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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만에 신보 7집 <풍류>를 발표한 DJ DOC.
 6년 만에 신보 7집 <풍류>를 발표한 DJ DOC.
ⓒ 부다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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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 수학여행을 떠나는 버스 안. 그 불같은 곳에서 이 형님들의 4집 <삐걱삐걱>을 들었을 때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곧 머릿속이 시원해졌다. 왠지 모를 뒷골목 '양아'의 느낌이 나는 그 형님들은, 당시 내가 가진 세상에 대한 불만과 질문을 대신해서 불러주고 있었던 것이다.

돌아보면 'DJ DOC'는 늘 그랬던 것 같다. 아무리 뒷말이 무성해도 그들만이 가진 고유한 색깔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었다. DOC가 처음 등장한 1994년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말이다.

DJ DOC의 전환점 4집 <삐걱삐걱>

물론 4집 이전, 그러니까 그들이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찾기 이전에 발표된 이승호의 '머피의 법칙', 히트 작곡가 윤일상의 '겨울 이야기', '미녀와 야수'. 혹은 박근태의 '나의 성공담'이나 3.5집 <썸머(Summer)>에 실린 '여름 이야기'와 같은 곡들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DOC와는 분명 차이가 있는 음악이었다.

이런 곡들은 DOC에게 분명 대중적인 인기와 명성을 부여했지만, 동시에 DOC는 그들이 하고 싶었던 '힙합'보다는 가요계에서 그저 그런 정도의 댄스 음악을 하는 팀이라는 편견을 심어주기에도 충분했던 곡 들이기도 했던 탓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4집 <삐걱삐걱>부터 그들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많은 대중들에게 그들의 4집은 '관광버스 춤'으로 유명한 'DOC와 춤을'로 기억할지 모르지만, 이 음반의 백미는 사실 드러머 남궁연, 박해운과의 합작을 통한 DOC의 음악적 확장, 그리고 장중한 애국가의 도입부가 들리며 세상을 내리까는 가사가 돋보이는 '삐걱삐걱'. 당시 가요계의 현실과 몇몇 가수들을 디스(diss)하는 '모르겠어?'. 애초에 DOC가 타이틀곡으로 정하려 했던 훵키의 세련됨이 녹아있는 'Everybody'와 같은 곡들이었다.

최고의 명반, 5집 <The Life...DOC Blues>

 DJ DOC의 5집 [The Life...DOC Blues]
 DJ DOC의 5집 [The Life...DOC Blues]
ⓒ D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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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후에 알다시피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빛나는 음반이자, 당당하게 '연소자 이용불가'라는 빨간 딱지가 붙은 그들의 5집 <더 라이프... 디오씨 블루스(The Life...DOC Blues)>에서 프로듀서를 맡은 이하늘과 DOC의 능력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또한 이하늘은 이 5집에서 그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힙합'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아울러 대중들이 좋아하는 그들의 댄스튠의 합일점을 완벽에 가깝게 믹스시키는 데 성공한다.

'L.I.E'나 '포조리', '부익부 빈익빈'과 같이 그들이 좋아하던 런 디엠씨(Run-D.M.C)의 향이 물씬 풍기는 힙합 사운드. 아울러 4집 부터 함께한 남궁연의 감각적인 비트가 돋보이는 'Boogie Night'나 그들의 최강 히트곡 'Run To You'와 같은 댄스곡들 역시 최상의 완성도로 빼곡히 담겨져 있는 음반이 바로 그들의 5집이었던 것이다.

특히 DOC의 대표곡으로 자리잡은 보니엠(Boney M)의 'Daddy Cool'의 샘플링 곡 'Run To You'는 이 정도의 샘플링이면 '창조'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이기에 아무런 이견을 달수가 없을 만큼 잘 만들어진 곡이었다. 

그리고 이후에 발매된 6집 <섹스 앤 러브... 해피니스(Sex and Love..Happiness)>에서도 그들의 실력은 나쁘지 않게 발휘됐다. 김창렬이 직접 프로듀싱해서 만들어진 그들의 6집은 크루세이더스(The Crusaders), 랜디 크로포드(Randy Crawford)의 'Street Life'를 샘플링한 동명의 'Street Life'. 최필강이 작곡한 'I Wanna(Drop It, Like It'S Hot)'와 같은 좋은 곡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보컬 트랙과 상업성에 대한 지적, 또한 외설시비와 맞물려 5집과 같은 커다란 반향을 재연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DOC는 6년 동안 깊은 잠수에 들어간다.

6년 만에 신보 7집 <풍류>

 DJ DOC의 7집 [풍류]
 DJ DOC의 7집 [풍류]
ⓒ 엠넷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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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9일. 티저영상을 통해 감질 맛나게 그들의 새로운 음악을 찔끔찔끔 들려주던 DOC의 신보가 드디어 발매됐다. 이름하여 7집 <풍류>.

누구 말마따나 기다리다 현기증날 뻔한 그들의 신보를 처음 듣는 순간, 예전 수학여행 버스 안에서의 마음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한 마디로 반가웠다. 음악을 듣기 전에 이런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다.

5집 이후 다시 프로듀서를 맡은 이하늘과 과거 6집에서 함께했던 싸이, 라임버스를 비롯해 언타이틀의 유건형, 레드 락, 스모키 제이, 스토니 스컹크의 스컬, 용감한 형제 등이 작곡에 참여해 7집 <풍류>는 그렇게 완성됐다.

얼핏 봐도 과거와는 달리 힙합씬에서 이름을 날리는 뮤지션들과의 합작이 많이 눈에 띤다. 실제로 아이비나 이승환, 김장훈이 피처링한 곡들이나 최근 자가 복제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도 받는 '용감한 형제'가 만든 오토튠보다는, 힙합뮤지션들이 모두가 함께한 곡들이 훨씬 더 가슴에 와 닿는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양동근이 보코더로 노래하며 피처링한 첫 번째 트랙 'In To The Rain'을 비롯해서, 무브먼트의 수장 타이거 JK, 비지, 라임버스의 제이덕, 셔니슬로, 양동근이 피처링한 7번째 트랙인 '이리로'. 그리고 마부스와 제이켠, 스윙스, 딥플로우, 비프리가 참여한 '서커스'와 같은 곡들은 이 음반이 가지는 진짜 가치를 노래한다.

특히 '이리로'에서 함께 들리는 타이거 JK와 셔니슬로의 랩핑이나, '부다 앤 YG, 그리고 무브먼트 자~싸우지 말고 악수~'라고 말하는 이하늘의 익살스러운 목소리는 어떠한 의미로 감동마저 전해온다. 그렇다고 해서 타이틀곡인 '나 이런 사람이야'나 용감한 형제의 '투게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두 곡만 듣고 이번 7집 <풍류> 전체를 들었다고 착각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데뷔 16년에도 '1위'를 일궈내는 그들의 저력

 데뷔 16년에도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그들은 '그런 사람'이다.
 데뷔 16년에도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그들은 '그런 사람'이다.
ⓒ 부다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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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이번 음반은 과거와 같은 독기 어린 음악은 조금 줄어든 느낌이다.

물론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이하늘의 전 여자 친구와의 트러블을 다룬 노래인 '부치지 못한 편지'의 가사는 꽤 강력하긴 하지만, 과거 DOC가 들려준 음악에 비하면 대체적으로 건전한(?)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 과거 서울 지하철 안에서 '아저씨 힘내!'라고 외치던 이하늘은 이제 스스로 나이가 들었음을 인정하고, '돈 싫어! 명예 싫어!'를 외치던 DOC는 '돈 좋아! 명예 좋아!'를 외친다.

길거리에서 힙합바지를 걸치고 담배를 꼬나물던 그들은, 이제 영역싸움 대신 힙합 패밀리들끼리의 화합을 말하고, 불량스런 휘파람 대신 트로트를 부르기도 하며, 섹시한 여자에게 원 나잇을 외치는 대신 통통한 자기 여자 친구에 대한 사랑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그들은 돈과 명예보다는 우리가 함께 있음이 더 좋다 말하고, 끼리끼리가 아닌 모두의 호응이 더 소중함을 알고, 빠진 송곳니 대신 어금니가 있다 말한다. 그들이 들려주던 그 옛날의 기억에 남아있는 DOC의 눈빛만큼은 변하지 않았으며, 그것은 6년 만에 컴백에도 여느 아이돌 그룹의 컴백 못지않게 연일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지금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런걸 보면 이들이 16년간 팀을 유지하고 음반 때마다 벌어지는 그 공백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얼마 전 MBC <놀러와>에 출연해서 이하늘이 후배들에게 해준 이야기가 진리인 듯싶다.

'음악만 잘하면 돼요~ 인간성 필요 없어요, 음악만 잘하면 돼요!'

나 역시도 이제 돈이 좋고, 명예가 좋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16년 동안 DOC의 좋은 음악을 다시 듣는 이 순간도 좋다는 것을 이 형님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이름 날리는, 음악성과는 담 쌓은 아이돌들이 과연 16년 후에도 '음악'으로 차트 1위를 이뤄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더 열렬한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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