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상황실 활동가들과 상황실을 방문한 이들이 이포보 공사현장을 방문해 배터리를 지급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2신 : 31일 오후 7시 40분]

 

이포보와의 교신 또 끊겨... 업체 측 배터리 지급 거부

 

이포보 고공농성자들과의 교신이 또 끊겼다. 지난 30일 지급된 무전기 배터리가 하루 만에 방전됐기 때문. 본래 남한강 제3공구 건설을 전담하고 있는 대림산업 측은 배터리가 방전되면 다른 배터리를 곧장 이포보 농성현장으로 올려 보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하루 사이 입장이 바뀌었다. 무전기가 제보 역할을 톡톡히 한 탓이다.

 

박창재 이포보 상황실장은 31일 "업체 측에서 무전기를 공사장 감시하는 용도로 썼다는 이유로 배터리 지급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전날(30일) 오후 무전기를 전해 받은 이포보 농성자들은 "이포보 두 번째 교각 아래에 기름이 유출된 것 같다, 검은 흙이 보인다"고 상황실에 제보를 했다. 상황실은 재빨리 움직여 환경부에 신고를 했고, 여주 환경과에서 현장을 방문해 흙을 채취했다. 확인 결과 기름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업체 측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배터리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박 상황실장은 "안전 문제에 대비해 무전기를 올린 것은 맞지만 그 외의 용도로 쓰면 안 된다고 그 누구도 정한 바 없다"며 "합의된 사항을 자기네들 입맛대로 해석하며 약속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 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시급한 상황인데 농성자들의 안전과 건강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업체 측의 이러한 태도는 농성 장기화만을 가져올 뿐"이라고 덧붙였다.

 

업체 측의 약속 불이행에 상황실은 적극적으로 업체에 항의하고 있다. 상황실을 방문한 이들도 이포보 건설 현장 앞으로 찾아가 "배터리를 지급하라, 약속을 이행하라"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업체 측은 배터리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깃발을 들고 나선 이포보 순회 길

 

[1신 : 31일 오후 5시 45분]

 

"MB 점지한 삼신 할매, 그러는 거 아니야"

 

4대강 살리기 사업 반대 이포보 농성 10일차인 31일. 어제에 이어 날이 흐리다. 다행이다. 여기에선 구름 낀 날이 가장 대접 받는다. 날이 맑으면 이포보 위 농성자들이 더위에 지칠까 걱정이고, 비바람이 몰아칠 때면 농성자들이 위험할까 봐 걱정이다.

 

가장 무덥고, 가장 극성스러운 한여름에 '4대강 죽이기' 공사를 중단하라며 이포보에 올라간 농성자들이 감수해야 할 불편 중 하나다. 이 여름에 이포보에 올라간 농성자들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실 활동가들이 감당해야 할 마음의 짐 중 하나다.

 

이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와 회원 20여 명이 상황실을 찾았다. 오후 2시, 방문객들은 이포대교 순회길에 올랐다. 상황실에서 이포보 공사 현장을 지나 이포대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다. 저마다 응원하는 말들을 개인 펼침막에 적고, '강을 섬긴다'는 조끼를 걸쳐 입고 나선 길이다.

 

생명이 깨어나기엔 너무 탁한 물... 금모래 은모래는 어디로

 

 이포보에는 '생명이 깨어는 한강 빛나는 여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한창 공사 중인 이포대교 옆 이포보의 흉물스러운 구조물들이 강을 가로막고 있다. 이 구조물에는 "생명이 깨어나는 한강, 빛나는 여주를 만들겠습니다"라 적혀 있다.

 

그러나 '생명'이 깨어나기엔 물이 너무 탁했다. '4대강을 살린다'며 강바닥을 파헤쳐 흙물이 되어 버린 탓이었다. 무리한 준설 공사로 '빛나던' 금모래, 은모래는 모두 퍼올려졌다. 남한강 수위가 낮아 얕음에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강물은 탁했다.

 

 무리한 준설작업으로 남한강 중간에 턱이 생겨 물이 빙빙 돌고 있다.

 남한강 강변에 은모래는 사라지고 덤프트럭이 지나간 자국만 남았다.
 이포대교에 오른 환경연합 회원들이 남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이포대교 위에서 바라본 남한강의 모습은 더 처참했다. 무차별적인 준설공사로 강 한 가운데 턱이 만들어졌고, 그 턱 때문에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빙빙 돌고 있었다. 남한강에는 거품이 잔뜩 끼어 있었다.

 

흙탕물에 물고기가 제대로 살아갈 리 만무하다. 물고기 개체수가 줄자 새도 줄었다. 이양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해 먹이수가 줄자, 이곳에 있던 새 중 70%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먹이사슬이 무너진 남한강은 점차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는 강이 돼가고 있다.

 

푸르기만한 국토해양부의 4대강 청사진

 

 푸르기만한 국토해양부의 남한강 조감도.

이런 상황에도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청사진은 푸르기만 하다. 공사현장 옆에 세워둔 남한강의 미래 조감도는 지금과 사뭇 다르다. 조감도에는 야외 풀장처럼 만들어진 수중 공원(다리 가운데 둥그런 곳)에 사람들이 들어가 놀고 있는 모습을 그려 놓았다. 죽은 강을 옆에 두고 누가 몸을 담글지 의문이지만 그림 속 사람들은 즐거워 보인다.

 

멋들어진 곡선으로 뻗은 '보'는 언뜻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나 함께 조감도를 바라본 서울환경연합 회원은 "높이 20m가 보라고? 댐이 아니고? 눈 가리고 아웅도 아니고"라며 혀를 찬다. 보로 강의 흐름을 차곡차곡 막으면 고인 물이 오염될 수밖에 없다고 외치는 이들의 부르짖음과 대비되는 파랗고 깨끗한 물이 그려진 조감도 앞에서 회원들은 "답답함을 느낀다"고 했다. 현실과 상반되는 꿈같은 그림이 4대강 반대를 외치는 이들과 정부 사이의 불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남한강 상류의 모습이다.

이포대교를 건너 남한강 상류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포클레인의 삽질이 닿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이 보인다. 적당히 평평한 바위에 흰 새 한 마리가 앉아있다. 금모래, 은모래를 자랑하던 그 남한강이 거기 있었다.

 

다시 상황실로 돌아오는 길, 한 방문자가 적어 놓은 개인 현수막에 눈이 간다.

 

"MB 점지하신 삼신 할매는 각성하라, 그러는 거 아니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