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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최저생계비의 그늘' 편에 출연한 박은지씨.
 'PD수첩- 최저생계비의 그늘' 편에 출연한 박은지씨.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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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 짜리 아동 반팔 티셔츠 2벌로 2년, 아동은 1년에 2권, 성인은 2권 독서, 4인 가족 기준 외식은 1년에 2만8000원 2번'

27일 오후 <PD수첩> '최저 생계비의 그늘'편에서 소개된  30대 후반 부모, 10대 초반 아동 둘의 최저생계비 실태입니다. 네, 즉각적으로 의원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지요"라며 자랑스러워했던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 당신 말입니다.

한동안 누리꾼들의 비난이 쇄도해서인지 27일엔 의원님 홈페이지가 다운됐더군요. 이후 "기초생활 수급자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 최저생계비 뿐만 아니라, 주거, 통신, 정보, 의료 등의 사회 안전망을 튼튼하게 제공, 의욕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라는 하나마나한 사과문과 함께 새로운 체험수기도 올라왔고요. 

어찌됐건 인터넷 시대에 한 번 쓴 글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의원님의 마인드와 세계관이 문제일 테니까요. "4인 가구는 변수가 4배 거든요, 그러니까 더 일어날 지출 항목이 많아지는 것이고 한 명만 아프면 모든 가족원들이 모든 상황을 접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 되는 거죠"라고 말하는 4인 가구 최저생계비 체험자 박은지씨는 이제 22살이더군요.

네, 오랫동안 부끄러우셔야 합니다. 고작 하루 생활해 놓고 "인터넷으로 싼 식자재 정보도 얻었고, 내 발로 몇 번씩 알뜰구매를 위해 돌아다녔다, 최저생계비로 생활하기의 답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라고 마치 해법이라도 내놓은 듯 의기양양한 여당 국회의원의 꼴이라니요.

그것이 여당 국회의원들의 복지에 대한 인식인 것 같아, 방송을 보는 내내 개탄스러웠습니다. 또 같은 시각 의원님은 무얼 하고 계셨을까 궁금해졌답니다. 그래서 혹시 방송을 놓치셨을까봐 이렇게 함께 다시보기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특히 의원님은 두 눈 부릅뜨고 보셔야 할 겁니다.

빈곤층 노인들, 매일 황제 식사 할까?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 일일체험하는 차명진 의원 지난 23일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참여연대가 주최한 최저생계비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
▲ 최저생계비 일일체험하는 차명진 의원 지난 23일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참여연대가 주최한 최저생계비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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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의원님이 쓴 체험수기의 절정 부분입니다. 정보와 건강이라니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그 중에서도 최저생계비 수급자들이 과연 의원님의 하루체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온전히 펼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신 겁니까? 진정 그들의 안위를 생각하고 하신 말씀입니까?

그래서 <PD수첩>은 최저생계비 대상 노인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더군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식들이 부양하지 못하는 빈곤층 노인들인, 바로 그들 말입니다.

사업실패와 사고로 일을 할 수 없는 윤아무개씨는 작년 여름 최저생계비 37만 원이 4만 6천 원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관련 기관은 윤씨 사위를 부양의무자로 보고, 그의 소득이 늘어나자 부양의무자 소득으로 인정해서 윤씨의 최저생계비에서 32만 정도 감액했다고 하더군요. 윤씨는 이러한 부양비 간주와 관련 소송을 벌였으나 1심에서 패소하고, 현재는 2심 소송중이고요. 그 사위는 일용직 노동자로, 현실적으로 매달 부양비를 지급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기초수급자에서 탈락을 하는 사유의 대부분이 바로 이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최저생계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규모가 무려 100만이 넘는다고 시민단체에서도 지적하고 있고요.

이 부양의무자 기준은 2007년 1촌 내 직계 혈족 및 그 배우자로 좁혀졌다고 하더군요. 최저생계비는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 빚 때문에 부양하지 못하는 딸, 아들을 대신해 국가가 빈곤층 노인들을 지원해준다는 취지겠지요. 그런데 바로 이 부양의무자 기준이 바로 빈곤을 가족의 의무로 떠넘기는 구실을 한다는 것이죠. 네, 국가는 소득과 세금 납부 내역만 보지, 그 이면은 들여다보지 못 할 테니까요. 

이찬진 변호사는 "빈곤층에 있어서는 부양의무자도 빈곤층이고 그 수급자도 빈곤층인 세대들에 대해서는 과도한 제한이자 통제라고 할 수 있겠죠"라고 말하더군요. 네, 맞습니다. 일부러 위법을 저지를 의사가 없다는 전제 하에, 자식들이 부양할 능력이 된다면 애초부터 부모를 홀로 최저생계비에 의존하게 만들지는 않겠지요.

그런 그들에게도 의원님은 직접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라고 말 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 빈곤층 노인들에게요. 아니면 모두 자식들의 책임으로 돌리실 겁니까? 그 분들이 인터넷을 할 수 없을 거라 단정하고 그들의 마음을 후벼 파도 되는 겁니까?

최저 생계? 최소 생존!

여기까지였다면, 의원님은 그건 극빈곤층 노인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 아니냐며 발뺌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PD수첩>은 거기서 그치지 않더군요. 젊은 층의 최저생계비 체험 르포는 물론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의 비현실성, 장애인 최저생계비의 허울 등 전방위적인 최저생계비의 그늘을 다루었지요.

4인 가족 최저생계비 체험에 나선 안성호씨는 "모든 생활들이 고립되는 거죠, 일상이 내 세계와 단절되니까 고립이 되고, 결국은 생활 자체가 저 혼자가 되는 거죠"라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의원님은 하루였지만, 그 생활이 영원히 지속될 수밖에 없다면 그건 공포 그 자체겠죠. 사회적 자살이 괜히 늘어나는 게 아니란 말이지요.

장애인의 기초수급지원도 그렇습니다. 방송에 나온 택시기사 이성남씨는 부부가 함께 최저생계비를 받는 장애인인 경우인데, 택시 일로 소득이 생기자 지원금이 대폭 깎였더군요. 현금 지원금 93만 원에서 3개월 치 평균 70만 원을 빼고 20만 원을 받더라고요. 그 돈을 받으면서 기초수급대상자의 꼬리표를 붙이고 살라니요. 하지만 중학생 딸까지 키워야 하는 이씨의 현실은 그 20만 원이 아쉬울 수밖에 없겠지요.

이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으로 10년 동안 42만 원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생활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요. 심지어 개발도상국 수준이라더군요. 아래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남기철 교수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현재 실제 우리나라 최저생계비 수준으로는 사실상 최소한의 생존은 가능하지만 사치는 하지 않지만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살 수 있는 검소한 수준에는 전혀 이르지 못한다. 그저 최저 생존의 수준에 가까운 금액인 것이 현실입니다."

최저 생계 정책 반영에 대한 다짐, 꼭 실천 하시라!

이제 의원님께 몇 가지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부랴부랴 장문의 체험후기를 올리셨지요? 거기 이런 부분이 있더군요.

"교수님(순천향대학교의 B교수님)은 비수급빈곤층은 부모, 자식이 있어서 이들의 집값이 1억이 넘는 경우,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30%를 넘는 경우에 해당되고 이는 참 비현실적이라는 것 그래서 더욱 최저생계비를 올려야 한다는 말씀이다. 잘 새겨들어야겠다. 그리고 우리 정책에 꼭 반영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일단 저 문장만 보면 의원님이 빈곤층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아해집니다. 굳이 집값 '1억'이 넘는 경우를 언급했는지 의도도 불순해 보이고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 정책에 꼭 반영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셨다는 겁니다. 설마 그것이 현행 최저생계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다짐은 아니겠지요?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찬성토론을 하고 있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찬성토론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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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일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고 하더군요. 이에 관련해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권병기 과장은 <PD수첩>과 한 인터뷰에서 "현재도 부양의무자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라며 "다만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부양의무자 기준의 전면적 폐지에 대해서는 5조 7천 억원 가량의 추가적인 재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라고 못을 박았더군요.

자, 의원님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으로부터 '개드립'이란 비난을 듣고 분노하셨다면, 앞으로 더더욱 후기에 쓴 다짐을 실천하는데 적극적으로 힘쓰시기 바랍니다. 물론 부양의무자 기준 삭제나 최저생계비 인상과 같은 실질적인 부분에 대해 말이지요. 제발 4대강에 복지 예산을 끌어다 쓰지 말고 말이지요.

단순히 홈페이지에 사과문 게재하는 걸로 끝난다면 아마 지역구의 심판을 받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원님의 망언 보도 이후 인터넷 상에 부천시민들의 분노가 만만치 않았더군요. 제 트위터 친구 한 명은 "차명진이라… 내 진짜 빨리 부천시 소사구를 뜨던가 해야지… 동네가 구리니 의원이란 놈도..."라며 치를 떨더군요.

<PD수첩> 제작진은 "복지는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어서 못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전해주더군요. 저는 괴테의 말을 전해드리며 편지를 마칠까 합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참 맛을 알 수 없다." 소싯적 민주화, 노동운동을 했다고 프로필에 자랑스레 적어놓은 차명진 의원님, 그 시절을 잊고 그런 망언과 구태 여당 의원의 행태를 반복한다면 진정 빈곤층의 역습을 받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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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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