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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마이뉴스에서 '빚쟁이 20대 알바를 위해 기본소득을'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이제 기본소득이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정책으로 알려질 것 같아서 기뻤다.

또 제목 한 번 잘 만들었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바로 '빚쟁이 20대 알바'이고 그래서 난 '기본소득'을 지지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 은평에서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도입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높은 대학교 학비에 허덕이며 알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난, 우울한 20대이다. 동생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부모님은 나와 동생 학비를 합쳐 1000만 원이란 돈을 학교에 내야 했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그리 좋지 못해, 결국 난 1년간 휴학을 하고 학비를 벌어야만 했다. 휴학을 하며 알바를 해야 했던 그 해는 나에게 유독 씁쓸했던 해였다.

편의점 야간 알바를 시작한 후, 오후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잠을 쫓으며 일을 했다. 시급은 4000원, 수습기간 1달 동안은 3800원을 받고 일을 했다. 하루 9시간, 주 5일 동안 일을 하면 한 달 뒤 내 손에 쥐어지는 돈은 겨우 70만 원 정도였다.

편의점 같은 경우 시재점검이라는 업무가 있다. 일이 모두 끝나고 기기에 돈이 맞게 들어있나 확인하는 업무이다. 이 때 돈이 비면 그 금액만큼 자비로 채워 넣어야 했다. 그래서 손님에게 돈을 받을 때마다 정신 똑바로 차리려고 애써 노력하지만, 밤에 일을 하는지라 정신집중이란 쉽지 않았다.

만원이 비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은 정말 하루가 우울했다. 반면 시재점검에 돈이 남아도 그 돈이 내 손에 쥐어지는 일은 없었다. 사장의 손에 들어갔다. 결국 한 달 동안 번 돈은 70만 원도 채 안 됐다.

돈 문제만이 아니었다. 야간 알바를 장기간 하면서 내게는 여러 건강상의 문제들이 생겼다. 두통과 위염이 자주 찾아왔고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일이 다 끝나면 파김치가 되어 있었고 눈이 부시는 아침에서야 잠을 청할 수 있었다.

한 달 70만 원을 벌면서 학비를 모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생활비를 최대한 아껴서 1년 내내 모아도 1000만 원 가까이 되는 학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두 가지 알바를 동시에 한 적도 있었다. 야간 알바를 하고 바로 오전에 빵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하루 4~5시간을 자면서 알바를 했다. 시급이 높은 마트나 백화점 행사알바도 찾아서 했는데 그래야만 돈을 좀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난 20대의 한 때를 돈을 버는 기계로 살았다.

거의 쉬는 날 없이 일을 했다.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었고 미래를 생각하며 계획을 세울 수도 없었다. 당장의 현실을 살아가기가 너무나 빠듯했다. 이렇게 애를 쓰며 일을 했는데도 한 달에 100만 원도 채 모으지 못했지만 말이다.

언젠가부터 '88만원 세대', '알바'로서의 삶이 비록 나에게 해당되는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 주변의 친구들 역시 학비를 벌기 위해 학교를 다니면서 알바를 하고 방학이 시작되면 또 다시 일을 찾아 나선다. '알바'로 얼룩진 20대들의 삶은 미래가 없다.

'알바'로 버는 돈 역시 굉장히 적은 금액이다. 아무리 오랜 시간 일을 해도 버는 금액은 쥐꼬리다.

가운데 카메라를 보고 얼굴을 가린 게 접니다. 금민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20대 대학생들이 함께 있습니다.
▲ 25일 주말 집중유세에서 가운데 카메라를 보고 얼굴을 가린 게 접니다. 금민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20대 대학생들이 함께 있습니다.
ⓒ 금민 후보 선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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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내가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7.28 은평을 재선거에 출마한 금민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노동여부,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일정금액을 지급해주는 기본소득이 도입되어야만 많은 이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 이상 알바라는 호칭에 고개 숙이지 않아도 될 것이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나는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 은평에 있다. 그리도 난 앞으로 더 많은 20대들이, 88만원 세대가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덧붙이는 글 | 전솔 기자는 금민 후보 선거운동본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기본소득, #금민, #88만원세대, #청년유니온,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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