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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사단법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학술단체협의회, 역사학연구소가 '성미산 사태를 우려하는 교수·학술연구자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73인, 학술단체협의회 22인, 역사학연구소 20인 등 총 115인이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 성명서에서 홍익초중고의 성미산 이전에 대한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의 깊은 관심과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동안 '성미산 생태 보존과 생태공원화를 위한 주민대책위'(이하 성미산대책위)를 중심으로 성미산마을공동체 주민들과 성서초등학교 학부모들은 150여 일간 성미산 개발에 맞서 '성미산 지키기 비상행동'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성미산을 둘러싼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10월 25일 마포구청이 홍익초중고 건축공사를 위한 '도로점용 허가'를 내주면서 공사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

공사장의 주출입구가 될 도로 사용을 허가해 주는 '도로점용' 허가로 그동안 불법적으로 진입한 굴착기 이외에도 각종 중장비가 출입할 수 있게 됐다. 공사가 예정된 성미산은 하루가 다르게 깎여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성미산대책위와 어린이들의 통학 안전권 및 학습권 확보를 위해 활동해온 '행복한 성서 어린이를 위한 부모 모임'(이하 행서모) 등은 서울시교육청에 소통부재를 항의하며 구체적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성미산대책위와 성서초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앞에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11월 5일 서울시교육청 앞 성미산주민 집회 성미산대책위와 성서초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앞에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김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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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성미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곽노현 교육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교수·학술연구자들의 성명서는 의미가 있다. 성명서는 ▲성미산 생태공원화 사업에 악영향을 미쳐 공동체의 생태 환경이 파괴될 수 있다는 점 ▲공사현장과 맞붙어 있는 성서초등학교 어린이의 통학 및 학습 환경 악화, 학생들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점 ▲학교가 준공된 이후에도 이 지역의 교통 및 통학 안전문제가 해소되기 어려운 지역이라는 점 ▲개발을 둘러싸고 지역주민들 간 이해관심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며 성미산 문제를 꼬집었다.

특히 성명에서는 곽노현 교육감이 놓쳐서는 안 될 사안으로 공립 성서초등학교와 사립 홍익초등학교 간의 위화감 문제를 꼽았다. 우리나라 사립초등학교가 대다수 공립초등학교와 매우 다른 교육환경 속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공립학교 바로 옆에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립학교가 이전하게 됨으로써 생길 위화감 문제는 간단하게 치부할 수 없다는 것. 성명은 이런 이유를 들며 곽노현 교육감이 아동 인권을 철저하게 지키고, 학생들 간의 사회적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인권 교육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에서는 곽노현 교육감이 건축승인 후에 공직을 맡았을지라도, 홍익초중고 이전과 관련된 아동인권의 실질적 보장 범위와 내용에 대해서 주의 깊게 성찰하기를 촉구했다. 특히 성서초등학교 및 인근 학교 학생들의 여러 가지 안전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여 교육행정 및 정책 차원에서 대책을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교수 학술연구자로서 당연히 관심가져야 할 일"

성명이 발표된 10일 밤 성명을 주도적으로 이끈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사무실을 찾았다. 교수와 학술연구자들에게 성미산 문제는 어떻게 보였는지 묻기위해서 였다. 이정은(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연세대 강사)씨는 공부하는 사람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인터뷰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성미산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녹지가 부족한 서울시내에서 멀쩡한 산을 깎아 무엇인가를 건설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순웅(학술단체협의회 정책위원, 숭실대 강사)씨는 "서울 시내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생태적·민주적 마을을 이룬 성미산 마을 공동체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이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파괴를 막고,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이순웅 씨와 간단한 인터뷰를 했다.
▲ 세미나중인 이순웅 학술단체협의회 정책위원 성명에 참여한 이순웅 씨와 간단한 인터뷰를 했다.
ⓒ 김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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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지키기에 대한 지지와 연대에 감사"

성미산대책위 문치웅 위원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울시교육청, 다시 말해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의지와 역할이 절실한 상태"라면서 "'성미산 사태를 우려하는 교수·학술연구자 성명서'를 통해 보여준 연대와 지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성미산대책위와 성서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난 11월 5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 차례 집회를 통해 곽노현 교육감의 관심과 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11월 16일 오전 10시 30분에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다시 집회를 열고 서울시교육감에게 구체적 요구를 담은 의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전문] 성미산 사태를 우려하는 교수·학술연구자 성명서
'곽노현 교육감에게 아동 인권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성미산 공동체 운동은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행복한 마을만들기의 대표적 사례로 우리 사회가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소중한 실험이다. 그런데 최근 홍익재단 부속 홍익초중고의 성미산 이전과 학교신축공사 추진으로 인해 이러한 노력이 위협받고 있으며 특히 여러 가지 안전위험 및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 이에 우리 교수·학술연구자들은 홍익초중고의 성미산 이전에 대한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의 깊은 관심과 재검토를 촉구하는 바이다.

홍익초중고의 성미산 이전에 대해 우리가 우려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성미산 생태공원화 사업에 악영향을 미쳐 공동체의 생태 환경이 파괴될 수 있다. 왜냐하면 성미산에 학교가 들어서면 성미산의 생태환경 복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확실하기 때문이다.

둘째, 학교 신축공사는 공사현장과 맞붙어 있는 성서초등학교 어린이의 통학 안전을 위협하며, 학습 환경 악화는 물론 학생들의 건강까지 위협할 것이다. 그리고 자전거도로를 통해 통학하는 인근학교 학생들과 모든 지역주민들의 교통 안전까지 위협할 것이라 예상된다. 건축공사는 각종 소음과 먼지를 수반하는 것은 물론이고 2011년 말까지 왕복 3차선의 좁은 도로에 약 7,000대의 공사차량과 건축 장비가 출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건축공사가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어린이 보호제도인 스쿨존을 완전히 무력화시킨다는 점이다. 건축공사장은 성서초등학교 300미터 이내에 있는 곳으로 기존학교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감안하여 건축허가 이전에 더욱 철저한 검토가 필요했던 곳이다.

셋째, 학교가 준공되었을 때에 교통 및 통학 안전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이다. 8미터의 지하주차장 통행문과 12미터의 정문이 2미터도 채 안 되는 좁은 통학로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통학하는 학생들이 안전사고를 당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넷째, 이와 관련하여 지역주민들 간 이해관심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점도 매우 우려할 만한 사안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이에 성미산 공동체 운동을 적극 지지하는 우리 교수·학술연구자들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직접 나서서 이해 당사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 곽노현 교육감이 생태환경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까지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으나, 곽노현 교육감은 성서초등학교 및 인근 학교 학생들의 여러 가지 안전 문제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고려하여 교육행정 및 정책 차원에서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곽노현 교육감이 놓쳐서는 안 될 사안은 준공 후 발생할 공립 성서초등학교와 사립 홍익초등학교 간의 위화감 문제다. 사립초등학교는 대다수 공립초등학교와 매우 다른 교육환경 속에 놓여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공립학교 바로 옆에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립학교가 이전하게 됨으로써 생길 위화감 문제는 간단하게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다.

우리는 곽노현 교육감이 아동 인권을 철저하게 지키고, 학생들 간의 사회적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인권 교육감'이 되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홍익초중고의 성미산 이전 문제와 이로부터 발생되는 문제점들은 곽노현 교육감이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차적 공무가 되어야 한다.

곽노현 교육감은 지난 5월 선거운동 진행 중 성산동을 방문하여 홍익초중고 이전 문제를 검토해 보겠다고 하였고, 성서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안전권은 바로 인권이며 이를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주민들 앞에서 강력하게 주장하였다고 한다. 곽노현 교육감은 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곽노현 교육감에게 엄숙하게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곽노현 교육감은 건축승인 과정에 대한 형식적인 법률적 검토에 그쳐서는 안 된다. 건축승인이 일어난 후에 공직을 맡았을지라도, 곽노현 교육감은 홍익초중고 이전과 관련된 아동인권의 실질적 보장 범위와 내용에 대해서 주의 깊게 성찰하고 앞으로 발생할 아동인권 침해 및 각종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인권 교육감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010. 11. 10.

<사단법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이정호(한국철학사상연구회 이사장,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최종덕(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장, 상지대 교수), 서유석(한국철학사상연구회 연구협력위원장, 호원대 교수), 강경표(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강성화(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강지은(건국대 강사), 김광식(서울대 연구원), 김교빈(호서대 교수), 김동규(서강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김만수(대전대 군사연구원), 김민수(건국대 강사), 김범수(상지대 강사), 김범춘(건국대 강사), 김성우(상지대 강사), 김세서리아(성신여대 연구교수), 김시천(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 연구교수), 김우철(한국방송통신대 강사), 김원열(전 한양사이버대 교수), 김의수(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김정철(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김종곤(건국대 강사), 김주일(성균관대 강사), 김혜원(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김호경(어린이철학 교사), 류종렬(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문성원(부산대 교수), 박강수(조선대 강사), 박구용(전남대 교수), 박민미(동국대 강사), 박영균(건국대 HK교수), 박은미(건국대 강의교수), 박종성(건국대 강사), 배영은(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서영화(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손철성(경북대 교수), 송석현(한국방송통신대 강사), 송종서(민족의학연구원 연구원), 신우현(상지대 강사), 연효숙(연세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오상철(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오상현(상지대 강사), 유재민(정암학당 연구원), 유초하(충북대 교수), 유현상(한국방송통신대 강사), 윤은주(숭실대 강사), 윤지미(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윤찬원(인천대 교수), 이병수(건국대 HK교수), 이병태(춘천교대 강사), 이순웅(숭실대 강사), 이원혁(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이재원(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이재유(건국대 강사), 이정우(철학아카데미 원장), 이정은(연세대 강사), 장은주(영산대 교수), 전호근(민족의학연구원 연구실장), 정성훈(서울시립대 HK연구교수), 조경란(연세대 HK연구교수), 조남호(국제뇌교육대학원 교수), 조배준(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조은평(한국방송통신대 강사), 조현진(충북대 강사), 진보성(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진은영(이화여대 철학과), 최한빈(백석대 교수), 최홍식(전 안동대 강사), 한길석(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한유미(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현남숙(성공회대), 홍건영(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홍영두(건국대 학술연구교수), 황희경(영산대 교수)

<학술단체협의회>

조돈문(상임대표, 가톨릭대 교수), 배성인(운영위원장, 한신대 외래교수), 이상명(정책위원장, 순천향대 교수), 이상헌(학술위원장, 한신대 교수), 지주형(학술위원장, 서강대 연구교수), 김정주(연구위원장, 경상대 연구교수), 권장원(미디어대책위원장, 대구가톨릭대 교수), 이순웅(정책위원, 숭실대 강사), 이해진(학술위원, 건국대 강사), 김원(운영위원,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주일(운영위원,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노중기(운영위원, 한신대 교수), 박배균(운영위원, 서울대 교수), 박윤재(운영위원, 연세대 교수), 안현효(운영위원, 대구대 교수), 오동석(운영위원, 아주대 교수), 윤홍식(운영위원, 인하대 교수), 장진호(운영위원, GIST 교수), 정태석(운영위원, 전북대 교수), 전승우(운영위원, 동국대 교수), 은수미(비판사회학회,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역사학연구소>

김선경(역사학연구소 소장), 금창영(역사학연구소 연구원), 김무용(역사학연구소 연구원), 김윤정(역사학연구소 연구원), 박준성(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송찬섭(방송대 교수), 신용옥(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안태정(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유경순(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윤상원(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이병례(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이선아(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이임하(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이창언(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임송자(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장훈교(역사학연구소 연구원), 전명혁(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최규진(역사학연구소 연구원), 홍순권(역사학연구소 연구원), 후지이다케시(역사학연구소 연구원)


태그:#성미산, #곽노현,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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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의 회원으로 언론모니터를 시작하여 민언련 모니터부장, 협동사무처장, 사무처장, 공동대표 등으로 언론개혁운동을 했습니다. 현재는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으로 인권 관련 미디어비평을 하고, 매주 일요일 8시 유튜브 <뭉클했슈>를 통해 작은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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