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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용병 당시 조광현씨
 프랑스 용병 당시 조광현씨
ⓒ 필카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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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구치소에 지난 2005년 11월 25일부터 4년 10개월 동안 살인강도 혐의로 미결수 신분으로 수감생활을 계속해 온 조광현(36)씨가 8일 오후 5시 30분경(현지 시각)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조광현씨는 2005년 11월 25일 오전 5시경 필리핀 마닐라의 한 콘도에서 발생한 총기를 이용한 강도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사건 발생 당일 오전 10시경 체포된 뒤 그동안 50여 차례에 걸쳐 재판을 받아 왔다.

4년 10개월여 동안 수감돼 있던 조광현씨에 대해 필리핀 법원이 40여 일전 '증거가 불충분하다', '검찰측에서 더 이상 내놓을 증거가 없다'며 보석금 60만페소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석방을 허가했고 8일 보석금 납부와 함께 조씨는 석방됐다.

조광현씨 사건을 두고 2009년 현지 교민들을 중심으로 석방운동이 펼쳐졌고, 대사관측의 불성실한 교민보호와 관련된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SBS 등의 언론을 통해 조씨의 억울한 사연이 조명된 바 있다.    

조광현씨가 연루된 '강도살인사건'은?

조광현씨가 체포 된 것은 지난 2005년 11월 25일 새벽 5시경. 필리핀 마닐라의 한 콘도(가정집)에서 발생한 총기를 이용한 강도살인사건과 관련해서다. 피해자는 당시 콘도에 거주 중이던 한국인 여사장과 필리핀인 여가정부 두 명. 조광현씨는 한국인 여사장의 경호원으로 고용돼 일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 가운데 필리핀인 여가정부는 목숨을 잃었다. 피해물품은 소형금고와 볼보 승용차 열쇠 등이었다. 조광현(당시 31세. 1975년생)씨를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은 피해자 중 한 사람인 한국인 여사장 J씨. J씨는 자신의 콘도에 침입한 강도살인범이 바로 조씨라고 지목했던 것이다.

문제는 2009년 7월경, 3년 8개월 동안 미결수 신분으로 수감된 조광현씨의 수사과정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교민들 사이에 알려지면서부터였다. 현지 교민들 사이에 필리핀 주재 대사관측의 적극적인 교민보호가 미흡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교민들은 조씨를 면회하는 과정 등을 통해 실태를 파악한 뒤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당시 이들에 의해 제기된 의혹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총기살인 사건 수사의 기본수칙인 손과 의복에 대한 총기화약 반응 검사를 하지 않은 점. 또한 손이나 의복, 신발 등에서 혈흔조차 발견된 사실이 없는 점. 그리고 증거물로 제시된 총알이 총에서 전혀 발사된 적이 없는 새 총알이라는 점.

둘째. 관통상을 입은 사체 주변의 핏자국이 튄 것이 아니라 흘러서 생긴 모양인 점. 집안 어디에서도 총알이 닿은 흔적이 없는 점. 사체가 누군가에 의해 소파에 누인 듯한 자세로 발견된 점. CCTV 등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물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점.

셋째. 필리핀에 투자를 한 상태에서 동생 결혼식 참석 후에 필리핀으로 돌아와야 할 조광현씨가 계획적으로 총을 준비하여 가정부를 살해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점과, J씨가 집에서 도난당했다는 자신의 롤렉스 시계와 목걸이 등이 사실은 조광현씨의 소유로 퀘죤과 말라떼에서 각각 구입한 모조품 롤렉스 시계와 목걸이라는 점.

넷째. 사건 다음날 살해된 가정부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나타나 항의나 보상 요구도 없이 즉시 시신을 인출해 간 뒤 종적을 감춘 점.

다섯째. 차량을 도난 당하였고 도주후 한적한 곳에 버려졌다던 차량은 J씨가 거주하는 콘도 옆 공터에 주차되어 있었다는 점.

이에 앞서 체포 과정, 그 이후의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의 문제점도 조명된 바 있다. 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사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영문 조서가 꾸며진 후 조서 서명을 거부하는 조씨를 경찰은 수갑 찬 손을 끌어 억지로 지장을 찍게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통역을 제공 받았어야 하나 전혀 조력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서에 구금된 조씨와 관련된 사건을 통보 받은 필리핀 주재 대사관 영사가 방문 접견 했지만 보기에도 외상이 있는 등 고문을 당한 흔적이 역력함에도 해당 영사는 누구에게 맞았는냐는 질문만 한 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돌아갔다. 결국 조씨는 수사과정에서 만난 지 3개월된 필리핀인 아내의 손짓, 발짓을 통한 도움을 받았을 뿐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현지 교민들을 중심으로 조씨 석방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진 바 있다. 

"5년 동안 억울하게 감방에 갇혀 있으며 죽을 각오도 했다"

다음은 석방된 조광현씨와 9일 국제전화로 나눈 일문 일답이다

-석방을 축하한다. 앞으로의 재판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오는 13일날 재판이 있고 다음 재판 일정은 잡힌 게 없다. 변호사 말로는 앞으로 3번 정도 더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올해 중에 무죄로 확정될 것 같다."

-무죄를 주장하는 요지를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제 사례는 필리핀 자국민이 죽었기 때문에 나오기 어려운 사례였다. 아무리 죄를 짓지 않았다고 지난 5년 동안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 없었다. 필리핀 교도소로 들어온 이상 재판을 따라야만 했다.

제가 엮인 사건의 경우 보석금 허가가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저의 석방을 도와 주신 '테리 구'님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지난 7월부터 두달 조금 넘게 검사와 필리핀 검찰청에서 재조사를 했다. 그 결과 '증거물이 상당히 부족'하고 '증인도 없다'는 점. 그리고 '고소인이 5년동안 나오지 않은 점' 등이 밝혀지면서 판사가 보석허가 결정을 내려준 것이다.

솔직하게 죄가 있다면 제 성격상 다른 누구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성격이 결코 아니다. 나는 억울하게 5년동안 갇혀 있어야만 했다. 지난 2007년부터 올 7월까지 똑같은 재판이었다.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 죄도 안 지었는데 5년 동안 썩고 있고, 나간다는 보장도 없어 죽을 각오도 했다. 제 사례가 유죄가 떨어지면 20~40년형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감중 어떤 문제점들이 있었나.
"2009년 9월 SBS 등에서 보도가 나간 후 사람들은 내가 석방된 걸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제(8일) 석방된 후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 있던 교민들도 2009년 9월에 석방된 것 아니었느냐며 어제 석방된 사실을 놀라워 했기 때문이다.

필리핀 교도소는 모든 물품을 자기 비용으로 해결해야 하는 점이 문제였다. 뜨거운 물 한잔을 먹고 싶어도 자기 돈으로 사야한다. 비누, 치약 등 생필품도 돈을 주고 사야하기 때문에 돈이 없으면 샤워도 못한다. 아내가 뒷바라지 하면서 너무나 고생이 많았다. 또 지난 5년 동안 재판이 지지부진 하게 진행된 것은 누군가의 사주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한국 대사관측이 교민 보호에 있어 미흡한 점이 있었는가.
"대사관측에서 도와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추석명절과 설 명절 등 1년에 두 번 찾아와서는 어떻게 지내느냐며 안부를 묻는 게 전부였다. 대사관측에 저의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제 경우에 대해서는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끝으로 하실 말씀은
"체포 당시 저는 영어는 물론 필리핀 현지어도 못했다. 체포 당시 옆구리에 권총을 들이댄 사복차림의 네 사람에게 연행되었다. 통나무 가옥 비슷한 곳에 구금된 후 이들로부터 무차별적인 가혹행위를 당했다. 각목은 물론 권총 손잡이로 구타 당했다. 석방과정에서 온갖 노력을 기울여 주신 '테리 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생명의 은인이다. 또한 저의 무죄 석방을 기원해주신 모든 국민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한편 필리핀에서 조씨처럼 살인혐의로 구속된 후 석방되는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조씨의 석방을 주도한 현지교민 테리 구씨는 "무죄를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나 다름 없다"고 조씨의 석방 의미를 부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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