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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 기자들이 백령도 사고지역 근해에서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추진체를 살펴보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 기자들이 백령도 사고지역 근해에서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추진체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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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의 핵심이 흐려질 것 같다. 사건의 핵심은 2010년 3월 26일 21시 22분에 천안함은 침몰했고, 46명의 우리 해군 장병이 전사했는데, 문제는 그곳에서 북한 어뢰의 동력 전달 장치가 수거됐다는 것이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군 단장 윤종성 육군 소장)

"우리들의 문제의식에 대해 일방적으로 평가하면 이곳에 온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가 제기한 흡착물 문제 등은 다 어뢰 추진체와 관련이 있는 얘기다. 우리는 누구에게 들이대도 납득이 될 근거로서 설득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노종면 위원장)

민·군합동조사단(아래 합조단)과 기자협회, PD연합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로 구성된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아래 검증위)의 시각 차이다.

29일 오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결과 설명회는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 4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 기자들과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질의응답하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 기자들과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질의응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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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선체구조관리 분과위원장인 박정수 해군 준장이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 기자들에게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선체구조관리 분과위원장인 박정수 해군 준장이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 기자들에게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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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논란이 된 것은 합조단이 수중폭발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 문제. 미국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이승헌 교수는 "전기로에서 알루미늄을 급가열·냉각하는 시험을 해보니 남은 알루미늄과 생성된 산화알루미늄 모두 결정질"이라며 합조단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합조단은 "이 교수의 실험방식이 잘못됐다"며 "수중폭발은 3천℃ 이상, 20만 기압의 조건, 수십만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에 일어난 반면 이 교수는 알루미늄 분말을 시험관 속에 넣은 상태에서 1천100℃로 가열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약의 폭발과정과 이 교수의 실험은 물리화학적으로 크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합조단은 지난달 20일 조사결과 발표에서 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이를 번복한 것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합조단은 "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존의 분석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극미량의 결정질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함량이 거의 0%에 가까워서 물리적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입장을 번복한 것이 아니라 모든 화학 반응이 그렇듯이 조사결과 발표 당시에는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100%에 가깝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표현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다.

합조단 분석 결과에 나오는 알루미늄과 산소의 비율이 알루미늄 산화물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비율과 다르다고 지적한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지질과학과 양판석 박사의 지적에 대해서는 "양 박사는 (수중폭발이라는 조건과 달리) 수분을 감안하지 않고 실험을 했기 때문에 차이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증위는 어뢰추진체에서 산화알루미늄이 검출됐지만 RDX 등 화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물었다. 어뢰 탄두에는 알루미늄 분말과 화약성분이 섞여 있었는데 어뢰추진체스크루에서 알루미늄 성분만 검출된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합조단은 "어뢰추진체가 뒤로 밀리면서 바다에 있는 화약성분이 흡착될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화약성분이) 검출은 안 됐지만 어뢰추진체에 화약성분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민·군 합동조사단이 백령도 사고지역 근해에서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뒤 '결정적 증거물'이라며 공개된 어뢰 추진체 한 부분에 매직으로 '1번' 이라고 씌여져 있다. 
이날 합조단은 '1번' 표기의 잉크에 대한 분석 결과 '솔벤트 블루5'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민·군 합동조사단이 백령도 사고지역 근해에서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뒤 '결정적 증거물'이라며 공개된 어뢰 추진체 한 부분에 매직으로 '1번' 이라고 씌여져 있다. 이날 합조단은 '1번' 표기의 잉크에 대한 분석 결과 '솔벤트 블루5'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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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합조단은 어뢰추진체 부품에 쓰여 있는 '1번' 표기의 잉크를 분석한 결과 '솔벤트 블루5'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합조단 방승훈 과학수사분과위원은 "솔벤트 계열은 잉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이라며 "북한에서 사용하는 잉크시료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수입해서 사용할 수도 있어 북한산이라고 결론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뢰가 폭발했는데도 글씨가 타지 않고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서 윤덕용 합조단장은 "어뢰추진체에 있던 윤활유도 타지 않고 남아 있었다"며 "폭발 당시 어뢰추진체가 먼저 떨어져 나가 열이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민·군조사단 관계자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으로 결론내린 CHT-02D 어뢰의 실제크기 설계도를 공개하고 있다(아래 사진). 위쪽 사진은 지난 20일  CHT-02D 어뢰라고 합조단이 공개했으나 북한 중어뢰인 PT-97W의 것으로 밝혀진 설계도면이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민·군조사단 관계자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으로 결론내린 CHT-02D 어뢰의 실제크기 설계도를 공개하고 있다(아래 사진). 위쪽 사진은 지난 20일 CHT-02D 어뢰라고 합조단이 공개했으나 북한 중어뢰인 PT-97W의 것으로 밝혀진 설계도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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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할 당시 합조단이 잘못된 어뢰설계도를 제시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권태석 합조단 증거물수집팀장은 "조사결과 발표 때 제시한 확대 어뢰설계도가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CHT-02D'이 아닌 다른 북한산 어뢰인 'PT-97W'"라고 답변했다. 당시 어뢰추진체를 설명하기 위해 보여준 설계도는 CHT-02D가 맞지만 어뢰 전체 모양을 설명하면서 공개했던 실물 크기의 설계도는 PT-97W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합조단 관계자는 "CHT-02D와 PT-97W는 프로펠러를 제외하면 기본구조가 같아 실무자가 인쇄소에 잘못 전달했고, 잘못 인쇄한 것을 보여주게 됐다"고 해명했다. 어뢰추진체와 합조단이 제시한 설계도가 다르다는 누리꾼들의 주장이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 합조단은 어뢰추진체와 천안함 선체의 부식 정도가 비슷하다는 결론은 전문가가 육안으로 관측한 결과라고 밝혔다. 합조단은 "어뢰 추진체의 부식상태는 부위별로 부식 차이가 심해 부식기간에 대한 판단이 제한된다"며 "금속재질 전문가가 눈으로 식별한 결과 어뢰추진 동력장치의 축과 천안함 선체 철 부분의 부식 정도가 비슷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이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우현쪽에 있는 오그라든 스크루를 살펴보고 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이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우현쪽에 있는 오그라든 스크루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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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 참석한 한 취재기자가 침몰한 천안함의 소나(수중 음파탐지지)를 살펴보고 있다.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 참석한 한 취재기자가 침몰한 천안함의 소나(수중 음파탐지지)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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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스크루가 오그라든 원인에 대해서 합조단은 "천안함이 좌초해서 스크루가 손상이 되었다면 앞쪽에 손상이 나야 하지만 뒤쪽에 손상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스쿠루 제작사인 스웨덴의 '가메와'사에서 급정거하면 스크루가 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실제로 변속기 옆의 기어박스가 뒤로 밀려 있어 스크루가 급정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 검증위는 평택 제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천안함 함수와 함미, 개스터빈실 등을 직접 확인했다. 한편, 합조단은 천안함 종합보고서를 이달 말까지 작성해 다음달 말 책자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내에 거치된 천안함 배 밑바닥 부분. 침몰한 천안함 엔진과 스크루를 잇는 샤프에 그물과 밧줄이 감겨 있다.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내에 거치된 천안함 배 밑바닥 부분. 침몰한 천안함 엔진과 스크루를 잇는 샤프에 그물과 밧줄이 감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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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내에 거치된 천안함 배 절단면 밑바닥 부분. 합조단은 동그란 모양으로 움푹 들어가 있는 것들이 수압 및 버블 흔적이라고 제시했다.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내에 거치된 천안함 배 절단면 밑바닥 부분. 합조단은 동그란 모양으로 움푹 들어가 있는 것들이 수압 및 버블 흔적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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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내에 거치된 천안함 함미부분 절단면의 철판들이 급격히 꺾여져 있고 돼지꼬리(위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 모양으로 심하게 말려 올라가 있다.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내에 거치된 천안함 함미부분 절단면의 철판들이 급격히 꺾여져 있고 돼지꼬리(위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 모양으로 심하게 말려 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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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선체구조관리 분과위원장인 박정수 해군 준장이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 기자들이 천안함 함수와 함미의 절단면을 살펴보고 있다.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선체구조관리 분과위원장인 박정수 해군 준장이 29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기자협회, PD협회, 전국언론노조 등 3개 언론단체 기자들이 천안함 함수와 함미의 절단면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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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안함, #합조단, #천안함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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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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