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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4대강살리기 사업 홍보를 위해 해외 배낭여행을 미끼로 대학생들을 끌어 모은 뒤 '홍보활동'에 투입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수공은 지난달 9일부터 20일까지 '4대강살리기 대학생 서포터즈'를 모집했다. 인터넷과 언론을 통한 홍보는 물론, 4대강 유역 39개 대학으로 공문을 보내 협조를 구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공모를 통해 수공은 모두 54개 팀 196명의 대학생들을 모집했고, 이들은 5일 오후 대전 대덕구 수공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발대식에는 모두 157명의 대학생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에게는 티셔츠와 기념품 등이 지급됐다. 또한 '4대강살리기사업 의의와 효과',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건강하고 똑똑하게 다시 태어납니다'라는 제목의 홍보책자도 나눠줬다.

 

이 자리에서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차윤정 환경부본부장은 1시간가량의 '4대강사업' 특강을 통해 4대강 살리기의 목적과 효과, 경제파급 효과 등을 설명했으며, 이후 서포터즈와 수공 직원들과의 '결연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김건호 수공 사장도 직접 참석해 인사말과 지역장 임명장 수여식, 블로그 개설 시상식, 기념사진 촬영까지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서 대학생서포터즈들은 '선서'를 통해 '대한민국 미래의 주역으로서 물의 소중함을 이해함은 물론, 4대강살리기 사업을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공식 출범한 대학생서포터즈들은 오는 11월 말까지 4대강 사업 지역을 체험한다. 또 대도시에서의 길거리 홍보, 팀별 블로그 활동 등을 통해 정부의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활동을 한 서포터즈들에게는 수료증을 주고, 활동우수팀에게는 국토해양부 장관 및 수자원공사 사장 명의의 상장도 수여한다. 또 활동우수팀으로 선정되면 전원에게 '해외 물 문화체험 배낭여행'을 시켜준다. 이러한 배낭여행은 유럽과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모두 4팀을 보낼 계획이다.

 

특히, 이러한 '대학생 서포터즈' 운영에는 배낭여행비용까지 포함 모두 2억5000만 원가량의 예산이 쓰일 예정이다.

 

"MB정부 아직도 국민이 몰라서 반대하고 있다고 생각"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대학생 서포터즈' 운영은 예산낭비일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을 배낭여행이라는 경품으로 끌어들여 자신들의 목적에 활용하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수공은 4대강 사업의 전체사업비 22조 원의 약 36%인 8조 원을 떠맡아 재정부실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의 금강살리기 사업에 맞서 금강유역 시민환경종교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한 '금강을지키는 사람들' 유진수 상황실장은 "군인에 이어 이번에는 대학생들까지 동원한다는 소식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이명박 정부가 아직까지도 국민들이 4대강에 대해 잘 몰라서, 홍보가 덜 되어서 반대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막대한 4대강 예산의 투입으로 지역에서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복지예산이 부족한 형편인데, 대학생들에게 여행을 시켜주고, 경품을 주고, 상을 주는 식으로 꼬여 자신들의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이라는 이 정부의 행태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실장은 또 "대학생들이라면 사회의 현안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지성인들인데, 객관적인 자료가 아닌, 일방적인 자료를 주고, 이를 토대로 국민을 상대로 한 홍보활동에 투입시키는 것은 학생들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미래세대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매우 부도덕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머니투데이>가 5일 발표한 7월 정기 여론조사결과에서 국민 72.4%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백지화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국민 22.0%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태그:#4대강살리기,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살리기대학생서포터즈, #수공, #금강을지키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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