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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뛰다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 광대의 시선으로 새롭게 탄생한 맥베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극단 뛰다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 광대의 시선으로 새롭게 탄생한 맥베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극단 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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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은 다 같은 것 같습니다. '맥베드'처럼 나라를 구한 영웅이 되고 나면, 그 다음은 최고 권력을 가진 왕이 되고 싶어하는 것처럼 말이죠. 극단 뛰다가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 모두는 같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사람들을 죽이고, 억압하는 권력자들과 우리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비극적 영웅 맥베드가 '광대'를 연결고리로 현실세계로 꺼내져, 이 시대의 관점으로 해부됐습니다. 비극적 영웅이라고 말할 수가 있을까. 단순히 권력욕만 강하게 느껴지는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고, 이 점을 극단 뛰다는 하얀색 한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6일 춘천시 효자동 축제극장 몸짓에서는 화천으로 터전을 옮긴 극단 '뛰다'의 창작 광대 난장극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가 선보였습니다. 모처럼 제대로 된 작품을 봤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륵이야기> <노래하듯이 햄릿> <앨리스 프로젝트> 등 시청각이 함께하는 악가무로 인기를 끌었던 극단 '뛰다'가 2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이를 관람하기 위해 관객들로 붐볐습니다.

사인을 바꿀 수 있는 알약 이 약 하나만 먹으면 사인을 바꿀수가 있다. 고문하다가 폐가 상해서 죽어도 이 약 하나면 타박상으로 바꿀 수 있다.
▲ 사인을 바꿀 수 있는 알약 이 약 하나만 먹으면 사인을 바꿀수가 있다. 고문하다가 폐가 상해서 죽어도 이 약 하나면 타박상으로 바꿀 수 있다.
ⓒ 극단 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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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사람들을 잡아 죽이면 된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을 모두 없애면 세상은 깨끗하고 좋아진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북한을 보는 듯하군요. 예전 군부 독재 시절도 마찬가지고요. 절대 군주시대, 왕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살인은 계속됩니다.

이 기막힌 장면에서도 극단 뛰다의 예술성이 돋보였습니다. 순환되는 죽음을 차례로 연속적으로 보여줍니다. 4명의 배우들이 한줄로 서서 뒤에 있는 이들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그 순환은 계속됩니다. 관객들이 지루할 쯤에 코믹한 몸짓으로 웃음을 선사합니다. 다 죽고 결국 홀로 남겨진 권력자는 두려움에 떨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절대군주도 언제 배신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여 결국 이 길을(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맥베드 나는 왕이다를 외치는 맥베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맥베드 나는 왕이다를 외치는 맥베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극단 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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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상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또 그럴 수밖에 없는 당연함도 느껴집니다. 셰익스피어가 그린 맥배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죠. 강성한 아내의 유혹도 결국 그를 비참한 죽음으로 이끈 것이 아닙니다. 그는 스스로 그 무덤을 팠던 것이죠. 극은 이미지와 상징으로 넘쳐났습니다. 90분 내내 연주되는 라이브 음악은 신선하면서도 극에 힘을 더해줬죠. 웃음과 광기로 넘쳐나지만 섬뜻한 메시지도 전달합니다. 광대 몸을 빌어 절대군주의 모습이 도려내지듯 사실 그대로 드러내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관객들도 맥베드와 다르지 않기에 극 속의 맥베드는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고 강조합니다. 비극적 영웅을 미화시켜놓은 원작과는 달리 '맥베드'를 권력욕에 눈먼 인간으로 간주합니다. 극은 절대자의 권력욕으로 인해 희생당한 일반인들에 더 주목합니다.

인간을 상징하는 듯한 상징물 역사에서는 보이지 않는 보통사람들의 영혼을 담은 상징물로 보인다. 중요 부위에 십원짜리가 붙어 있어 놀랐다.
▲ 인간을 상징하는 듯한 상징물 역사에서는 보이지 않는 보통사람들의 영혼을 담은 상징물로 보인다. 중요 부위에 십원짜리가 붙어 있어 놀랐다.
ⓒ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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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를 하는 형이 12번째로 경찰에 적발돼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날, 그날 형은 휘발유를 자신의 몸에 뿌리고 정부에 대항하지만 결국 오후 6시 불에 타오르는 것은 형뿐이었다는 대사. '빌어먹을' '젠장' '니미' 등 욕설이 난무해야만 하는 세상을 꼬집습니다. 가슴 한켠이 아픕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은 대중을 상징하는 인간 모양의 한지 '상징물'을 무대에 던지며, 참여했는데요. 맥베드는 자신이 왕이라고 울부짖습니다. 허탈하고 허무한 외침을 통해서 저 자신도 이 세상의 왕을 꿈꾸는 쓸데없는 짓을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극단 뛰다의 신작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는 22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게릴라 극장에서도 이어집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꼭 가셔서 광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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