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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의원의 '최저 생계비로 한달 나기 릴레이 체험' 후기가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6300원으로 1박2일 쪽방촌 체험한 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는, 애초 행사 취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기자랑과 그 돈(6300원)도 쓰기 나름이라는 논조로 일관하고 있다.

기자가 생각하기에는 체험행사를 통해 최저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점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 것인지를 고민했기보다는, 최저생계비로도 머리만 잘 쓰면 황제같이 먹고 문화생활, 기부활동도 할 수 있으니 정부에 징징대지 말라는 조소처럼 느껴진다.

사실, 이 정도면 행사를 기획한 참여연대는 보기 좋게 한방 먹은 꼴이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최저생계비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졸지에 합리적인 소비도 모르는 '무식한 곰탱이'가 되어 버렸다.

그에게 서민은 성희롱 대상, 정신이상자, 미련 곰탱이

최근 정부 고위 당국자나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개념 없는 말과 행동이 연일 언론에 오르 내리고 있다. 여자 아나운서와 같은 당 동료 국회의원까지 성희롱 대상으로 만들고 대통령까지 여대생의 전화 번호나 힐끔거리는 사람으로 만들어 온갖 망신을 자초했던 강용석 의원의 논란이 가라 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외교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전쟁이냐 평화냐, 이분법에 놀아나 민주당을 찍은 정신 상태로는 나라 유지를 못한다고, 북한이 그렇게 좋으면 북한 가서 어버이 수령과 살라고. 도저히 믿기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을 이야기를 외국에서 기자들에게 버젓이 했다고 한다.

어떤 취지로 이야기했던 간에 외국에서 국민 반 이상이 선택한 선거 결과를 두고 정신 이상, 그러면 북한에 가서 살라는 막말을 퍼부어 대는 장관. 그의 정신상태는 온전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논란도 잠시. 유명환 장관은 하루 만에 차명진 의원에게 뉴스메이커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강용석 의원, 유명환 장관, 차명진 의원. 자기의 치부를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치부를 덮어주는 동료애가 눈물겹다. 소화되지도 않은 뉴스를 꾸역꾸역 밀어내고 새로운 뉴스를 받아 들여야 하는 국민들은 고달프다. 국민들은 하루 아침에 성희롱 대상이 되고, 다음날은 정신이상자로 이 땅에 살아서는 안될 사람 취급을 받고, 오늘은 돈도 제대로 못쓰는 미련곰탱이, 그러면서도 정부에 손만 벌리는 '징징이'가 된다.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 진정성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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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통령은 연일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친서민 정책을 편다고 한다. 민심 이반에 대한 고육책인지, 서민 경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위기감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떻든 우선은 고맙다. 선거용이라는 비난도 있고 또 한번 깜짝쇼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루 하루가 힘겹고 하루 하루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서민들의 삶을 생각한다면 대통령의 말 한마디, 정책 하나가 이들에게는 단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이달 20일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를 논의하였으나 부처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다음날 경제 신문, 보수 언론 대부분은 '부동산 시장 대혼란' '집가진 거지'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DTI 규제 완화 연기가 서민 경제를 아사시킬 것처럼 열을 올렸다.

현재 부동산 시장, 특히 아파트 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매매는 거의 중단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은 대출 규제가 너무 엄격하기 때문에 서민들이 돈을 마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건설업자, 경제 신문들은 진단한다. DTI 규제 완화만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서민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빚 내서 집 사라는 이야기는 하루 이틀된 처방도 아니고 그렇게 살아난 부동산 경기가 전체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리라는 어떤 근거도 없다. 

2008년 10월 21일 정부는 10.21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이때도 골자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주택담보비율을 높이고 상환기관을 연장하는 처방이었다. 1가구 2주택 양도세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강구했다. 정부가 나서서 대출을 받아서 집 사라고 부추기는 모양새였다. 그 결과 부동산 매매가 잠시 반짝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하우스 푸어'만 양산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부동산 시장은 다시 얼어 붙었고 정부는 또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실, 6.2 지방 선거가 끝나고 가시화되는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의 시발점이 이런 것이라면 우려할 수밖에 없다. 6300원으로 황제 같은 생활이 가능하다는 국회의원이나, 빚 내서 내집 마련하라는 정부나 무책임해 보이기는 매한가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혹시 정부는 '부동산 살리기' '건설사 살리기'라고 써놓고 '서민 살리기'라고 읽고 있지는 않은지 마련한 정책을 다시 한번 살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대기업의 흑자 발표, 서민에게는 양극화의 지표일 뿐

 지표경기는 좋아진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다. 21일 찾은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중소기업 공장은 일거리가 없어 멈춰져있다.
 지표경기는 좋아진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다. 21일 찾은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중소기업 공장은 일거리가 없어 멈춰져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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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는 회복의 단계를 지나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상반기 전체적으로도 국내 경제는 전년동기대비 7.6% 성장해 당초 전망(7.4%)보다 높았으며 이는 지난 2000년 상반기 10.8% 성장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라고 분석도 있다(이데일리).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와 내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각각 6%와 4.5%로 상향 조정했다는 기사도 이어진다.(YTN) 그리고 삼성전자의 경우 올 2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기사도 있다.(조선일보) LG 전자나 국내 유수 대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또 다른 한쪽에서는 2008년 2분기와 대비하여 55만 명의 자영업자들이 줄어 들었다는 통계도 있다(한국경제 7월20일) 3월말 현재 가계부채가 700조를 넘기고 주택담보대출도 333조 원이 넘었다고 한다.(한겨레) 개인부채가 1인당 1754만 원으로 4인가족 기준 은행에 이자로 갚아야 할 돈이 1년에 200만 원이 넘었다고 한다(경향신문)

여러가지 계산하기 어려운 수치와 알아 듣기 어려운 경제 용어가 나열되어 있지만 현상은 분명하다. 대기업의 기업 전망이나 국가의 경제 전망은 나아지고 있지만, 서민경제는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장밋빛 전망이나 기업의 최대 흑자 발표는 서민들에게는 양극화를 나타내는 지표일 뿐이다. 국가의 전망이 기업의 비전이 되고, 기업의 실적이 서민의 삶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단지 위정자들의 사탕발림이라고, IMF 때 금을 모았던 서민들은 뼈저리게 깨우쳐 가고 있는 요즘이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친기업' 정책을 주창해 왔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는 정책은, 경제성장을 공약으로 내건 실용의 정부에서 가장 우선 과제가 분명했다. 그러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노동자, 자영업자, 서민들에게 무조건적 양보와 인내를 요구했다. 그 결과, 고용의 유연화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을 대량으로 양산해 왔으며, 해마다 반복되는 최저임금제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1년 최저임금도 5.1%인상에 그쳤다. 

이 뿐인가? 융단 폭격 같은 대자본의 시장 진출은 골목 상권을 초토화시켰으며, 자본의 경쟁에서 밀린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공정한 경쟁에 개입할 수 없다며 팔장만 끼고 있으며, 심지어는 유가파동 때는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대형마트에 주유소를 허가하겠다는 졸속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래서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다. 노동자인 서민은 잘리기 않기 위해 인금인상은 말도 못 꺼내는 형편이다.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얻은 서민은 '너 아니라도 일할 사람 많아'라는 말을 들을까봐, 아파도 출근할 수밖에 없다. 최저 임금을 받고 일하는 파견직 용역 청소부들의 비참한 근무 환경은 여러 번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다.

동네 슈퍼는 소주 6병에 라면 하나 끼워 주는 대형마트 상술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도 임대료 내기도 힘들다. 이 대통령은 작년 6월 재래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형마트를 법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다며 인터넷을 통한 공동구매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고 한다(mbn. 2009.6.25)

대형쇼핑몰이 24시간 동네 슈퍼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최종소비자와 거래되고 있는 현실에서 인터넷 공동구매로 활로를 찾아보라는 대통령의 권유는, 1박2일 6300원 최저생계비도 쓰기 나름이라는 차명진 의원의 '머리 나쁜 국민을 위한 계도(?)'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

서민들은 돈이 없다. 돈을 모을 방법이 없다. 최저 임금 100만원도 안 된 수입으로 살아가는 용역업체 직원들, 언제 어떤 이유로 잘릴지도 모르는 회사에서 퇴근시간도 없이 살아가는 비정규직들, 하루 20시간 이상을 부부가 번갈아 슈퍼를 지켜도 임대료 내면 손에 쥘 것 없는 슈퍼 사장님들. 그들에게 미래란, 먼저 써버린 카드값을 메워야 하는 암울한 현실일 뿐이다. 중소기업체 노동자, 비정규직, 소규모 자영업자, 농민들에 이르기까지 서민이라는 공통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DTI 규제 완화할 테니 대출받아 집 장만하라는 이야기가 어떻게 서민대책이 될 수 있겠는가?

비정규직과 SSM 해결 없는, 이름뿐인 '친서민 행보'

 전국상인유권자연합은 26일 은평구 구산역 홈플러스익스프레스(대표적인 재벌슈퍼 브랜드) 앞에서 '재벌슈퍼(SSM)출점 중단 촉구, 재벌슈퍼 비호하는 한나라당 심판 및 이재오 후보 낙선 촉구 중소상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상인유권자연합은 26일 은평구 구산역 홈플러스익스프레스(대표적인 재벌슈퍼 브랜드) 앞에서 '재벌슈퍼(SSM)출점 중단 촉구, 재벌슈퍼 비호하는 한나라당 심판 및 이재오 후보 낙선 촉구 중소상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인권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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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구조다. 대기업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보고 기업 창고에는 돈이 넘쳐나도, 서민들은 아이들의 학자금 때문에 생활비 때문에 카드가 연체되고, 있는 집마저 팔아야 할 형편에 내몰린다면 이는 구조의 문제다. 영양 과잉으로 몸만 비대해지고 손발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마비되고 괴사되는 형국, 대한민국은 중병 동맥경화에 걸려 있다. 친서민 행보를 하겠다는 대통령은 중병 대한민국을 먼저 진단해야 한다. 진단도 없이 처방도 없이 아프다니까 팔다리만 주무르는 돌팔이 의사 같은 '횡보'로는 결코 서민을 살릴 수 없다.

비정규직과 SSM 문제는 대한민국의 동맥을 막고 있는 걸림돌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노동자와 소규모 자영업자의 희생을 요구했다면, 이제 서민들이 살 수 있도록 기업과 국가는 책임과 임무를 다해야 한다. 진정 부동산 시장이 살 길 원한다면 매달 얼마라도 내집마련을 위해 저축할 수 있는 경제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예전에 없던 대기업에 대한 호통소리도 들린다. 어떻게 보면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기회일는지 모른다. 동맥경화에 서민은 죽어가고 있다. 비정규직과 SSM 문제, 대통령은 어떤 처방을 내릴까? 메스를 잡은 대통령이 어떤 부위에 칼을 댈지 서민들은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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