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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핸드폰 발화 사고'를 놓고 삼성전자와 '명예훼손 맞고소'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진영씨가 경찰로부터 자택 압수수색을 당했다.

종로경찰서 사이버팀(팀장 문영구)은 일요일인 5일 오후 4시께 이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그의 다이어리와 메모노트, MP3, 개인서류, 오븐 장갑 등을 압수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이씨가 휴대폰 폭발이 아닌데도 '폭발'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씨를 수원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이후 이씨도 "삼성이 나를 블랙 컨슈머, 환불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이건희 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이후 사건은 종로경찰서로 넘어왔고, 종로경찰서 사이버팀은 지난 10월부터 이씨를 세 차례 조사했다. 경찰은 삼성전자에서 제기한 명예훼손 혐의에다 '업무방해 혐의'를 추가했다. 

"명예훼손사건으로 압수수색한 경우 봤나?"

이씨는 "5일 낮 12시께 경찰로부터 월요일 출석하라는 전화를 받고 화요일(7일)에 나가는 것으로 출석일을 조정했다"며 "그런데 오후 4시께 '압수수색영장을 들고 왔다'는 전화가 와서 집으로 뛰어갔다"고 전했다.

이씨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나왔는데 경찰이 '중요한 자료'라고 하면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했다"며 "오븐 장갑을 압수해간 것은 내가 삼성 핸드폰을 전자레인지에 넣어서 고의로 발화시켰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삼성에서 명예훼손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인터넷 글들을 내가 작성했다고 다 인정한 상태"라며 "명예훼손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라고 경찰 수사에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명예훼손사건으로 자택까지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과잉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변호사는 "명예훼손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압수수색 자체를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씨의 경우 인터넷에 올린 글 등 명예훼손의 증거라고 할 만한 것들이 이미 확보돼 있는데도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압수목록 중 혐의와 관련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수사권 남용이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현직 검사는 "작은 명예훼손 사건은 압수수색할 필요가 없지만 삼성 핸드폰 발화 사건처럼 삼성 쪽의 피해 정도가 큰 사건은 자료 확보를 위해서 압수수색이 가능하다"며 "다만 구속수사보다는 불구속수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씨 자택 압수수색을 맡았던 문영구 종로경찰서 사이버팀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씨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하지만 압수수색과 관련된 수사상황을 언론에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그:#삼성 핸드폰 발화사고, #이진영,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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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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