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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가 실시된 31일 오전 서울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문제를 풀고 있다.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가 실시된 지난해 3월 31일 오전 서울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문제를 풀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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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생들도 영어듣기 시험을 보게 하고 60점 미만의 학생들은 재시험을 치르게 한다. 학생들의 영어듣기 시험 점수는 가정으로 보내진다. 6학년생들은 오전 8시 20분부터 9시까지 0교시를 진행하며 일주일에 10시간 내지 11시간 보충수업을 진행한다. 보충수업은 학부모나 본인 동의서 없이 전체 학생들을 참여하게 한다. 일제고사를 대비해 오엠알(OMR) 용지로 시험을 치르게 하고 총 3장의 성적표를 가정에 보낸다."

인천 서구 A초교의 학사운영 파행 사례다. 영어 교과 수업이 없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영어듣기 시험을 보게 하고 60점 미만의 학생에게는 재시험을 치르게 한다는 사실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1학년 학생들이 영어듣기 시험을 보는 것은 맞지만, 쉬는 시간 종소리 대신 원어민 교사가 말하는 영어 내용을 한 달에 한 번 (시험)보는 것이고 수업시간에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지부장 임병구)가 지난 5월 한 달 동안 '초등 6학년 일제고사 대비 학교 운영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상당수 학교에서 이와 같이 파행적으로 학사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7월 13~14일에는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명 일제고사)가 치러질 예정이다.

0교시에 7·8·9교시까지... 강행군에 멍드는 아이들

전교조 인천지부의 실태 조사 내용에 따르면 서구 B초교는 6학년생 전체를 대상으로 일주일에 10시간씩 강제로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8교시까지 실시하고 있었다. 이 학교의 6학년생들은 일제고사를 잘 봐야하기 때문에 학교 행사에서 제외를 시키고 있다.

서구 C초교는 6학년생 전체에게 0교시를 강제하고 있었다. 이 시간엔 교사 주도 문제풀이 수업이 진행되고 7교시엔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초학력 부진학생은 8교시나 9교시까지 남아서 공부해야 한다. 기초학력 부진학생은 하루에 10시간의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서구 D초교는 6학년을 대상으로 0교시와 보충수업을 주당 10시간 씩 운영하고 매일 아침 자습시간에 시험을 봐 점수가 80점 미만인 경우 방과후에 남아서 보충지도를 받아야 한다. 실태 조사서를 작성한 교사는 "교사들은 점심시간도 없고, 매일 남아서 보충지도를 받는 학생들의 열등감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부평 E초교는 일주일에 15시간의 0교시와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학교는 2~6학년생들의 담임에게 학교에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등 5개 교과의 단원평가 기록을 매월 제출하게 하고 각 반별, 단원별 평균을 내서 제출하게 했다. 학생 개인의 단원평가 결과는 통지표식으로 각 가정에 보내지고 있다.

이밖에 인천지역의 상당수 초등학교에서 0교시와 7교시 보충수업을 반강제적으로 일주일에 10시간 이상 진행하는 등 여러 가지 학사 운영 파행 사례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 22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의하면, 인천지역의 일부 초등학교가 일제고사에 대비해 수업시간에 사설업체 시험지로 모의고사를 실시하는 등 학사 운영 파행 과정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일제고사'에 맞춰져 있는 초등학교의 시계

이 같이 인천지역의 초등학교 학사 운영 파행 사례들이 나타나는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실시된 초등학교 일제고사(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교과학습 진단평가)와 일제고사 성적이 공개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천시교육청은 2010년 들어 학력향상 방안을 두 번이나 발표했고 일선 초등학교와 6학년생, 담임교사들은 오로지 학력향상에만 매몰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학력향상 방안도 이들 학사 운영 파행 사례에서 나타나듯 7월에 치러질 일제고사를 잘 보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시교육청이 이를 조장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구 한 초등학교 교사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2~6학년생 중 기초학력 부진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4시간 씩 교사들이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5월 24일 시교육청에서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하고 간 뒤, 일제고사에 대비해 다른 학년 교사들까지 동원해 6학년 학생들에게만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초등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7월에 치를 일제고사 점수를 올리기 위한 임시방편 밖에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순남 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영어 수업은 초등 3학년부터 있는데 특기적성 수업에 해당되는 내용과 같다"며 "교육청에서 7월에 있을 시험을 대비해 6학년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라는 지도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학년의 기초미달 학생을 가르치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 학교에서 장학사의 말을 잘못 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은 7월에 있을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아니라 2학년생부터 기초미달 학생을 줄여야 학력향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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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대표 지역주간신문 시사인천의 교육면 담당 장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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