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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자식연합'의 '방아수출공사'를 아십니까? 청룽의 영화를 단골 수입하던 그 영화사가 아닙니다. 이미 <Good Father>와 <적벽대전> 패러디 영상물로 수십 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던 패러디 전문 영화사(?)입니다. 이 화제의 영화사가 최근 신작을 출시했습니다.

제목하야 <채식부족가족>.

두 어린 소녀가 시골에서 할머니와 함께 채소를 따고 있습니다. 어이없게도 이 아이들의 어머니는 비타민C 부족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할머니 밭은 4대강 공사를 안 해서 멀쩡하네~" 싱그러운 오이, 토마토, 가지 등을 밭에서 따는 첫째의 얼굴이 환합니다. 단지 채소에 열광하는 아이들이 할머니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딱한 것들 얼마나 채소가 먹고 싶었으면 그걸 날로 씹어 먹고…."
"날씨가 안 좋아서 채소가 비싸졌는 걸."
"강바닥 헤집는다고 강 옆에 있는 밭을 죄다 갈아 엎어놔서 비싸진 거지 날씨 같은 소리 한다."

아이들은 또 주말에 어머니가 병원에서 돌아온다며 좋아합니다. 좋겠다며 삼겹살이라도 구워 먹겠구나라고 묻는 할머니. 첫째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삼겹살도 비싸고, 무엇보다 상추가 한 근에 오천 원이 넘어서 미국산 쇠고기 사먹는다던 걸?
"그러니? 가카도 싼 음식이 입에 맞는다고 하시니, 뭐…."

이 6분 30초짜리 영상의 등장인물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걸작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주인공들입니다. 원작의 영상에 맞춰 한글자막을 입힌 이 동영상은 작금의 4대강 공사와 채솟값 폭등을 절묘하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이를 만든 '대한민국자식연합'은 <쥐코>, <뼈의 최후통첩>을 잇는 패러디영상을 연이어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유명환 장관도, 천안함도 풍자 대상



"장관님 큰일 하시느라고 바쁘신데 제가 방해를 할 수가 있어야죠. 그렇지 않아도 '가카'마냥 세계를 땀나게 돌아다니시는데… 저도 염치가 있어야죠. '가카'께서 공정한 사회 만드신다고 그렇게 강조를 하셨으면 윗분들 신경 안 쓰이시게 알아서 밑에서 돕고 그랬어야 되는건데… 생각해보면 참 따님도 그런 훌륭한 집안에 계시면서 여태까지 어떻게 계약직 같은 걸 하시고… 참… 제가 가슴이 아파서…."


<좋은 아빠> 'Good Father'는 유별난 자식사랑을 실천하사, 따님을 외교부 특채 5급 공무원으로 만드시다 결국 외교부 장관자리에서 낙마한 유명환 장관을 절묘하게 패러디한 영상입니다. 위 대사는 뒤늦게야 로버트 드니로가 장관인 줄 알고 쫓아온 공무원이 날리는 현실감 넘치는 대사들입니다. 이탈리아계 마피아 조직 가족의 흥망성쇠를 다룬 걸작 <대부2>의 세 장면을 패러디한 이 영상물로 대자연은 언론을 타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명배우 드니로의 연기(?)도 일품이지만, 형식적인 면에서 해석과 대사자막의 절묘한 조화를 주목해 봐야 합니다. "친북젊은이들 북한 가서 살라"던 그 장관에게 들려주는 절묘한 '도치법' 자막입니다. '북한'이란 음성과 비슷한 이탈리어를 자막 시간대에 정확히 맞췄습니다. 네, 창의적인 패러디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역시 능력 있고 집안 좋은 자제분은 생각하는 것부터 틀리다 싶네요. 어떤 놈들은 지 애비 시장이라고 쓰레빠 신고 시장실 드나들면서 축구감독이랑 사진도 찍고 그러는 마당에. 이게 참… 국가공무원 정도 뽑고 그러면 미리미리 신원조회도 철저히 해놓고 그랬어야 되는데… 우리 공무원들이 생각이 짧아 놔서."

안절부절하는 공무원의 행동에 자막을 딱 떨어지게 맞춘 것이나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대사들이 폭소와 씁쓸함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방아수출공사'의 첫 작품은 바로 영화 <적벽대전>의 영상을 이용한 패러디였습니다.

"강바닥을 파내기 위해 백성 몰래 군대까지 동원한 월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의 화살 하나에 배 한척을 잃고 말았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지하에 굴을 파고 들어가 은신하고서는 이 놀랍도록 무서운 화살에 대한 조사를 명하였다.(중략) 결국 한 달이 흘러 이 무서운 화살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는데…."

이 자막만으로도 '천안함 사태'를 패러디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겁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자식연합의 풍자, 패러디 영상물들은 '촌철살인', '재기발랄'이란 수식과 더없이 어울려 보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자식연합이 뭐하는 단체냐고요? 설마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2중대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으시겠죠?

김대중 대통령처럼, 할 일은 너무 많다

"나쁜 정당에 투표하지 말고,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집회에 나가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할 수 있다. 하려고 하면 너무 많다."(2009년 6월 11일 남북 공동선언 9돌 기념식 강연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

대한민국자식연합의 당 기관지 '인당수 印塘水'(korchild.tistory.com) 공지사항에 올라온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 중 일부입니다. 대한민국자식연합은 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이름을 본 떠,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기 위해 만든 트위터(해시태그 #kochild) 기반 커뮤니티로 "대한민국 자식연합은 민주주의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불러주는 노동요라능, 항상 뜨겁게 가도 진빠지고, 그렇다고 우끼고 자빠라지기만 해도 문어된다능…"이라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패러디 영상, 포스터를 생산하기도 하고, 그때그때 기관지 '인당수'를 통해 각종 포토샵, 동영상 등을 활용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당 로고나 당원들의 여가를 위해 발표한 '가카마블'의 경우 인터넷상에서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창당해 2천여 명의 회원을 거느렸으니 여느 정당 못지않은 세(?)를 누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터넷상에 활짝 열려있으나, 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한민국자식연합의 오유석 대표를 29일 새벽 트위터로 인터뷰했습니다.

"더 이상 뚱땡이인 것을 전국적으로다 광고치 않겠다 하지 않았냐능ㅠㅠ"이라는 그에게 대한민국자식연합(이하 대자연)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었습니다. 그 어떤 글이나 기사보다 때로는 인터뷰가 더 진실하고 사실적일 수 있다는 믿음 아래 가감없이 소개합니다.

"쌍욕보단, 비꼼이나 풍자로 웃어서 힘내는 게 특징"



- <대부> 패러디 동영상이 조회수 60만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였다. <쥐코>와 <뼈의 최후통첩> 이후 최고 패러디 영상이 아닌가 싶은데 동영상의 제작배경과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적벽대전>도 그랬지만, 상황 먼저 생각하고 그거에 맞는 영화가 없었는지 기억도 더듬고 한다. 트위터에 올린 건 (9월) 3일, 유 장관 사임은 4일. 금방 묻혀져버릴 '드립'이구나 생각하고 관심 안 뒀다는. ㅡ,.ㅡ;;; 힘 좀 쓴 드립은 묻히고 어설픈 드립이 떠서 희한하다."

- 다른 동영상들은 어떠한가. 주로 어떻게 누구와 작업하나.
"글쓰는 거랑 동영상 작업은 혼자 한다. 그걸 그림으로 만들거나 하는 건 '도화서' 두릴장군이랑 고양이장군이 맡고, 선거 때는 별밤, 모피(이 사람이 애가타)장군이 도와줬다. 힘쓴 건 <나쥐의 역습>이랑 <쥐하드 선언>이었는데 별 반응없었다. ㅠㅠ. 동영상작업은 프리미어, 베가스 기본으로 하고, 그림 작업은 두릴장군이 일러스트, 고양장군이 포토샵, 이렇게 배당되어서 나름 역할제다. 다만 각자 '먹고사니즘'이 있어 제작시간을 당겨보자는 욕구가 있어 속도가 나름 상당히 빠르다. ㅋㅋ"

- 대자연의 결성, 출범 배경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트위터친구 한명이 내가 어버련(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까니까, '그런 소리하믄 잡혀가세요~~' 해서, '닥치라! 지들이 누구 어버인데 어버이를 갖다 붙이냐! 그럼 나도 자식연합맹근다!'라는 취지에서 만듦. '니들은 자식을 대표하느냐?'라는 자문이 있었지만, 자식은 욕으로도 쓰인다는 점에서 가뿐하게 퉁! 거기다가 한글 줄임말은 대자연이 되어서 살짝 은폐가 가능하며, 더불어 영문명 GAKA가 되어서 중의적 표현도 담기고 하더라. 목표는 꼴통박멸!"

- 활동은 주로 트위터를 통해서 하는 건가?
"처음에는 같이 이것저것 만들자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해시태그 달고 당원들이 잘 놀고 있으면 우리가 중간중간 '드립'을 치는 방향으로 은근히 잡히더라. 기본적으로 가카든 정치인이든 잡혀간다는 심약한 소리하면서 노예처럼 살지 말고 시원시원하게 젊은놈처럼 질러라 좀. 독박은 내가 쓰마 해서 만든 거니까 별 불만 없다. 다만 '먹고사니즘'으로 힘든 여러 가지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많다보니까…. 에휴~~ 시간도 그렇고 여러가지 문제는 많음."

- '대자연'만의 트위터 활동 특징은.
"일단 좌든 우든 꼴통은 싫어함. 더불어 누구편이라고 싫은 거 감싸고 가는 거 밥맛인 사람들이 많지 않나. 그래서 초창기에 무슨 무슨 정당타이틀 달고 들어왔던 당원들 중에 튕겨져 나간 사람들도 많다. 기왕이면 쌍욕 해가면서 힘 빼거나 눈물을 글썽거려가며 울부짖는 것보다는 비꼼이나 풍자로 웃어서 힘내는 게 특징?"

- 기관지인 인당수도 그렇고 패러디를 보면 딴지일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원래 수뇌부들이 딴지 보고 좋아라하던 딴지키드들 아니었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처음에는 트위터의 영향력에 대해서 너무 호들갑 떠는 사람들 때문에 좀 저어되었으나 갈수록 트위터는 정치의 핵심무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페이스북이 왠지 자기 집에 친구들 초대하는 기분이라면 트위터는 시장이나 광장에 나와 있는 기분이 든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보다는 트위터가 한국적 상황에서는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좋은 소스라는 생각이 든다."

"돼먹지 못한 행동가들이 현실 정치 환멸 느끼게 한다"

 대한민국자식연합 기관지 <인당수>.
 대한민국자식연합 기관지 <인당수>.
ⓒ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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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러디나 풍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궁금하다. 또 MB 시대의 풍자에 대해서도.
"패러디는 육두문자나 쌍욕이 들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 영상, 게임 등 장르에 대한 제약도 없어야 하고. 이유인 즉 패러디는 기본적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기 때문에 자기가 가진 깜냥을 총 동원해서 되도록이면 레벨을 높여야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정부차원에서 애들한테 무슨 패러디를 가르친다고 주접을 떤 경우가 있었는데, 패러디야말로 자유롭고 제약없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가 가카를 까더라도 쥐박이니 '이명박 XXX' 같은 표현을 안 쓰는 이유는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잠시나마만의 감정적 희열, 그 뒤에 남는 찝찝함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한테 그렇게 다가가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없고. 우리가 '수꼴'을 왜 욕하냐. 근거도 없이 육두문자가 튀어나오는 그 졸렬함 때문에 이성 이전에 감성이 마비되는 거 아니냐. 패러디는 기본적으로 위에서부터의 시선이어서 그 나름의 품위는 반드시 유지해야 되는 거다. 정 품위유지가 힘들면 최소한 쌍욕이나 육두문자는 좀 배제하고 들어가는 게 낫다. 가카나 쥐마저도 쌍욕의 범주에 넣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 지난 지방선거 이후 트위터와 대자연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진 것 같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전망하나?
"20~30대가 주역이 되었다는 통계자료를 가지고 트위터가 뭔가 이루어냈다는 생각이 트위터상에는 존재하는 거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이전의 웹 베이스와는 뭔가 다른 움직임이 있었으니까. 뭐 우리 당원들도 나름 한 삽 거들었다고 좋아 한다."

- 원래 이렇게 정치적인 인간이었나?
"(그런 거) 전혀 없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먹고사니즘'에 빠져 살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었다."

- 앞으로 대자연, 그리고 인당수를 어떻게 키우고 싶나? 대한민국어버이연합에 버금가는 '단체'로 만드셔야 하지 않겠나? 하고 싶었는데 140자 제한에 걸려 하지 못한 얘기가 있다면 덧붙여 달라.
"무슨 계획을 따로 가지고 있거나 어떤 목적성을 띠고 싶지는 않다. 프레임을 가지고 바람을 일으키는 일 따위도 구식이고 추하다고 본다. 내용상으로 좋은 이슈가 있고 건설적이라면, 또 메시지의 형태가 쿨하면 받아들여지고 추하면 버려지지 않나싶다. 난 촛불집회는 커녕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 김대중 대통령 국장도 집에서 TV로만 본 사람이다. 굳이 몸을 움직여서 어떤 무브먼트에 참여해야만 그것을 참여로 인식하는 자체가 정말로 말도 못하게 구식이라고 본다. 결국 뜻 맞는 사람 중에 오프라인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만 끼리끼리 모여서 자기들끼리 기 모으고 끝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실제로 이 나라의 움직임에 동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집에서 하루 쉬는 귀찮음을 털고 일어나는 유권자이지, 앞에 나서서 나팔불어대는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또 그 '귀차니즘'에 물든 유권자들은 온라인을 통해서 보다 더 상호소통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며 건설적이며 효율적이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괄적인 담론이고 특정한 사항이 생겼을 경우에 이를 알리려 앞에 나서는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은 아니다. 다만 앉아있는 사람 싸잡아 욕하려 드는 돼먹지 못한 행동가들이 그만큼 현실의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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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