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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야기> 여름호 제 9호 표지
▲ 표지 <살림이야기> 여름호 제 9호 표지
ⓒ 도서출판 한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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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어느 지방 도시로 강의하러 갔을 때 저는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세태의 한 단면을 가리켜서 "늘 깨어 바라보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죄 짓게 되는 세상"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운전대를 함부로 잡는 것, 고기를 먹는 것, 겨울이나 이른 봄에 수박이나 토마토를 먹는 것들이 다 큰 죄를 짓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나는 농산물을 먹는 것도 죄짓는 것이라고 했고 바나나를 먹어도 죄라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죄냐고 하면 죄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죄라고 주장 할 수도 있는 것이 우리 농업의 현 주소이기 때문입니다. 

<시골집 고쳐살기> 강의였는데 "집짓기 하다가 죄짓기 하는 수가 많다"고 말 하던 끝에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새로 나온 건축자재와 공구들이 워낙 튼튼하고 편리한 것들이 많다보니 원 재료와 그것의 제조과정을 잘 살펴보지 않으면 죄 짓는 줄도 모르고 죄를 짓게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늘 맑게 깨어 있어야 합니다.

제가 지금 소개 하려는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죽음과 파괴와 갈등도 조장하는 안타까운 세상에서 꾸준히 '살림'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살림이야기>입니다. 이용자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에서 펴내는 계간지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좀 불편한 책입니다

지난 번 봄 호는 종이를 특집으로 다뤘는데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쓰고 버리는 일회용 종이컵이 자그마치 3280만개라고 합니다. 작년에 일회용 종이컵용으로 수입한 펄프 대금이 358억이랍니다. 일회용 컵은 안쪽이 경질 폴리에틸렌으로 코팅되었기 때문에 뜨거운 커피를 먹으면 환경호르몬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러니 당장 다음날 자판기 앞에서 참 기분이 고약해지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책이라는 것이지요.

이번 호를 읽으면서도 저는 뜨끔했습니다. 설탕의 정체를 자세하게 알게 된 것입니다. 매실 효소를 담으려고 공정무역을 통해 생협에서 구입한 시중가보다 세 배나 비싼 유기농 설탕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글을 봤습니다.

에티오피아나 페루 농부에게 전달되는 공정한 가격의 돈이 그들을 도리어 신자유주의의 시장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글이었습니다. 생산은 유기재배로 하지만 보관과 장거리 유통과정은 반유기적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살림이야기>는 책을 낼 때마다 큰 주제를 앞세워 특집으로 꾸미는데 이번 여름호는 설탕이 주제입니다.

밥 세 숟가락에 설탕 한 숟가락

설탕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백설탕보다 황설탕이나 흑설탕을 먹어라. 효소를 만들어 먹으면 천연당인 과당으로 변해서 정제당의 문제를 벗어 날 수 있다는 정도였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토록 설탕을 많이 먹으면서도 정작 설탕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설탕을 많이 먹는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우리가 밥 세 숟갈에 설탕 한 숟갈씩 먹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떡집에 쌀과 팥을 갖다 주고 아무 말 않으면 사카린을 넣는다는 것을 알기에 일부러 고급 설탕을 같이 갖다드립니다만 우리 먹을거리들은 이 정도가 아닌 게 문제입니다. 소주 속 스테비오사이트, 껌 속 자일리톨, 콜라 속 액상과당, 에리스리톨이 든 커피믹스, 부엌의 조청, 알리고당 등등. 설탕이 안 들어 가는 데가 없습니다. 이러니 밥 세 숟갈에 설탕 한 숟갈 먹는다는 게 이해가 갑니다.

특히 과자와 음료수 등에 들어가는 액상과당은 100%가 유전자조작 옥수수라고 보면 된답니다. 한마디로 설탕은 건강을 망가뜨리는 치명적인 유혹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설탕이 만들어지는 과정, 정제당, 천연당, 액상과당, 인공감미료, 천연감미료 등 설탕의 종류도 잘 설명하고 있으며 설탕 부침의 역사와 노예무역의 시조격인 설탕의 이른바 '슈가로드(Sugar Road)'를 해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의 전통 조리법에 있었던 천연당에 대한 소개가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조청과 꿀과 엿. 설탕에서 벗어나기 위한 김현경 기자가 쓴 한 달간의 '설탕 끊고 살아보기' 글도 재미있습니다.

특집 외에도 <제철살림>이라 하여 그 계절에 맞는 살림살이가 소개되고 특히 <살리는 사람들> 꼭지에서는 죽임의 반대인 살림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소개됩니다. 이번 호에는 화천의 임낙경 선생님이 등장하십니다. <집살림>, <교육살림>, <사이살림> 등도 책 값 5천원이 안 아깝게 합니다.

충치의 원흉, 칼슘 파괴자, 당뇨의 원인, 설탕이 달기만 한 게 아니라 갑자기 쓴 맛으로 변하게 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사람과 자연과 사회를 살리는 책입니다. <살림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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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야기 2017.4 - 59호

한살림 엮음, 한살림(월간지)(2017)


태그:#한살림, #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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