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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타고 떠나는 정선이의 세계일주>

지난 2일 여수 소호항에서 세계일주를 준비중인 김정선씨의 모습
 지난 2일 여수 소호항에서 세계일주를 준비중인 김정선씨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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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yacht)의 어원은 네델란드 야겐(Jagen)에서 유래된 '사냥하다, 쫓는다'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바람의 방향과 상관없이 어떤 방향으로도 자유자재로 달릴 수 있는 요트.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우리나라는 천혜의 조건을 가진 해양국가입니다. 요트도 문화이듯 국민소득 2만 불의 시대에는 요트산업이 도래한다고 합니다. 여수엑스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1년 6개월간 요트로 세계일주에 나선 한국의 마도로스들이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요트로 세계일주 여행을 떠나볼까요? 기자는 향후 이들과 주고 받은 메일과 이들의 블로그를 통해 얻은 정보로 요트여행기를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기자의 말>



당신은 한 번쯤 지도를 펼쳐보며 세계일주를 꿈꿔본 적이 있는가?

살아가면서 누구나 크고 작은 꿈을 꾸고 산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남긴 것은 바로 꿈,꿈, 꿈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꿈 같은 4강 신화를 이루던 날 당시 마지막 응원문구도'꿈은 이루어진다' 였으니 당시 국민이 감동했던 것은 비단 4강 신화만이 아니었다. 마치 드라마 같은 응원문구 하나가 우리에게 준 것은 분명히 파랑새 같은 '내일에 대한 희망'이었다.

지중해 보스니아에 있는 아름다운 해안도시인 두브로브닉의 모습
 지중해 보스니아에 있는 아름다운 해안도시인 두브로브닉의 모습
ⓒ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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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그동안 잃어버린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꿈이 현실로 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특히 '세계일주의 꿈'은 더할 나위 없다. 꿈에 부풀어 당찬 계획을 세울지라도 막상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나면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동경했던 이상의 꿈은 그저 꿈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그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지난해 11월 해상왕 장보고를 꿈꾸며 요트를 타고 여수에서 거문도 백도를 거쳐 제주도 왕복 횡단에 나섰던 ("요트 놓고 그냥 비행기 타고 가면 안 될까?") 우현 돛 줄 관리자인 스타보드 맨 김정선(28)씨. 요트로 제주횡단에 성공한 그는 이후 일본일주를 목표로 했는데 이를 넘어 세계일주라는 당찬 꿈을 세워 인생의 큰 모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요트의 천국인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요트 계류장의 모습
 요트의 천국인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요트 계류장의 모습
ⓒ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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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요트로 세계일주에 성공한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그 중 강동석씨는 단독항해로 유일하게 세계일주에 성공한 한국 요트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또한 현재 70% 정도 세계일주를 하고 있는 윤태근 선장이 전부다. 어쩌면 이들이 무사히 세계일주를 마친다면 한국에서는 세 번째가 될지도 모른다.

부선장을 맡은 정선씨는 인터넷 요트동호회에서 지금의 선장을 만나게 되었다. 이들은 요트의 천국 지중해에서 요트를 구입해 세계일주에 나서기 위해 지난 6일 출국, 모스크바 공항을 거쳐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요트를 사기 위해 스플리트에 머물며 요트를 흥정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중개인을 통해 20일 보스니아에 있는 두브로브닉에서 운명의 바바리아 49피트짜리 요트를 계약하기에 이른다.

미녀요트 '바바리아 49' 타고 세계일주의 꿈에 도전

보스니아에서 구입한 미녀 요트인 바리리아 49의 모습
 보스니아에서 구입한 미녀 요트인 바리리아 49의 모습
ⓒ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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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구입한 바바리아 49피트라는 이름의 미녀요트는 보스니아에서 단 6대만 생산된 스페셜 타입으로 일반(75마력)에 비해 105마력의 강력한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또한 세일드라이브가 아닌 샤프트 드라이브 방식인 장거리 항해에 최적의 시설을 갖춘 요트다.

세계일주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요트여행에 나선 4명의 사나이들은 이제 이역만리 지중해에서 한 달간의 트레이닝 기간을 가진 후 거친 바다와 싸워 세계일주를 정복에 나선다.

충분히 손발을 맞춘 후 지중해인 그리스 산토리니, 이탈리아 베네치아, 나폴리 등의 항구를 방문하고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대서양을 횡단한다. 이어 태평양을 건너 중국 마카오, 홍콩, 일본 등을 둘러보고 1년 6개월간의 긴 항해 끝에 엑스포 개막 즈음인 2012년 5월경 여수항에 귀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각국을 다니며 지구를 종횡하는데도 세계일주라 말할 수 없다고 부선장은 말한다. 왜냐면 해적들이 자주 출몰하는 소말리아 해협인 홍해와 지중해가 빠졌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해적 출몰이 빈번한 곳은 빠졌어요. 안전한 여행을 위해 욕심을 버렸죠. 그래서 2% 부족한 세계일주입니다. 어쩌면 조금의 여운이 남지만 평생 요트를 타기 위해 후회 없는 즐거운 여행코스가 될 것 같아요."

20일 지중해로 합류한 객실장 (좌)김정선과 은제진 크류의 모습
 20일 지중해로 합류한 객실장 (좌)김정선과 은제진 크류의 모습
ⓒ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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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세계일주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접한 후 정선씨와 얘기를 나눴다. 당시는 다른 크류들의 합류가 불투명했다. 그래서 준비가 완료되면 그 이야기를 연재하는데 흔쾌히 동의해주어 조심스럽게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후 약 한 달의 시간이 흘렀고 20일 새로운 크류들이 지중해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번 여행에서 부선장을 맡은 김정선(여수 신기동 거주)씨는 28살의 청년으로 요트를 사랑해 요트지기로 일하다 세계일주에 나섰다. '긍정선'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를 만나 세계일주에 나선 그의 심정과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다음은 세계일주에 나선 김정선씨와 나눈 일문일답.

"여수해양엑스포와 대한민국을 외국에 알리는데 일조하고 싶다"

지중해 두브로브닉 마리나에서 김정선 부선장이 상념에 젖어있다.
 지중해 두브로브닉 마리나에서 김정선 부선장이 상념에 젖어있다.
ⓒ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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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주에 나서게 된 동기는?
"세계일주를 꿈꾸고 있던 중 인터넷 요트동호회에서 오랜 시간 세계일주를 계획한 선장을 만났다. 그래서 8월부터 실질적인 준비에 돌입해 실행계획을 행동에 옮기게 되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여수해양엑스포와 대한민국을 외국에 알리는데 일조하고 싶다."

-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모집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일주는 꿈꾸는데 처음 전화상으로 문의할 때는 배를 타고 우주라도 나갈 기세지만 며칠 후 다시 통화해보면 집안의 반대와 여러 걱정거리로 취소되고 여러 번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 저 역시 처음에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해결했고 지금은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 여행기간은?
"1년 6개월로 잡았다. 요트를 몰고 세계일주를 마치고 여수엑스포 개막 즈음인 2012년 5월경 여수항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다."

- 처녀항해인데 두렵지 않나?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세계일주를 앞두고 이 분야에 여러 방면으로 다양하게 알아보았다. 또한 이를 계기로 공부도 많이 했다. 다행인 것은 참 좋은 선장님을 만났다는 점이다. 세계일주라는 하나의 목표를 꿈꾸는 크류들과 합류할 것이다. 여행이 시작되면 우리는 한배를 탄 사람들이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찾아오더라도 이를 이기고 잘 극복하리라 본다."

- 여행기는 어떻게 볼 수 있나?
"여행 중간 중간 인터넷이 되는 항구에 도착하면 그때그때 실시간으로 올릴 계획이다. 또한 <오마이뉴스>를 통해 우리들의 소식이 전해져 많은 독자들의 격려와 응원이 따르면 힘이 배가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에는 부산, 제주, 목포, 통영 등 항구도시에 마리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엑스포가 열리는 여수에는 요트 마리나 시설이 없다. 하루빨리 여수에서도 이런 시설이 지어져 요트산업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또한 항해 도중 즐거울 때도 있겠지만 힘들고 위험할 때도 많은 것이다. 그런 경험을 거친 후 나 자신이 두 단계 이상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아울러 인생의 진로로 잡은 요트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데 이번 여행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중해 보스니아에 있는 아름다운 해안도시인 두브로브닉 마리나의 전경 모습을 장성진 크류가 담았다.
 지중해 보스니아에 있는 아름다운 해안도시인 두브로브닉 마리나의 전경 모습을 장성진 크류가 담았다.
ⓒ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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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선씨는 여행지에서는 틈틈이 여수세계박람회를 홍보하고 대한민국을 각국에 알린다. 또한 그의 블로그 '요트맨 람세스와 떠나는 세계일주'를 통해 다양한 수기를 올리고 후원도 받을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세계일주, #요트여행,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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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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