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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서 했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관련 연설 동영상 화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서 했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관련 연설 동영상 화면.
ⓒ 'nozzang'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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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 응징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군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서 했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관련 연설 동영상(☞ 바로가기)이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당초 2012년 4월 17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점을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뒤에도 화제가 됐던 이 동영상에는 작고한 노무현 대통령이 왜 그토록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주장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오롯이 담겨 있다.

2006년 당시에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같은 유행어를 만들며 인기를 끌었던 이 동영상에서 노 대통령은 "작전통제권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놓고 나 국방장관이요, 참모총장이요,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단 말이냐"며 "이렇게 수치스러운 일들을 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직무유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군이 작전통제권이 있을 때 북한과 우리가 대화하는 관계, 중국과 우리가 외교상 대화할 때 그래도 한국이 말발이 좀 있지 않겠냐"며 "작전통제권도 없는 사람이 민간 시설에 폭격을 할 건지 말 건지 그것도 맘대로 결정을 못 하고, 어느 시설에 폭격을 할 건지 그것도 자기 맘대로 결정을 못하는 사람이 그 판에 가서 무슨 할 말이 있겠냐"고 개탄했다.

이어 "국민들이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국방이 되는 것이지 미국에게 매달려서 바짓가랑이 잡고 엉덩이 뒤에 숨어서 형님, 형님, 형님 빽만 믿겠다, 이게 자주 국가 국민들의 안보의식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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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2006년 당시 노 대통령 곁에서 통일정책을 보좌했던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참여정부 출범 때부터 노 대통령이 충분히 연구하고 준비했던 것"이라며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게 아니라 우리 군과 정부가 오랜 시간 따져보고 판단해서 전작권 환수 일정을 2012년 4월 17일로 정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또 "당시 노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계획을 세운 것은 87년 대선 때 노태우 대통령이 주장했던 '용산기지 이전'과 '작전통제권 환수'를 차분히 지켜가는 역사적 과정이었다"며 "군 통수권자로서 군의 판단을 존중해 국방비를 9% 가까이 증액해가면서 군사자산(항공, 유도미사일, 해군, 정보 등)을 늘렸고, 우리 군의 자위적 국방력을 확대해 2012년 4월이면 가능하겠다는 군의 판단에 따라 작통권 환수 시점을 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2012년 북한의 강성대국 완성 등 동북아 각국의 정치적 일정을 이유로 1년여를 더 연기했는데 동아시아에서 그 정도의 정치정세 변화도 없느냐"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이 전 장관은 "1960년대 베트남 파병 당시에는 우리 군의 피복과 월급, 무기 등 전부를 미국에게 도움받았지만 2004년 이라크 파병 때는 100% 우리 능력으로 해결했다"며 "우리 국방과 국가의 능력이 늘어난 만큼 그에 걸맞은 작전기획능력도 갖추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 전문.

대한민국 군대들 지금까지 뭐했나 이거야. 나도 군대 갔다 왔고 예비군훈련까지 다 받았는데 심심하면 세금 내라하고 불러다가 뺑뺑이 돌리고 훈련시키고 했는데 위에 사람들은 뭐해서 자기 나라 자기 군대 작전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놔서 그렇게 별들 달고 나 국방부 장관이요. 나 참모총장이요.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까. 작전통제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모여 가서 성명내고 자기들 직무 유기 아닙니까. (박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렇게 수치스러운 일들 하고 작통권 돌려받으면 한국 군대 잘 해요. 경제도 잘 하고 문화도 잘 하고 영화도 잘 하고 한국 사람들 외국 나가보니까 못하는 게 없는데  전화기도 잘 만들고 차도 잘 만들고 배도 잘 만드는데 왜 작전통제권만 왜 못한다는 이야깁니까. (박수)

실제로요. 남북 간에도 외교가 있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외교가 있는데 준비하고 있는데. 북한의 유사시라는 건 있을 수가 없지만 전쟁도 유사시는 있을 수 없지만 그러나 전쟁과 유사시를 항상 전제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중국도 그렇게 준비하지 않겠습니까.

한국군이 작전통제권이 있을 때 북한과 우리가 대화하는 관계, 중국과 우리가 외교상 대화할 때 동북아시아 안보문제를 놓고 대화를 할 때, 그래도 한국이 말발이 좀 있지 않겠습니까. 작전통제권도 없는 사람이 민간 시설에 폭격을 할 건지 말 건지 그것도 맘대로 결정을 못 하고 어느 시설에 폭격을 할 건지 그것도 자기 맘대로 결정을 못하는 사람이 그 판에 가서 중국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북한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이것은 외교상의 실리에 매우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한국군이 방위력이 얼마만큼 크냐, 정직하게 하자. 언제 역전된 걸로 생각하십니까. 대개 1970년대 후반 1980년대 초반 실질적으로 역전된 것으로 보지 않습니까. 이제는 국방이고 뭐고 경제력 때문에, 그게 1985년이라고 잡아봅시다. 20년이 지났습니다. 북한의 국방비의 여러 배를 쓰고 있습니다. 두 자리수 아닙니까. 10배도 훨씬 넘네요. 이게 한 해 두 해도 아니고 근 20년 간 이런 차이가 있는 국방비를 쓰고 있는데 그래도 한국의 국방력이 북한보다 약하다면 1970년대는 어떻게 견뎌왔으며 그 많은 돈을 우리 군인들이 다 떡 사먹었느냐, 옛날의 국방부 장관들 나와서 떠들고 있는데 그 사람들 직무유기 아니냐. 그 많은 돈을 쓰고도 북한보다 약하다면 직무유기한 거죠.

정직하게 보는 관점에서 국방력을 비교하면 이제 2사단은 뒤로 나와도 괜찮습니다. 그거 뭐 공짜 비슷한 건데 기왕 있는 건데 그냥 쓰지 시끄럽게 왜 옮기냐. 저도 그렇습니다. 시끄럽게 안 하고 넘어가면 좋은데 제가 왜 그걸 옮겼냐 옮기는데 왜 동의했느냐. 심리적 의존관계, 의존상태를 벗어나야 합니다. 국민들이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국방이 되는 것이지. 미국에게 매달려서 바짓가랑이 매달려서 엉덩이 뒤에 숨어서 형님 형님, 형님 빽만 믿겠다. 이게 자주 국가의 국민들이 안보의식일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되겠습니까. (박수)

인계철선이란 말 자체가 염치가 없지 않습니까. 남의 나라 군대를 갖고 왜 우리 안보를 위해서 인계철선으로 써야 합니까. 피를 흘려도 우리가 흘려야지. 그럴 각오로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무슨 경제적인 일이나 그 밖의 무슨 일이 있을 때 우리 호주머니 손 넣고 그럼 우리 군대 뺍니다. 그렇게 나올 때 이 나라의 대통령이 당당하게 그러지 마십쇼 하든지 예 빼십쇼 하든지 말이 될 거 아니겠습니까. 나 나가요 하면 다 까무러치는 판인데 대통령이 혼자서 어떻게 미국과 대등한 외교를 할 수 있겠습니까.

완전한 대등한 외교는 할 수 없습니다. 미국은 초강대국입니다. 그런 헛소리는 하면 안 되고 미국의 힘에 상응하는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줘야 합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 그것을 거역할 수는 없습니다다. 최소한 자주국가 독립국가로서의 체면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때때로 배짱이라도 내 보일 수 있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박수)

그런데 2사단 빠지면 다 죽겠다는 나라에서 다 죽는다고 국민들이 와들와들 사시나무 떨 듯 떠는 나라에서 무슨 대통령이 무슨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공무원들과 만나서 대등하게 대화할 수 있겠습니다. 심리적인 의존 관계를 해소해야 합니다. 그래서 뺐습니다.


태그:#노무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우리가 뼈속까지 심어야 할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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