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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씨, 안녕하신가요? <오마이뉴스>는 13일 뗏목을 타고 당신의 편치않은 뱃속으로 들어가 청진기를 들이대려고 700리 뱃길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첫날 내성천 회룡포를 지나 삼강주막에서 출발, 상주 경천대까지 내려온 우리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뗏목이 파손돼 부득이하게 뭍으로 올라와 새로운 육상 여행을 시작합니다.

홍수예방, 수질개선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의 창자를 파헤치고, 농지리모델링이란 급조된 명분을 내세워 비옥한 땅을 불모지로 만드는 4대강 사업. 당신의 장기를 파헤치는 공정이 30%정도 진행됐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살아있는, 그래서 살릴만한 가치가 충분한 당신의 '생얼'을 그대로 보여줄 예정입니다. 현장 상황은 실시간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며, 동영상 기사로도 송고됩니다. 시민기자와 누리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4대강 사업을 벌이며 낙동강에서 준설한 모래와 자갈을 '농지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농민들에게 보상비를 주고 확보한 논에 쌓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서 불도저와 트럭이 논에 준설토를 쏟아 붇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벌이며 낙동강에서 준설한 모래와 자갈을 '농지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농민들에게 보상비를 주고 확보한 논에 쌓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서 불도저와 트럭이 논에 준설토를 쏟아 붇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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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길에 있는 마을 주민들에게 한 번 물어 봐라. 4대강 사업 쌍수 들고 환영한다는 사람이 95%일 거다."

4대강 반대 여론이 70%를 육박한다는데, 아무리 낙동강 지역이라 해도 30%는 되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95%란다. 그것도 쌍수 들고 환영하는 사람이. 자신'만' 4대강에 반대한다는 김태건 상주환경농업협회 부회장의 낙동강변 민심 진단이다. 

 [현장] 낙동강 들판 점령한 '모래 무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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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수 들고 4대강 환영 95%, 낙동강변 민심 속내는

주민여망 무시하는 사업반대활동 우리는 싫어한다
- 상주시 중동면 발전협의회

경북 상주의 죽암마을 초입에 걸린 플래카드. 주민 몇 명이 나서서 선동하는 게 아니라 이곳 마을주민들의 솔직한 민심이란다. 

'낙동강 1경' 경천대 건너편 죽암마을은 낙동강 사업의 농지 리모델링 지구로 선정됐다. 정부는 낙동강 강바닥에서 퍼올린 모래를 쌓기 위해 인근 저지대 농지를 리모델링 지구로 선정했다. 모래를 쌓을 수 있도록 농지를 빌려주면 사업이 끝난 2년 후에는 지대도 높여주고 반듯반듯하게 구획해 주겠다는 것. 경북에만 구미시를 비롯한 8개 시군 60개 지구가 선정됐으며 이미 30개 지구에 모래를 쌓고 있다.

리모델링 지구로 선정된 죽암마을 입구의 논에는 잡풀들만 가득했다. 아직 모래는 쌓이지 않은 상태다. 50여 가구가 채 안 되는 죽암마을에 남은 농지는 채 절반이 안 된다. 민가 바로 앞까지 모래가 쌓일 예정이다.

"(사업반대활동) 환영해서 뭐합니까?"

난데없이 끼어든 낯선 목소리. 바로 옆 낙동강 사업현장의 직원이다. 자기도 이곳 주민이라는 그는 주민들은 나쁠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주민들은 나쁠 게 하나 없지요. 낙동강 사업해서…. 올해는 강창교가 한 번도 안 넘었습니다. 매년 4~5번씩 넘쳤는데. 다 4대강 사업 덕분입니다."

죽암마을로 들어오는 다리인 강창교는 수위가 낮아 큰 비가 오면 잠기는 게 다반사였다. 4, 5월부터 시작해서 추석까지 많으면 13번까지 잠겼다. 하지만 낙동강 공사가 시작된 올해에는 신기하게 한 번도 침수가 없었다. 강바닥의 모래를 퍼내 수심이 깊어지고 수량도 늘어난 덕분이라는 것. 듣고 보니 정말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죽암마을이 누린 혜택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주민들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4대강 사업을 벌이며 낙동강에서 준설한 모래와 자갈을 '농지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농민들에게 보상비를 주고 확보한 논에 쌓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서 보상비를 받고 농사를 짓고 있지 않는 한 농민이 불도저와 트럭이 논에 준설토를 쏟아붇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벌이며 낙동강에서 준설한 모래와 자갈을 '농지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농민들에게 보상비를 주고 확보한 논에 쌓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서 보상비를 받고 농사를 짓고 있지 않는 한 농민이 불도저와 트럭이 논에 준설토를 쏟아붇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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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사업 반대하던 이장, 죽일 놈 됐다"

리모델링 부지로 선정되면 2년 동안 땅을 놀리게 되니 정부에서 보상금이 나온다. 그런데 그 보상금 인심이 무척 훈훈하다. 뼈 빠지게 농사지어도 평당 2000원 정도 남는데, 평당 5000원씩 쳐준단다. 그걸 2년치를 받으니 사실상 3년 농사 이상의 목돈이 한 번에 들어온 셈이다. 김태건 부회장은 여기서는 자기처럼 반대하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다.

"어떤 곳은 리모델링 사업 반대한 이장이 주민들을 설득했다. 그래서 그쪽은 안 들어갔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들 돈 받는 거 보니까 왜 우리는 안했나 이렇게 됐다. 결국 이장이 죽일 놈이 됐다."

농사도 안 짓는데 주머니는 두둑해지고 김 부회장 말대로 반대하면 이상한 사람이 될 법하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이득을 보는 건 아니다. 김 부회장처럼 농약을 일체 쓰지 않는 유기농법을 하는 사람들은 손해가 막심하다. 저농약 등의 단계를 거쳐 유기농법을 하기까지는 7년 정도가 필요하다. 농사를 짓지 않는 2년까지 치면 올해부터 9년 뒤에야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이 유기농이 아닌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이곳에서는 4대강 사업 반대 목소리를 찾기 어렵다.

"주민들은 반대하는 이유를 몰라. 시청이나 면에서는 이장, 새마을부녀회 통해서 좋은 것만 보여주고 광고한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있다. 낙동강 사업을 해서 물깊이가 7m 정도 되면 틀림없이 가을에는 안개가 낀다. 그럼 작황에 바로바로 영향이 온다. 벼농사뿐만 아니라 고추, 오이 등 작물에도 피해가 갈 거다."

 14일 오후 4대강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낙동강 준설토를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 넓은 논에 쏟아붇고 있다. 보상을 받은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은 논에는 키큰 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14일 오후 4대강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낙동강 준설토를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 넓은 논에 쏟아붇고 있다. 보상을 받은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은 논에는 키큰 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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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한마리당 200만원 준다더니... 이젠 무조건 나가라?

"공사 시작하기 전엔 소 한마리당 200만 원씩 준다고 주민 선동했다. 50마리만 키워도 1억 아니에요? 그래서 처음엔 다 찬성했다. 지금은 나 몰라라다."

상주 아래의 구미시 문제는 좀 더 복잡했다. 비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축산농가의 보상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 축산농가 10여 가구 정도가 리모델링 부지로 선정됐는데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축사를 허물고 땅을 내줘서 소를 키우지 못하니 당연히 그에 대한 보상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리 당 2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보상이 시작되자 축사의 지상물 보상과 소 이전 비용만 지급됐을 뿐 소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밭농사 논농사 짓는 사람들은 다른 땅이라도 찾아보지만 소들은 2년 동안 달리 처분할 방법이 없다. 축산의 특성상 이전이나 폐업도 쉽지 않다.

"2년 동안 소를 어떻게 합니까? 시세가 떨어져서 팔지도 못하고…. 농어촌공사에 가서 물어보면 그건 자기네 알바 아니라고 합니다. 무조건 나가라고 합니다. 3개월 기한을 줬으니 나가라. 나가서 다른 곳에서 소를 먹이든지 팔든지 니들 맘대로 해라 이러지요."

김현철(53) 도개면 용산리 이장도 사업 초기엔 앞장서서 주민들 공사 승낙서를 받아줬다. 실제 보상이 이뤄지기도 전에 공사가 시작됐지만 정부 말만 믿었다.

"작년 6월인가 설명회 할 때도 이런 식은 아니었거든요. 물론 대책이 완벽하지는 않았어요. 내가 봐도 너무 급하게…. 내가 이장이니까 주민들 공사 승낙서도 받아다 줬지요. 근데 이제 와서 축사는 농사짓는 게 아니라서 보상 못 주겠다 이겁니다. 소 먹이는 사람은 어디 가서 하소연합니까. 법으로 하라 이러는데 농민들이 법을 압니까?"

낙동강변에 뿌려진 돈다발은 주민들의 삶을 쥐고 흔들어 대고 있었다. 또 다른 문제는 임대차농. 구미만 해도 지주는 따로 농사짓는 사람 따로인 '임대차'가 50%에 달한다. 정부는 경작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하지만 지주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아 또 다른 분쟁을 낳고 있다.

자기 땅이 없는 임대차농은 계속 농사를 지으려면 지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임대차 계약은 지주가 해지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또 자기 땅에서 돈이 나온다는데 가만히 있을 지주는 없다. 결국 농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보상금을 떼어 줄 수밖에.

"남의 땅 빌려서 농사짓던 사람이 쪽박 차고 있다. 2년 동안 지을 땅도 없어지고 보상금도 주인한테 반 이상 떼주고…. 실제로 농사 못 지어서 피해보는 건 이 사람들인데 돈은 주인들이 받아가고 있다."

김동환(47)씨는 정부가 나서서 명확한 선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합의'만을 강조하고 있다. 지주와 임대차농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 이는 주체인 정부는 쏙 빠진 채 지역민들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2년 후에 낙동강변에서 농사지을 수 있겠습니까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서 준설된 대규모 모래와 자갈이 '농지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인근 논에 쏟아부어지고 있다. 14일 오후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 쌓여 있는 준설토에는 풀이 거의 자라지 않는 반면 원래 논에 있던 흙에서는 많은 풀이 자라고 있다. '농지리모델링 사업'은 원래 논에 있던 흙을 걷어낸뒤 준설토를 집어 넣고 그 위에 원래 있던 흙을 덮게 된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서 준설된 대규모 모래와 자갈이 '농지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인근 논에 쏟아부어지고 있다. 14일 오후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 쌓여 있는 준설토에는 풀이 거의 자라지 않는 반면 원래 논에 있던 흙에서는 많은 풀이 자라고 있다. '농지리모델링 사업'은 원래 논에 있던 흙을 걷어낸뒤 준설토를 집어 넣고 그 위에 원래 있던 흙을 덮게 된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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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서 4대강 사업으로 준설된 낙동강 모래와 자갈이 '농지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논에 쏟아부어지고 있다. 기자가 손으로 준설토를 들자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다.
 '농지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논에 쏟아부어지고 있는 낙동강 모래와 자갈을 기자가 손으로 들자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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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은 이미 파헤쳐졌고 농민들은 농지를 모두 내놓았다. 일사천리 속전속결로 사업이 진행된 탓이다. 공사가 진행될수록 반발은 잦아들겠지만 문제는 2년 후다. 낙동강 사업이 끝나면 농민들은 예전처럼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김동환씨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정부는 공사가 끝나면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지금 쌓고 있는 모래 위에 이전 땅을 덮어주겠다고 한다. 제대로 농사를 지으려면 이전 땅을 1m 이상 덮어 지력을 회복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어림없다는 것.

"지금 농지에서 땅 파는 거 보면 30cm도 안 판다. 2년 후에 그 흙으로 채울 건데, 안 봐도 불 보듯 뻔한 거다. 지금은 200평당 117만 원 받아먹지만 나중엔 흙이 모자라 농사짓는 사람이 흙을 사서 넣어야 한다. 그렇게 객토하는 데 트럭 한 차에 4~5만 원이다. 200평에 스무 차만 넣어도 100만 원이다. 사람 애 먹고 돈은 돈대로 들고 땅은 황폐해지고…. 그럼 문제점들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14일 오후 경북 구미시 낙동강 구간에 건설중인 구미보.
 14일 오후 경북 구미시 낙동강 구간에 건설중인 구미보.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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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역시 예상되고 있다. 구미보가 생겨 물을 가두고 강폭을 넓혀 수량이 많아지면 안개가 생길 거라는 것. 김씨가 설명회 때도 안개 문제를 몇 번이나 물어봤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

"안동댐이나 임하댐 지을 때도 안개 피해 보상이 있었다. 그런데 4대강에는 말도 없다. 구미나 상주는 곶감을 많이 하는데 안개는 곶감에 치명적이다. 하우스 농사도 일조량 부족하면 피해가 온다. 또 마나 우엉은 낙동강변 생산량이 꽤 많다. 앞으로 이런 작물들은 공급이 많이 줄 거다."

4대강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후 어떤 변화나 피해가 생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나빠진 토질 탓에 농사를 못 짓게 된 농민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안개 때문에 생산량이 줄어 농산물 가격이 얼마나 폭등할지 2년 후면 여실히 알게 될 것이다. 김동환씨는 반대할 엄두가 나지 않아 농민들이 가만히 있는 거라고 했다.

"촌사람 안 그렇습니까. 죽어 봐야 저승을 안다고. 낙동강 수위 높아지고 보 다 들어서면 엄청난 피해가 올 겁니다. 햇빛 못 보는데 되는 작물이 뭐 있습니까."

* '낙동강은 강이다' 특별취재팀(트위터 해시태그 : #낙동강은강이다_)
취재 : 김병기 국장, 김경년 부장, 박순옥-최지용 기자
사진 : 권우성 팀장
동영상 : 박정호-오대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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