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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1시 태풍 곤파스가 북상하는 가운데 여수 범대위 회원들이 '비리 정치인 사퇴하라'며 우산을 치켜든 채 규탄집회를 열고있다.
 1일 오후 1시 태풍 곤파스가 북상하는 가운데 여수 범대위 회원들이 '비리 정치인 사퇴하라'며 우산을 치켜든 채 규탄집회를 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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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태풍 곤파스의 북상으로 해변의 도시 여수의 날씨는 심상찮았다. 그런데도 여수시의회 앞에서 '비리 정치인 사퇴하라'며 우산을 치켜든 시민단체의 비리척결 운동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여수는 지금 불행하다. 전 여수시장의 야간경관뇌물사건에 이어 오 전 시장이 시의원들과 함께 이순신광장조성사업 대가로 밝혀진 8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수한 오 전 시장과 전현직 시의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로 여수 정가는 그야말로 메가톤급 태풍전야를 맞고 있다.

"야간경관 사업 관련 비리 시의원 제명하라"

여기에 비리 시의원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사퇴압박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 9월1일부터 16일간 여수시의회는 제127차 정례회의를 연다. 여기에 맞춰 여수지역 정치개혁 및 비리척결 범대책위(집행위원장 김미경 이하 범대위)는 9월 1일을 '시의회 개혁의 날'로 선포하고 여수시의회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사퇴 촉구 1만 명 서명운동을 벌여 시의회에 정식 제출할 계획이다.

범대위는 뇌물비리 시.도의원 사퇴 1만명 서명 운동을 통해 시의회에 제출 한다는 방침이다.
 범대위는 뇌물비리 시.도의원 사퇴 1만명 서명 운동을 통해 시의회에 제출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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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시장의 주연과 시의회의 조연으로 승인된 무분별한 개발사업은 사업 중 비리로 중단된 야간경관조성사업(400억 원) 이외에도 이순신광장조성사업(460억 원), 웅천생태터널 조성사업(92억 원), 웅천지구 인공해수욕장 조성사업(84억 원),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등이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도심개발사업단장인 김아무개(59) 전 국장은 야간경관 조명사업 시공업체인 나토피아 대표인 남아무개(51)씨에게 3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1일 구속됐다. 김씨는 이 돈 가운데 1억 원을 오 시장 측근인 주아무개(67)씨에게 전달했고, 주씨는 이 돈을 300만~1000만 원으로 나눠 현직 시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대위는 현재 엄정수사 및 비리 시의원 사퇴촉구를 위해 43일째 여수 경찰서와 시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또 매주 목요일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주요 공원을 돌며 촛불문화제를 열어 5차째를 맞고 있다.

범대위에 따르면 ▲ 야간경관조명사업 비리사건 엄중수사 촉구 기자회견(6/28) ▲  비리 시의원 사퇴촉구 및 지역 정치개혁 결의대회(7/12) ▲ 엄정수사 및 비리 시의원 즉각 사퇴촉구 촛불문화제(7/22) ▲ 청렴서약서 서명결과 인터뷰(순천KBS 7/26) ▲ 오 전시장 경찰서 출두에 따른 성명서 발표(8/18) ▲ 촛불문화제 집회신고서 제출(8/31) ▲ 시의회 개혁의 날 선포 집회(9/1) 등의 활동을 해왔다. 

여수시 야간경관사업 비리에 연루된 시의원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물음에 수사당국이 즉각 구속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스티커가 붙어있다.
 여수시 야간경관사업 비리에 연루된 시의원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물음에 수사당국이 즉각 구속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스티커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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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리에 모인 50여 명의 범대위 회원들은 비리로 얼룩진 여수 시의회를 규탄하고 시민들과 동떨어진 반성 없는 시의회를 질타했다. 이기봉 여수건설노조 전 위원장은 "요즘 정말 여수시민으로서 창피해서 낯을 들고 다닐 수 가 없다"며 "전라도에 뿌리를 박은 민주당이 시민들을 우롱한 데 대해 이제 여수시민들이 눈을 돌려야 한다"며 비리의 온상이 된 민주당을 성토했다.

이어 "이런 비리시의원을 감싸고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부터 여수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해야 하고 시민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인물을 뽑아 깨끗한 정치가 되도록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전남도당은 '비리시의원 제명하여 시민앞에 사죄하라'는 홍보물을 차량이 등장했다.
 진보신당 전남도당은 '비리시의원 제명하여 시민앞에 사죄하라'는 홍보물을 차량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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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서약서 제출 안한 시의원 "내가 결정할 문제 아니다"

성혜란 여수YWCA 부장은 "태풍이 오는 와중에 일터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 납득이 안 간다"면서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시민들이 나서서 비리 정치인 척결에 몰두하고 있는 꼴이 우습지만 자정능력을 상실한 시의회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녀는 또 "시민단체가 요구한 청렴서약서를 두고 26명의 시의원 중 2명만 서명을 한 것에 대해 잘 아는 시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왜 내실 분이 안 냈냐?"라고 했더니 "이것은 개인적으로 쓸 문제가 아니라 당에서 회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는 어이없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범대위 회원들이 뇌물 정치인 OUT이라는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펼치고 있다.
 범대위 회원들이 뇌물 정치인 OUT이라는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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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부장은 "청렴서약서는 6대 시의원들이 뇌물정치와 이권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시민단체와의 약속인데, 선거 때는 시민의 머슴으로 봉사하겠다는 양반들이 시의원 완장을 찬 후 180도 달라진 모습에 울분을 감출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김태성 시민협 국장은 "오늘 시의회가 안건심의를 하고 있는데 그간 시민단체에서 반대해온 무분별한 개발의 대가로 뇌물을 챙기고도 한치의 반성도 없이 의원석에 버젓이 앉아 예산을 심의 중"이라며 "시민 혈세를 호주머니에 챙기고도 의원 행세하는 부도덕한 일부 시의원을 퇴출해 진정한 의회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정없는 시의회 "비리를 위한 모의로 밖에 안 보인다" 성토

뇌물을 받은 지방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이 펼쳐진 가운데 정회선 범대위 공동위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뇌물을 받은 지방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이 펼쳐진 가운데 정회선 범대위 공동위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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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회선 범대위 공동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대의에 입각해서 이 자리에 섰다. 그간 시의회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시민단체에서 요구한 중요 현안에 대해 해결하지 않고 예산을 집행하는 시의회는 비리를 위한 모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공무원과 시의원도 다수가 있다"면서 "의회뿐 아니라 여수시도 깊은 반성과 석고대죄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문갑태(40)씨는 "올바른 시의원을 뽑지 않으면 아름다운 여수가 부패와 타락의 도시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여수 시민들이 서울 시민들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시의회는 시민들을 무시하면 다음 선거에서 선택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들을 섬긴다. 그러나 이곳은 아직 1당 독식 구조 속에 비리의 온상이 아직도 뿌리 박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여수시의회, #범대위, #청렴서약서, #뇌물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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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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