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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2시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312호 법정에선 쌍용자동차 77일 파업 투쟁의 주역들이 출정한 가운데 증인심문이 진행됐다. 쌍용자동차 한상균 지부장을 비롯한 구속된 동지들과 집행유예중인 동지들 20여명이 법정에 나와 있었다. 또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등 방청객들도 함께 했다.

먼저 파업 막바지에 노사간 협상을 위해 노력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의 증언이 있었고 뒤이어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자격으로 나의 증언이 있었다. 아래 내용은 변호인의 질문에 답한 내용을 정리한 것인데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증인은 2004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창립될 때부터 지금까지 공동대표로 재직 중에 있지요.
"네. 4인의 공동대표 중 1인입니다."

-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어떻게 운영이 되며 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까?
"투기자본센터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회비에 의하여 운영되며 기업이나 은행 등이  불법적 또는 부당하게 인수되거나 매각되는 경우를 주로 감시합니다. 특히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의한 외환은행 불법매각에 대해 오랫동안 투쟁을 전개해 왔습니다. 부당한 고배당, 유상감자, 상장폐지,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동자 정리해고와 임금삭감, 환차익, 탈세, 기술유출 등에 대해 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토론회, 기자회견,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필요한 경우 소송도 제기합니다."

- 위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투기자본의 부당한 행위와 관련하여 밝혀낸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각은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8%가 넘는 건실한 은행을 6.16%로 조작하여 부실하게 만든 뒤 은행법(외국인에 주식 10% 이상 매각 안 됨)과 외환은행 정관(비금융주력자에게 주식 40% 이상 매각 안 됨)을 위반하고 50%+1주를 매각하였고 그 과정에서 국책은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함으로써 국유재산법을 위반한 데 대해 소송을 제기하였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브릿지 증권, 하나금융지주, SC제일은행 등 금융관련 일이나 쌍용차사태나 발레오 만도, 오리온 전기 등 제조업관련 일, 하나로텔레콤 등 전기통신 관련 일이나 대우건설 등에서 벌어진 부당한 고배당, 유상감자, 상장폐지,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동자 정리해고와 임금삭감, 환차익, 탈세, 기술유출 등에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 위 센터에서의 업무수행 외에 증인이 투기자본감시와 관련하여 수행한 업무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제경제상황이 매우 불안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국내외 주식에 투기적으로 투자되어 손실을 입지 않도록 자문하는 역할을 했고, 한미FTA협상과정에서는 금융투기자본의 무한정한 자유를 보장하는 데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으며, G20 정상회의와 관련하여 국내외적으로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도록 하는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간략하게 말씀해주십시오.
"중국은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기술지원을 통한 생산과 소비를 확대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이를 위해 외국자동차 브랜드를 인수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을 세웠습니다. 중국의 3대 자동차 기업인 제일기차, 동풍기차, 상하이기차(자동차) 중 상하이자동차를 통해 중국의 넓고 다양한 지형에 맞는 스포츠형 자동차(SUV) 전문생산 회사인 한국의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은 IMF 외환위기 이후 국기기간산업의 해외매각과 구조조정이 일반화되었고 자동차산업정책의 부재와 맞물려 2004년 쌍용자동차를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졸속 헐값 매각하는 데 동의하고 말았습니다."

-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주된 목적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상하이차는 미국, 독일, 영국, 스웨덴 등 다른 완성차 업체의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기술제휴 및 기술이전을 시도했으나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번번이 완성차 고유 모델 개발에 실패하였다. 따라서 상하이자동차는 경영권을 포함해 인수하여 대주주가 되면 쌍용자동차가 오랫동안 연구개발해 생산하고 있는 SUV차량의 기술을 중국상하이 자동차로 이전(기술유출 또는 강탈)시킬 목적이었습니다."

- 투기자본감시센터에서는 상하이차 임직원들이 공모하여 쌍용차의 기술을 빼갔다는 이유로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 배임)등으로 고발하였지요.
"예, 2006.8.11 상하이자동차 및 쌍용자동차 이사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2004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동차 대주주는 2005.5.17 노동조합과 완전고용을 보장하고 인수 당시 투자약속 1조 2천억 중 4000억원의 투자와 30만대 생산설비를 위한 중장기 계획에 합의하는 특별단체협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2006.6.26  중국 현지에 엔진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쌍용자동차 차종인 '카이런'을 생산한다며 체결한 "L-프로젝트"는 중국으로의 기술유출 조치였으며 쌍용자동차를 껍데기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체결계약금은 고작 24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일반적인 신차개발비용 3000억원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쌍용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 연구소가 통합운영 되었고 내부전산망을 통해 기술이 유출된 것은 물론 부품설계도가 중국 자동차업계에 무단으로 유포된 의혹도 있습니다. 이로부터 며칠 뒤인 2006.7.10 상하이 대주주는 경영상의 이유를 내세워 1000여명의 노동자를 해고하려 했습니다. 1년 전 노조와 맺은 완전고용 특별협약을 휴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투기자본의 전형적인 기술유출 행태로 보고 고발조치를 한 것입니다.

당시 저는 고발 당사자로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저희가 고발한 내용 중 기술유출증거를 대라고 했습니다. 담당검사는 김영삼 정부 당시 IMF외환위기를 초래한 정책담당자들이 고발되어 구속까지 되었으나 정책적 판단에 따른 정책실패는 대법원에서는 모두 무죄판결이 나왔다면서 쌍용자동차 매각 역시 정부나 경영진의 정책적 판단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저는 당시 정책적 판단이 아니라 기술유출을 통해 쌍용자동차와 국민경제에 대한 손해를 끼친 업무상 배임사건임으로 국가기관이 나서서 구체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기각했습니다."

- 또한 현재 쌍용차 직원들이 디젤하이브리드 기술유출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으로 기소된 상태이지요.
"이후에 현장 노동자들이 고발을 해서 지금의 기술유출 형사사건이 진행 중입니다. 검찰은 2008년 말에 수사를 마치고, 상하이차가 법정관리로 도망가고, 쌍용차 사태로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고, 해고 당한 후 즉, 노조의 77일간의 파업이 끝난 후였고 우리센터가 감사원에 검찰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던 날에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주범은 사라지고 남은 연구소 직원 몇 명만 불구속 기소하여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 및 그 이후 회생에 이르는 과정에서 정부는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고 보는가요.
"첫째, 당시 국가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에 대한 아무런 정책도 없이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쌍용자동차를 매각하도록 허용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장관 정세균)의 정책책임이다. 둘째,인수과정에서 산업은행을 통해, 인수자금을 대출해 주어 쌍용차의 빚으로 남게 했고, 2007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되었듯이 "특별약정"을 해소해줘 쌍용차의 부실과 기술유출을 당하게 만든 것입니다. 셋째, 쌍용차 사태가 발생하자, 폭력적으로 사태진압을 해서 큰 상처만 남겼습니다. 넷째, 중요 기술유출사건 피고가 중국으로 도망치도록 조력하였고 지금도 우리센터와 쌍용차 소액주주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중국정부가 방해하는 것을 방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쌍용차 사태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자인 노동자들만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 쌍용차 회사에서는 2646명을 정리해고 하는 구조조정의 방식을 채택하였는데요, 이에 는 어떠한 문제점들이 있었나요.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가 기술유출을 시작한 2006년부터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았고 노동자들을 고통을 당해왔습니다. 이는 1조 2천억 원 투자약속을 지키지 않은 상하이자동차 때문이지만 이를 감독하지 않은 한국정부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상하이자동차는 자신들이 목표로 한 기술을 빼나간 마당에 장기적으로 쌍용자동차에 투자해 경영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검찰은 이해당사자들의 고발대로 상하이자동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상하이 대주주는 쌍용자동차를 법정관리에 맡겼고 끝까지 남은 주식을 챙겼습니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쌍용자동차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방치해 두었습니다. 결국 쌍용자동차가 부실해졌으니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면 "함께 살자!"고 절규하는 노동자들을 대량으로 정리해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물리력을 동원해 노동자들의 투쟁을 제압했습니다. 만약 불법기술유출로 상하이자동차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었다면 상하이대주주가 쌍용자동차를 법정관리 신청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파산법원은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책임추궁은 없이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구조조정하도록 승인하였습니다.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들이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데 앞장 선 것입니다. 그리고 파산법원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면서 파업을 유발시킨 경영진들에게 용역투입 등 부당한 회계집행을 허가해 주었습니다."

- 정부와 산업은행의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한 해법은 어떠한 것이었고, 이에는 어떠한 문제점들이 있었나요.
"쌍용자동차 사태는 자동차산업과 고용정책의 책임자로서 정부와 산업은행이 제3자인 것처럼 관전만 한 탓에 벌어진 일입니다. 그리고 해외투기자본에 의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사태와 마찬가지로 자본과 경영진의 불법은 어디가고 없고 결과적으로 정리해고를 비롯해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상하이 대주주가 발을 뺀 뒤 쌍용차 경영진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운용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한 3천 명 정도 잘라내고 보자는 식이었습니다. 노사간에 맺은 단체협약이나 법 따위는 필요 없었습니다. 상하이차가 쌍용차기술을 유출하는 데 공모했고 쌍용차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당사자들이가 노동자 정리해고의 책임자가 된 것입니다. 그들은 법정관리상태에서나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쫓겨 난 상태에서도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습니다."

- 위와 같은 사, 정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방식 외에 다른 방식의 구조조정이 가능하였던 것인가요.
"첫째, 쌍용자동차 대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관련자 형사처벌과 대주주지분을 소각하여 경영권을 박탈시켜야 했습니다. 둘째, 정부(산업은행)는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한 운영자금을 지원했어야 합니다. 셋째, 인력운영에 대해 노조와 머리를 맞대고 협의했어야 했습니다. 당시 노조는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와 그것도 부족하다면 임금삭감과 순환 무급휴직 등을 통해서라도 함께 살면서 회사를 살리자고 호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리해고를 통한 구조조정 없이는 회사정상화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결국 77일간의 파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노동자와 가족의 죽음, 구속, 계속되는 조사와 구속 압박,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2천 여명의 실업자와 생계문제, 우울증 등 육체적 정신적 고통, 해고노동자들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손배가압류와 벌금 등 공장에서 열심히 일했고 산업역군으로 불렸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쫓겨난 채 소위 '죽은 자'로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장 안에 남은 소위 '산 자'들에게도 안락한 공장이 아닙니다. 여전히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 재매각과 구조조정으로 하루하루 고용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죽음의 공장입니다. 쌍용자동차가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을 통해 신차를 개발하고 생산시설을 개선하고 해고된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노동자 정리해고로 인건비 줄이고 이윤을 남긴다는 논리를 내세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정부의 자동차산업정책, 노동정책, 고용정책이 올바로 서고 공장이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잘못된 모든 것을 되돌려 놓을 수 있도록 사법정의가  바로 서야 합니다. 원인보다 결과만을 따지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될 수 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허영구 기자는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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