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군단' SK 와이번스가 창단 후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SK는 19일 대구 시민 구장에서 열린 2010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4-2로 제압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시리즈가 4연승이라는 일방적인 결과로 끝난 것은 1987,91년 해태 타이거즈, 1990,94년 LG트윈스, 2005년 삼성에 이어 역대 6번째 기록이었다. 그만큼 2010년의 SK는 막강했다.

 

'쉬어가는 선발' 글로버마저 4이닝 무실점 호투

 

 올해 부진했던 글로버조차 한국시리즈에서는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올해 부진했던 글로버조차 한국시리즈에서는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 SK 와이번스

객관적인 기록만 보면 13승 5패 평균자책점 3.46의 장원삼이 6승 8패 5.66의 게리 글로버를 압도해야 정상이다. 장원삼의 SK전 상대 전적이 1승1패 5.02로 다소 부진했다곤 하지만, 글로버 역시 삼성 타선에게 맥을 못춘 것은 마찬가지였다(2패 6.00).

 

그러나 한 번 넘어간 분위기는 좀처럼 반전의 기미를 찾지 못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티던 장원삼은 4회초 1사 만루의 위기에서 박경완에게 밀어내기 볼넷, 박정권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3.1이닝 만에 강판되고 말았다.

 

반면에 글로버는 4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만을 내주고 삼진은 2개를 잡아내며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1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글로버는 50개의 공도 던지지 않았다(투구수 48개).

 

경기 전 글로버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겠다던 김성근 감독도 승리가 가까워 오자 한박자 빠르게 칼을 뽑아 들었다. 글로버가 5회말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조영훈 타석에서 곧바로 좌완 전병두를 투입시켰다.

 

전병두는 조영훈과 박진만을 각각 병살과 삼진으로 잡아내며 가볍게 위기를 넘겼고, 한국시리즈 2승째를 챙겼다(전병두의 한국시리즈 최종 성적은 2승 1홀드).

 

SK는 6회초 박경완의 2루타로 한 점을 더 추가한 후, 정우람,송은범, 이승호로 이어지는 '필승카드'를 차례로 등판시키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에이스' 감광현은 8회말 1사 1,3루 상황에서 SK의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사후 박석민에게 밀어내기 몸 맞는 공을 허용(박석민은 한국시리즈만 몸 맞는 공 3개를 기록)했지만, 조영훈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막아 냈다.

 

김광현은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대타 강봉규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마지막 타자 현재윤을  루킹삼진으로 잡아내며 작년에 못한 우승 세러머니를 마음껏 누렸다(김광현은 손등 부상으로 작년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다).

 

'가을의 사나이' 박정권, 1홈런 6타점으로 한국시리즈 MVP 영예

 

 가을에 박정권만큼 무서운 타자가 또 있을까?

가을에 박정권만큼 무서운 타자가 또 있을까? ⓒ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MVP는 가을만 되면 전혀 다른 선수로 변신하는 '가을 정권' 박정권이 차지했다.

 

작년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393 2홈런 9타점을 쓸어 담았지만, SK가 7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분루를 삼켰던 박정권은 올해 14타수 5안타(타율 .357) 1홈런 6타점의 빼어난 성적으로 작년의 한을 풀었다.

 

비록 결승타는 없었지만, 1,3,4차전에서 각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알토란 같은 타점을 올리며 '가을 사나이'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2008년 한국시리즈 MVP 최정은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는 등 12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지만, 3차전 이후 삼성 투수진의 집중 견제를 당하며 안타를 추가하지 못해 선배에게 MVP를 양보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기록은 SK가 4연승을 거두면서 단 한 차례도 선발승이 없었다는 점이다. 에이스 김광현이 1차전에서 5회 2아웃을 잡아놓고 강판을 당했고, 2,3차전 선발이었던 '큰' 이승호와 카도쿠라 켄 역시 각각 2회와 3회를 넘기지 못했다.

 

또한 4차전 선발이었던 글로버는 4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으로 5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 오면서 결국 4승을 거두는 동안 선발승을 따낸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한국시리즈 역사에서 단 한 차례의 선발승도 없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2001년의 두산 베어스와 2010년의 SK 뿐이다(당시 두산은 정규시즌에서도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명문 구단' SK, 창단 11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3회

 

SK 와이번스는 창단 11년 만에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문구단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는 인천연고구단 최초로 90만 관중을 돌파하며 '인기구단'이라는 수식어까지 함께 얻었다.

 

특히 SK는 김광현, 송은범, 최정 같은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과 이승호, 박정권, 박재상 같은 중견 선수들, 박재홍, 박경완, 정대현 같은 백전노장들이 고르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한동안 SK의 전성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심지어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도 SK의 지명선수다).

 

이제 프로야구는 모두 끝났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아직 긴장을 늦출 순 없다. 바로 다음달 13일부터 광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종목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2010.10.19 21:50 ⓒ 2010 OhmyNews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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