.71개와 0.7개의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나란히 서브 랭킹 1, 2위에 올라있다.

어창선 감독은 "우리 팀에는 스타선수가 없다. 따라서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강한 서브가 필요하다"며 서브를 중점적으로 훈련했음을 내비쳤다.

서브 범실을 우려하던 선수들도 강한 서브가 상대편 코트에 꽂히자 오히려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서브에이스를 범실로 나눈 수치만 봐도 도로공사는 4팀을 압도하는 수치다.

아직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도로공사의 1위 돌풍에 대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긴 어렵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좋은 모습들이 상대팀들의 부진이 아닌 자신들의 성장에 있다는 점은 올 시즌 도로공사의 선전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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