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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는 텃밭에만 오면 활기가 넘친다. 그동안 키운 옥수수를 따고 있다.
▲ 학교텃밭 정현이는 텃밭에만 오면 활기가 넘친다. 그동안 키운 옥수수를 따고 있다.
ⓒ 김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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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원을 가기에 바쁘고, 일부 학생들은 놀기에 바쁘다. 그런데 이런 황금 같은 토요일 오후에도 정현(삼산중 1년)이는 학교에 남아있다. 봄부터 가꾸고 있는 옥상텃밭을 돌보기 위해서다.

정현이는 학기 초 학교 진로인성부 김서라(47) 선생으로부터 생태텃밭교실에 참여하라는 권유를 받고 지금까지 학교에 나오는 토요일 오후에는 어김없이 텃밭에서 작물을 가꾸고 있다.

봄부터 딸기, 파프리카, 땅콩, 벼, 수세미, 조롱박, 옥수수, 결명자, 당근, 가지, 콩, 고추, 상추 등등. 그동안 먹기만 했던 작물들을 직접 자신의 손으로 길러 먹었다는 정현이는 "직접 물을 주며 돌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는데, 오이를 따먹을 때는 정말 뿌듯했다"고 자랑했다.

삼산중학교의 생태텃밭교실은 북부교육지원청의 교육복지투자공모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상자텃밭을 이용해 학교에 텃밭을 조성하고 학생들과 텃밭을 가꾸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생태적인 감수성도 기르고 직접 재배한 작물을 먹어보며 농사의 소중함과 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작물을 재배하면서 정서적인 안정도 찾을 수 있는 통합교육 프로그램이다.
   
정현(왼쪽)이와 창희(가운데)가 벼를 키우는 상자텃밭에 생긴 벌레들을 관찰하고 있다.
▲ 학교텃밭 정현(왼쪽)이와 창희(가운데)가 벼를 키우는 상자텃밭에 생긴 벌레들을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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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에 올해는 청천·동암초등학교와 갈산·삼산중학교가 참여했다. 초등학교 2곳은 상반기까지 진행했고, 중학교 2곳은 11월 가을작물을 수확할 때까지 진행된다.

삼산중학교에 서 수업을 진행하는 서다숙(43) 생태텃밭강사는 "요즘 아이들이 인스턴트 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져 채소를 잘 안 먹는다고 하는데, 텃밭수업을 통해 희망을 본다"며 "자신이 가꾼 채소로 직접 요리해서 먹는 아이들은 먹을거리에 대한 소중함도 알게 된다"고 생태텃밭수업의 효과를 이야기했다.

텃밭수업에 참여하는 창희(삼산중 1년)는 "친구들은 우리가 작물을 가꿀 시간에 대부분 피시(PC)방에 가서 게임하기에 바쁘다"며 "피시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비해 자연, 식물과 어울리는 것이 훨씬 좋다"고 말했다.

삼산중학교 진로인성부에서 상담과 교육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김서라 선생은 "시골에서 자라 텃밭농사에 관심이 많아 다른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주말농장을 하기도 했는데, 마침 생태텃밭교실 사업이 있어 신청했다"며 "텃밭수업이 진행되면서 걱정과 달리 아이들이 점심마다 물을 줄 정도로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다만, 수업이 토요일 오후에 진행돼,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걸 아쉬워했다.

 
김서라 선생은 텃밭이 생기고 학생들만큼 텃밭에 자주 들린다. 가지를 따자마자 먹을 정도로 친환경농사를 원칙으로 한다.
▲ 학교텃밭 김서라 선생은 텃밭이 생기고 학생들만큼 텃밭에 자주 들린다. 가지를 따자마자 먹을 정도로 친환경농사를 원칙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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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산중학교 상자텃밭에는 정말 다양한 작물이 자랐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한정된 상자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심으니 수확량이 적고, 아이들이 활동하기에는 부족했다. 선생과 학생들 모두 상자텃밭보다는 땅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싶다고 전했다.

서다숙 강사는 "아이들에게 영어단어와 수학공식도 필요하지만, 작은 씨앗 하나가 크고 많은 열매를 맺는 가장 기본적인 자연의 이치를 모른다면 무슨 소용이냐"며 "땀 흘려 일해서 얻어내는 성취감을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한 관심과 함께 먹을거리 교육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며 "먹을거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옥상텃밭에서 키운 파프리카가 잘 익어가고 있다.
▲ 학교텃밭 학생들이 옥상텃밭에서 키운 파프리카가 잘 익어가고 있다.
ⓒ 김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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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릴예정입니다.



태그:#학교텃밭, #도시농업, #삼산중학교, #텃밭교실, #옥상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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