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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 추진에 대한 언론보도가, 지역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을까요? 정책이 입안되고 집행되는 과정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쟁점이 발굴되고, 지역 또는 전국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에야 정책 입안자들로부터 실효성과 타당성이 검토되겠죠.

 

이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해 파편적인 '의견' 몇가지를 마치 지역 '여론'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장단점에 귀기울이고, 찬반토론을 통해 쟁점을 형성하고, 미약했던 논리는 취재를 통해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통합적 가치 즉 지역사회 공감대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7월 1일, 민선 5기 출범과 더불어 영남권신공항을 둘러싸고 영남권 5개 자치단체가 또다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남 밀양이 최적지라 주장하는 대구경북경남울산과, 부산 가덕도를 요청하는 부산 간의 논쟁일텐데요.

 

이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대구경북지역의 <매일신문>, <영남일보>와 부산지역 <부산일보>, <국제신문> 또한 많은 지면을 할애해 신공항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이 '일부 지역 관계자의 의견'표출에 머물 뿐, 지역사회 '공감대'형성은 미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조금 더 냉철하게 평가하면 지역의 <매일신문>과 <영남일보>가 정보량, 취재력,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에서 부산권 언론에 비해 다소 부족한 것 같습니다.

 

동아일보 5월 20일자 A8면 동아일보 5월 20일자 A8면

동아일보 5월 20일자 A8면 표 동아일보 5월 20일자 A8면 표

일단, 두 지역에 대해 입지여건, 공사여건의 장단점을 비교한 내용부터 보면요(사실 두 지역의 장단점을 비교한 뉴스를 찾기는 진짜 힘듭니다. 전국일간지는 이 문제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구요, 지역일간지들은 자신들의 장점만 부각할 뿐, 단점은 거의 이야기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아일보>가 지난 5월 20일 보도한 <동남권 신공항 부산-밀양 공방>을 보면 해당 후보지별 입지 및 공사여건에 대해 간략하게 비교한 표가 있습니다. 부산 가덕도와 밀양시 하남읍에 대한 공사여건에 장단점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가덕도의 장점은 △ 보상대상과 철거대상건물 등이 없어 신속한 절차이행과 착공 △ 배후 야산 절취로 매립토사 확보가 용이하고, 단점은 △ 해상매립공사로 육상공사 대비 어려운 공사 △ 해양매립으로 인한 해양 오염 우려 등입니다.

 

반면 밀양시 하남읍의 경우 장점은 △ 육상공사로 해상매립보다공사가 용이 △ 산봉오리 절취로 성토 용이와 단점은 △ 보상대상, 철거대상 건물 등이 많아 민원발생과 공사 지연 △ 자연 및 농경지 훼손으로 환경단체 반발 예상 등입니다. 이외 보다 자세한 내용은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7월, 신공항을 둘러싼 지역언론, <부산><국제> '정보량' 상대적 충실

 

사실 7월은 신공항을 기다리는 5개 지방자치단체에겐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국토해양부가 예전에 밝힌 대로 7월말~8월에 신공항입지평가를 위한 본격적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선 이와 관련된 '합리적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 시기 지역의 <매일신문><영남일보>와 부산의 <부산일보>, <국제신문> 보도를 비교해보면, 후자 쪽에 정보량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편입니다. 

 

<매일신문>과 <영남일보> 기사 중 정부 측 등에서 제공한 자료, 정치권 흐름을 제외하고 지역사회 밀양이 타당한다는 정보를 제공한 뉴스는 딱 1건뿐이었습니다. <영남일보>가 3일 동남권국제공항밀양추진단에서 주최한 토론회를 중계, <국내 공항 권위자들도 "가덕도 신공항 안된다">와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사설 : 접근성과 편리성 낮은 가덕도 후보지>뿐이었습니다.

 

반면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은 가덕도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다양한 뉴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산일보>는 5일, 동북아허브공항포럼에서 제기된 주장 즉 "가덕도 신공항 공사비 2조원 더 줄일 수 있다"와 7일 국토부 동남권 신공항 용역보고서 확인 <밀양 안개일수 32일, 가덕도의 3배, 소음 운항 장애물 등 가덕도가 '압도적 우위'> 등을 제시했고, <국제신문>은 16일 경북대 김영수 교수의 용역 결과 <신공항 밀양 확정땐 김해가 결딴난다>며 29개 산을 깍아야 하며, 그로 인한 소음환경피해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내용을 1, 3면, 다음날 사설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영남><국제> '용역' 공방전... 영남 '일부'만 반론

 

한편 경북대 김영수 교수의 용역결과는 <영남일보>와 <국제신문>간에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기존에 두 신문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지역의 입지 타당성을 이야기할 때, 항상 해당지역 출신 관계자들이 주요정보원이었죠. 이는 '정보원 편향', '지역이기주의'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는데요.  

 

국제신문 7월 16일자 1면 국제신문 7월 16일자 1면

이번 결과는 항상 밀양 쪽에 우호적이었던 대구경북권에서 '밀양'에 다소 불리한 주장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 연구는 대구경북발전연구원이 올 초 대한토목공학회 대구경북지회에 의뢰한 것으로 경북대 김영수(건축토목공학부)교수팀이 '동남권 신국제공항 유력후보지에 대한 토공량 및 부지조성비 산정' 용역결과입니다.

 

 국제신문 7월 16일자 3면  국제신문 7월 16일자 3면

<국제신문>은 김 교수 측 용역결과에 대해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 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에 따른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진출입 표면에 걸리는 산 정상부 29곳을 깎아내야 한다는 것과 (이는 부산살전연구원이 발표한 16곳 보다 훨씬 많은 수치이며, 그 중 20곳이 경남김해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고 또한 △ 산정상부를 깎아내기 위해 발파작업 등으로 김해지역은 공항건설 단계부터 공사로 인한 소음 진동, 먼지 등의 직접적 피해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국제신문>은 김 교수 측에게 충분한 반론기회를 제기하면서, 그래도 부족한 부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 측은 "현재 토목기술 발달 수준과 신공법을 동원할 경우 29곳의 산지를 깎아 공항을 만드는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 "절개하는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산 정상부 현장에서 산아래로 토사와 암반을 실어나르는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하게 되면 토사 처리 및 운반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산 절개를 통해 발생하는 소음, 진동, 먼지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아쉬움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영남일보 7월 20일자 1면  영남일보 7월 20일자 1면

7월 20일  <영남일보>는 1면 <부산측 '신공항 밀양' 터무니없는 자료 왜곡>에서 <산 정상을 깎아내야 할 곳 29개?..."10여개 큰문제 아니다" / 절토에 17년?...컨베이어 공법 모르나">라며 또다시 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이미 <국제신문>에서 김교수가 모두 응답한 것이구요, <국제신문>이 함께 제시한 의혹 즉 '소음 진동, 먼지에 대한 무대책'에 대해선 <영남일보>는 별다른 반론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국제신문>이 제시한 문제에 해당 연구자의 반론은 중계하고 있지만, 이 신문이 제시한 또다른 문제제기 즉 산 정상을 깎아내면서 발생되는 2차적 환경피해에 대해 <영남일보>는 가타부타 말이 없습니다. 단점이 제시되면 그를 보완을 요청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일텐데요. <영남일보> 고민은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신문 7월 16일자 3면 국제신문 7월 16일자 3면

하지만 <국제신문>은 김 교수측 연구결과가 김해 축산농에게 미치는 피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충격받은 김해 축산농|"소․돼지가 소음․진동에 얼마나 민감한데..">를 통해 "경남 밀양으로 신공항 후보지가 결정될때 김해지역에 환경피해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김해지역 축산농민들이 크게 동요"한다며 "김해시민들은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설 경우 김해에 미칠 피해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나 정보도 없이 밀양유치을 위한 서명에 참여했다"는 점도 제시했습니다.

 

부산 독주 부추기는 <부산>, 비판하는 <국제>

 

한편 신공항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행위에 대해 부산에서는 독주를 부추기거나, 상생을 강조하는 등 다양한 시각이 형성된데 반해, 대구경북은 보도자료만 그대로 홍보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부산시는 지난 2일 '(가) 동북아 제2허브공항 범시민 유치위'를 발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부산일보>는 적극 호응, <국제신문>은 '따가운 시각'을 보냈습니다.

    

부산일보 7월 2일자 3면 부산일보 7월 2일자 3면

<부산일보>는 2일 <가덕 신공항 유치 '부산의 힘' 모은다 - 유치위 발족>, <투쟁의 역사 부산시 신공항 추진 과정>, <'부산 미래'좌우할 핵심 과제 인식 - 공세 모드로 전환 / 부산시, 동남권 신공항 유치위 발족 배경과 전망>등의 기사와 함께 같은 날 사설 <신공항 가덕도 유치 단호한 의지 보여줘야> 를 통해 부산시의 행위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국제신문>은 부산시의 '독단행위'를 강하게 비판합니다. 해당 신문은 3일 <부산시 뜬금없는 신공항유치위, 경남과 상생외쳐놓고 갈등 자초>, 5일 <"부산 신공항 유치위 실익없다">와 함께 6일 사설 <신공항이든 남강물이든 역지사지로 풀어라>에서 "경남 등 영남권의 다른 시도가 밀양을 밀고 있는 터에 여론몰이식 유치운동을 벌이는 것은 그들을 자극할 우려가 크다. 가덕도 유치 논리를 치밀하게 다듬어 정부와 타 시도를 설득하는게 순리 아닌가. 공연히 관변단체를 모아 궐기대회를 열고 서명운동이나 벌이면 다른 지자체의 똑같은 대응을 불러 감정의 앙금만 남길 뿐이다"고 제시합니다.

 

국제신문 7월 8일자 칼럼 국제신문 7월 8일자 칼럼

이런 흐름은 7일 기자수첩 <유치한 신공항 유치위>, 8일 <부산, '신공항 유치위의' 한계>에서도 "유치위가 아니라, 4개 시도지사를 만나 지역갈등을 조정하라"며 강한 어조로 '상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행위에 대해 '옹호'와 '비판'이 공존하며 지역민들로 하여금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근거를 제기하는 부산권 언론에 비해 대구경북에서는 대구시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주요하게 편집했습니다.

 

 영남일보 7월 16일자 2면  영남일보 7월 16일자 2면

 <영남일보>는 16일 <대구, 경북, 경남, 울산 4개 시도 "밀양이 최적지", 신공항 유치 공동 홍보전 펼친다>는 대구시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데요, 21일 현재 울산시 홈페이지에는 신공항과 관련된 자료를 찾기 힘들지만, <영남일보>의 시선은 대구시 보도자료에만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가덕도 또는 밀양 중 어느 곳이 타당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문제가 불거질 때 마다 해당 4곳 신문을 모두 읽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요. 해당 지역 언론은 자신의 지역이 최적이다는 '의견'들은 전달하고 있지만, 이것이 다수의 '여론'으로 형성하는데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하나만 덧붙이면, 신공항과 관련 정보량, 분석 취재, 민심, 지방자치단체의 행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선 이 지역 신문보다 부산권 언론에 시선이 먼저 간다는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 평화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www.chammal.org) 사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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