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조선 후기 정조 임금 시대 당대에 뛰어난 문장가로 손꼽혔던 저암 유한준(1732∼1811)은 당대의 수장가였던 김광국의 석농화원에 부친 발문에서 이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드는 농촌의 가을 풍경이 이채롭다. 추수를 앞둔 가을녘 들판에는 벼가 익어가며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또한 농로길 옆에는 어여쁜 코스모스가 곱게 피었다.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에 신이 난 듯 한들한들 고개를 흔들어 댄다.
예전 같으면 이 무렵이면 이미 추수가 끝났거나 아니면 한참 추수철인데 올해는 윤달로 인해 추석이 너무 빨리 찾아와 추수를 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이 때문에 추석 때 객지에서 고향을 찾았던 자식들은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고향에 계신 나이든 부모님이 가을걷이를 혼자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해 두해 세월이 갈수록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은 이제 예전과 같지 않다. 그래서 더 많이 보이게 되고 더 알게되니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애착도 전과 같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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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양면 관기길 도로에 추석때 고향을 찾는 귀성객을 환영하는 펼침막이 그대로 걸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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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추석이 지났지만 마을로 들어가는 곳곳에는 고향방문을 환영하는 펼침막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면 마치 또다시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펼침막의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부모님 한번 안아 드리세요부모님께 효도하는 추석명절 되세요형님! 아우님! 고향 오심을 환영합니다.풍요로운 추석 가족과 함께 웃음풍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앞권은 바로 그 다음이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 용돈 현찰 많이 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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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펼침막에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은 용돈을 현금으로 많이 드리는 길이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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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에 부모님께 효도 못한 자식들은 아무래도 이 문구를 보면 지금이라도 부모님께 용돈 더 많이 부쳐 드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