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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모습
 남이섬 모습
ⓒ 코레일관광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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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017년 9월 15일 오후 6시 40분]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강원도 춘천 남이섬에서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경영을 잘했다고 칭찬한 뒤 참석자들에게 섬 구경을 권유했다.

알립니다
주식회사 남이섬은 <오마이뉴스> 보도와 관련해 16일 "남이섬은 민영휘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민씨의 방손(傍孫) 민병도 전 한국은행 초대총재가 퇴직한 후 1965년 퇴직금으로 구입한 땅"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남이섬은 "섬을 구입한 민 전 총재는 노후를 육림관광사업에 투신하여 300여 종의 나무를 심고 가꿔 오늘의 남이섬을 만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남이섬에서 열린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시작하며 "관광·레저산업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미래 산업"이라며 "아마 관광은 강원도하고 관련이 있는지 공무원들이 장소를 꼭 강원도로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963년 남이섬에 한 번 온 경험이 있다"며 "그땐 흙바닥이었는데, 그동안 경영자가 열심히 가꿨다"고 남이섬 경영자를 칭찬했다. "누가 경영하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 불모지를 명승지로 만들었다고 본다.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며 대통령의 칭찬은 계속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강원도 중에서도 오늘 남이섬에서 하는 회의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회의가 끝난 후 참석자분들은 남아서 구경 좀 하고 가라, 바쁜 척하지 말고 꼭 구경하라"고 말하자 회의장에서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러나 남이섬의 소유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활동을 종료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이하 친일재산조사위)에 따르면, 구한말 도승지(지금의 대통령실장)·평안감사 등을 지낸 민영휘는 일제 강점 직후 '병합의 공로자'로 인정받아 자작 작위와 함께 5만엔(10억원)의 은사금을 하사받은 인물이다.

일제시대의 민씨는 은사금과 자신의 권력(중추원 의장)을 바탕으로 거액의 재산을 모았다.

친일재산조사위는 민영휘의 땅 51필지(시가 73억원)를 찾아내 귀속 결정을 내렸지만, 남이섬은 여기에서 빠졌다. 2005년 12월 8일 국회가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귀속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는 귀속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친일재산조사위의 고상만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위원회 내부에서 남이섬 귀속에 대해 논의가 있었는데, 민씨 후손들이 1970년대에 남이섬을 주식회사로 전환한 터라 국가에 귀속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남이섬의 대표이사는 강아무개씨이지만, 회사의 대주주는 민씨의 증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일재산조사위는 활동이 종료되기 직전 청와대에 보고서를 전달하고자 했으나 청와대 측은 "굳이 그럴 필요 없다. 그냥 택배로 보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청와대의 이 같은 무관심이 이 대통령으로 하여금 구설에 오를 수 있는 발언을 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의 외부행사는 부속실장·의전비서관을 포함해 주요 참모들이 상의해서 결정하게 마련인데, 청와대가 남이섬에 얽힌 배경지식을 살피는 데 소홀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도 그런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인사이동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라서 참모들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이명박, #남이섬, #민영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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