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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들판
▲ 거류산에서 바라본 전경 황금들판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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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거센 비와 함께 우리의 곁으로 어느새 찾아온 가을. 그 가을은 거센 추위를 데리고 와 우리의 곁을 떠나갑니다. 짧지만 많은 아름다움을 가진 가을. 10월 16일 토요일 그 가을을 만나러 갑니다.

조망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출발

벨소리가 울린다.

"여보세요?"
"황금들판 찍으러 고성 거류산에 가지 않을래?"

몸은 쉬고 싶은데 마음은 이내 반응한다. 황혼의 순간처럼 짧은 가을이 아닌가? 그 가을을 만나 몸으로 기억하자는 말에 마음이 저절로 반응했다.

"아... 형 고성요? 몇 시에 갈거에요?"
"6시 출발해서 오후 되면 올 거야. 빨리 갔다가 빨리 오게. 주말이잖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고, 오랜만에 마음 편히 나갈 수 있다는 것에 흔쾌히 승낙을 한다. 오랜만에 무언가를 남겨야하는 여행이 아니라...그저 구경만 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여행이기에...준비하는 마음도 임하는 자세로 한결 가볍다.

아침 5시 기상....은은한 노랫소리와 함께 투닥투닥거리며 씻은 뒤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드디어 시작이다. 오래간만의 소규모 여행 그리고 가을을 느끼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차 넘어 보이는 일출은 마치 노을처럼 붉다. 밤낮의 일교차로 인해 더 붉은 노을을 보며 '조금 더 부지런을 떨었으면 일출까지 담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욕심이 마음속에 가득해진다.

욕심을 마음 속 깊숙이 묻고 고성군 거류면 신용리에 위치한 거류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벼운 산행....하지만 험한 길...

거류산으로 향하는 입구
▲ 장의사 입구 거류산으로 향하는 입구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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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거류산 속에 위치한 장의사 입구에 주차를 한다. 장의사는 신라 선덕여왕 원년 시절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이 절을 거쳐야만 가을을 만나기 위한 우리의 산행은 시작될 수 있다.

어떤 풍경이 보일까? 설레는 마음을 장의사 약수터에서 한 잔의 물을 마시며 추슬러본다.
드디어 시작이다. 약 30분 정도의 산을 타면 커다란 바위가 있으며 그곳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약수터 옆 등산로 오늘의 여행의 시작이다.
▲ 약수터 옆 길 약수터 옆 등산로 오늘의 여행의 시작이다.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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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30분 정도야. 내가 얼마나 많은 산을 탔는데...'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마치 선날 같은경사로 인해 가픈 숨을 내뿜으며 '이렇게 체력이 약하다니 더 운동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바뀌어버린다.

동행하는 형의 주도로 인해 첫 번째 갈림길에서 엄홍길기념관 방향으로 두 번째 갈림길에서는 문암산 방면으로 향한다.

헥헥헥...숨을 몰아쉬며 바위가 없는지 두리번거리기를 반복한다. 약 20분 정도의 등산이 이어졌을까? 넓은 바위와 그곳에 먼저 와 사진을 찍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인다.

가볍게 인사를 건네며 자리를 잡는다.

엄홍길전시관 쪽으로 가야한다.
▲ 안내표 엄홍길전시관 쪽으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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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표
▲ 안내표 안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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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행에서 중요한 것은 안내표를 보고 제대로 길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황금빛 들판과 어우러진 자연을 만난다.

헥헥헥...바위에 주저앉는다.

"힘들더라도 앞을 봐봐. 보람이 느껴져서 힘든 것도 잊혀질 거야."

형의 말에 고개를 든다. 눈앞에는 황금빛 벼와 바다가 한눈에 펼쳐져있다. 주섬주섬 카메라를 꺼내 가을을 담기 시작한다.

황금들판
▲ 황금들판과 어울러진 바다의 모습 황금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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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담다가 그늘에서 아래를 바라보고 있는 형에게 다가간다.

"아래에 보이는 마을이 송화마을이고, 저기 보이는 논이 달팽이 논이야"
"아 저 마을이 송화마을이에요? 근데 어디가 달팽이 논이라는 거예요?"
"저기 저거야..달팽이랑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어?

초록색 동그란 곳을 눈으로 생각하고 보면 비슷하게 보여.

"그치?"
"아...비슷하게 보여요. 누가 이름 붙였나봐요?"

달팽이논
▲ 달팽이논 달팽이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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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여기서 사진을 찍어 올린 사람이 붙이지 않았을까? 이 풍경이 너무 보고 싶어서오자고 했어. 좋지?"
"네 좋아요."

가파른 등산길로 힘들어했던 마음은 이내 사라지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황금빛
들판의 가을을 마음껏 느낀다. 군데군데 볏짚 태우는 연기가 마을을 가득 채운다. 그 연기가 사라질 때까지 학벌, 지역, 나이에 관계없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사진에 대한 이야기의 꽃을 피운다.

황금들판
▲ 황금들판 황금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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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다림이다.

대학시절부터 카메라를 사용해 지금까지 찍어왔다는 한 분이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단체출사로 보령 제1다원을 새벽에 갔어요. 안개가 은은하게 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는 날이었는데, 같이 찍던 일행은 다 찍었다며 올라가고 저는 담던 사진을 마저 담는다고 기다리고 있었죠."

꿀꺽...모두가 사진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고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안개가 제가 있는 곳으로 모이는 거예요.같이 갔었던 모든 사람들이 담지 못한 사진을 저는 담을 수 있었던 거죠. 그때 느꼈어요. 사진에서 기다림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는 것인지를."

그 말에 모두들 동감하는 듯 했다. 사진은 기다림이다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볏짚을 태우던 연기는 사라져  황금빛 들판과 푸른 바다와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찰칵 찰칵...찰칵...그 소리를 시작으로 가을을 담기위한 시간이 이어진다. 마음껏 황금빛 가을들판을 조망하다가 가파른 길로 발걸음을 돌린다. 오랜 시간을 여행하든, 짧은 시간을 여행하든, 목적이 무엇이든지 관계없이 그저 여행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 같다.

반나절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여행이었지만.....남도에 뿌리내린 가을도 느끼고 사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 뜻 깊은 여행이었다.

황금들판
▲ 황금들판 황금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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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수첩

위치 - 경남 고성군 거류면 신용리 거류산에 위치하고 있다.

가는 방법 - 장의사 입구(주차) ->장의사 약수터 옆 오른쪽 등산로(약 10분)->

첫 번째 갈림길 엄홍길 기념관 방향(약 10분)-> 두 번째 갈림길 문암산방면(약 20분)

->왼쪽 부근에 위치한 큰 바위(송화마을과 달팽이 논 그리고 바다를 한눈에 조망 할 수 있음)

복장 - 등산로가 가파르기 때문에 등산화와 편한 옷은 필수

덧붙이는 글 | 저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함께 기재되는 내용입니다.



태그:#고성여행, #거류산, #장의사, #황금들판, #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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