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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6월 3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이 선물한 꽃다발을 받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6월 3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이 선물한 꽃다발을 받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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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수월성을 강조하는 'MB 교육'에 맞서 평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진보 교육이 본격적으로 출항한다.

전국 15개 시·도 민선 교육감들의 취임식이 7월 1일 일제히 열린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의 취임식은 오는 11월 7일에 열린다. 안순일 현 교육감의 임기가 오는 11월까지이기 때문이다.

지난 6.2 지방선거 결과 진보 진영은 서울·경기·강원·전북·전남·광주 등 전국 6개 시·도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들 6곳 당선인들은 선거 때 '반MB 교육'을 정면에 내걸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선인들은 이미 현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정당 가입 전교조 교사 징계와 일제고사 등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만큼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과 진보 교육의 대립·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많은 부분에서 조율·협력하며 공생의 길을 가겠지만, 양쪽의 치열한 경쟁도 벌어질 전망이다.

결국, 7월 1일은 오랜 세월 '재야'에서 비판자 쪽에 서 있던 진보 교육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 평가의 대상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길은 진보 교육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여고괴담> 상영, 토크표, 편지... 파격적 취임식으로 진보교육 출항

새로운 출발, 진보교육감 당선인 측은 기존과는 다른 파격적인 취임식을 준비했다. 이중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인 측이 마련한 취임식이 가장 눈길을 끈다.

우선, 곽 당선인은 취임식을 오후 5시에 열기로 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취임식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관례대로 취임사, 축사 발표와 꽃다발 증정 행사가 열린다. 참석 인사들 대부분은 교육청 직원들이다.

'교육감과 함께 하는 깨소금 토크쇼'라는 제목이 붙은 2부 행사에서는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사회는 방송인 권해효씨가 맡고, 인터넷으로 참여를 신청한 일반시민과 학생 15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등을 강조해온 교육청에서 가수 겸 작곡가 한돌씨가 <꼴찌를 위하여>를 부를 예정이다. 이어 영화 <여고괴담>을 짧게 상영도 할 계획이다. 또 곽노현 당선인과 학생, 학부모 등이 학교시험, 다문화 가정 등을 주제로 거침없는 토크쇼도 진행된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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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하면 재선에 성공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차분한 취임식을 준비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은 현장 교사 등 경기교육 가족들에게 띄우는 '연애편지'를 준비했다. 김 교육감은 이 편지에서 "지난 1년 첫 번째 임기 동안 여러 교육현장을 다니며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을 접했다"며 "그 만남의 자리에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그 모습 하나하나 감동적이었다"고 적었다.

또 김 교육감은 취임식에 앞서 1일 아침 혁신학교인 성남 보평초교를 방문하고, 곧바로 수원 수일고등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취임식에서는 황지우 시인(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축시를 낭독한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당선인 측은 그동안 교육감 취임식에 초청받지 못했던 전교조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을 초대했다. 우선, 1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취임식에는 전교조 강원지부 17개 시·군 지회장과 역대 강원지부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남궁석 전국농민회 강원도연맹 의장, 김영구 전국공무원노조 강원지부장, 강원민예총, 춘천경실련 등 진보성향의 단체 인사들도 초청됐다. 

한편, 김승환 전북교육감 당선자는 취임식 관련 화환(화분), 선물을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선물을 주고받는 관행을 없애고 깨끗한 교육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존의 틀을 탈피한 파격적인 취임식을 준비한 진보 교육감들이 어떻게 교육 현장을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


태그:#교육감 취임식, #교육감, #진보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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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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