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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을 꽤나 많이 닮았다
▲ 소나무 정이품송을 꽤나 많이 닮았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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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날씨가 조금 풀린 듯도 하다. 양양군 지역을 답사하면서 찾아간 곳이다. 현남면 인구리 7번 국도에서 해송천로를 따라 상월천리 방향으로 난 지방도를 따라 가다가 보면, 인구2리 길가에 소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두 그루 다 처진 소나무와 같이 아래로 가지를 내리고 있다. 이 중 길가에서 볼 때 뒤편에 있는 소나무는 흡사 정이품송을 닮았다.

길을 가다말고도 희귀한 나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미인지라, 차에서 내려 소나무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그런데 소나무를 보니 아래편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보인다. 어떻게 된 일인가하여 밑동서부터 자세하게 살펴보니 틀림없는 연리목이다. 두 그루의 나무가 함께 자라다가, 이곳부터 연리목이 되었는데, 밑과 위가 완전히 붙어버렸다.

가지가 아래로 처져있다
▲ 가지 가지가 아래로 처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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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아래편에 커다란 구멍이 보인다
▲ 소나무 나무의 아래편에 커다란 구멍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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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연리목, 나무의 생김새도 아름다워

이 나무가 여느 나무와 달라 보이는 것은 모양도 아름답게 생겼지만, 연리목이라는 점이 더욱 특이하기 때문이다. 밑동을 보아도 한 나무인지 두 그루의 나무가 붙어있는 것인지 구별이 쉽게 되질 않는다. 다만 나무의 구멍이 난 부분을 보니 그 안에 표피가 있는 것을 보아, 이 나무가 한 그루가 아닌 두 그루가 붙어있는 것임을 알 수가 있다.

나무를 촬영하고 난 후, 길 건너 배추밭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마을 분들이게 이 나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저 뒤편에 소나무가 혹 수령이 얼마나 되었는지 아세요?"
"저희들은 잘 몰라요. 어르신들 이야기로는 500년이 지났다고도 하는데"
"저 나무에 혹 전설 같은 것은 없나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소나무에 뚫린 구멍으로 보아 연리목임을 알 수 있다
▲ 구멍 소나무에 뚫린 구멍으로 보아 연리목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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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에는 덩쿨이 타고 올라간 것을 뿌리를 잘라 말라 붙어있다
▲ 소나무 줄기에는 덩쿨이 타고 올라간 것을 뿌리를 잘라 말라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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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의 아름다운 나무로 선정되어

더 이상은 물을 수가 없다. 일손을 놓지 않고 대답을 하시는 분에게, 자꾸만 질문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남면사무소에 문의를 하였더니, 양양군 내에 있는 소나무 품평회에서 이 나무가 아름다운 나무로 선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이렇게 아름답게 자란 소나무가 그리 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마 모르기는 해도 이 나무에는 애틋한 사랑이야기 한 편쯤은 전해지고 있지 않을까?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소나무다. 더구나 두 나무가 붙은 연리목이라는 데에는 한 가지 사랑이야기라도 만들어 주고 싶다.

밑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운데가 갈라져 있는 것이 보인다. 두 그루의 나무로 자라났다
▲ 밑동 밑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운데가 갈라져 있는 것이 보인다. 두 그루의 나무로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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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의 소나무 품평회에서 아름다운 나무로 선정이 되었다고 한다.
▲ 밑동 양양군의 소나무 품평회에서 아름다운 나무로 선정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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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전설을 붙이기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에 마을에서 전해지는 이야기가 없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아마 이 나무에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을 텐데, 혹 잊은 것은 아닐까? 그런 이야기 한 가지 듣지 못하고 떠나는 발길이 내심 아쉽기만 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연리목, #소나무, #양양, #인구2리, #아름다운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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