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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현직교사 134명에 대해 파면 및 해임하기로 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양성윤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전교조 조합원들이 전교조 지키기를 위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현직교사 134명에 대해 파면 및 해임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 5월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양성윤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전교조 조합원들이 전교조 지키기를 위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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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담당 유호근 검사)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50만~500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교장과 현직 교사들 8명 중 7명은 무혐의 내사종결 처리하고 1명의 교장만 기소했다.

교장 1명 기소, 나머지는 모두 무혐의

이날 검찰은 서울의 한 중학교 최아무개 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교사 200여 명과 함께 '연금합산추진위원회'라는 단체를 구성, 회비를 모아 한나라당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냈다. 최씨에게는 "법인이나 단체와 관련된 돈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정치자금법 제31조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하지만 검찰은 나머지 교사들은 개인 자격으로 국회의원 개인에게 후원금을 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단체나 법인의 자금으로 정당이나 정치인을 후원하는 것은 명백히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그러나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이기에 앞서 업무상 횡령에 해당한다.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라 횡령으로 처벌하는 것이 기소의 선결조항이어야 한다. 법률적으로도 업무상 횡령이 정치자금법 위반보다 처벌 형량이 무겁다.

결국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형사 처벌될 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만 기소했다. 이는 '한나라당에 정치 후원금을 낸 교장도 처벌한다'는 여론 호도용 판결이라는 의혹을 낳았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나머지 교사 7명에 대한 무혐의 내사 종결 처리다. 검찰은 "국회의원 후원회에 기부금을 낸 것은 국회의원 개인의 정치활동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국가공무원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 정당에 대한 후원은 불법이고, 국회의원 개인에 대한 후원은 합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검찰과 교육과학기술부(아래 교과부), 행전안전부(아래 행안부), 법제처 등은 정치인에 대한 후원도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의 '정치적 행위 위반'이라고 판단해 왔다.

국회의원은 정치인이지만 후원회는 정치단체 아니다?

검찰의 주장은 국회의원은 정치인이지만 국회의원 후원회는 정치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후원금 납부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국회의원 그 자체가 정치인이자 정치단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국회의원은 정당에 가입된 개인이기도 하지만, 별도의 법적 권리를 가지는 법적 단체다. 대통령이 개인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법적 단체인 것과 같은 논리다.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무소속 국회의원이 정당 소속 국회의원과 의원으로서 똑같은 권리를 가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법제처와 교과부, 행안부 모두 국회의원 후원회를 정치단체로 파악해, 국회의원 개인 또는 국회의원 후원회에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것을 '불법'이라고 유권해석해 왔다. 검찰 역시 얼마 전까지는 같은 주장을 펴왔다.

또 검찰은 지난 서울교육감 선거와 관련, 주경복 교수와 전교조 교사들에 대해 "교사들이 주경복 후보에게 돈을 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고 그 혐의로 기소까지 했다.

 '교사대학살 중단 전교조 지키기 전국지회장 결의대회'가 5일 오후 교과부가 있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부근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교사들이 '참교육 지키겠습니다'가 적힌 손수건을 들고 있다.
 '교사대학살 중단 전교조 지키기 전국지회장 결의대회'가 6월 5일 오후 교과부가 있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부근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교사들이 '참교육 지키겠습니다'가 적힌 손수건을 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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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애초부터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자금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했음에도 검찰은 계속해서 "(교육감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교육감 선거에도 정치자금법이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1심에서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교사나 공무원이 교육감 선거에 정치자금 후원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선관위가 이를 불법이 아니라고 유권해석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불법이라고 인식하지 않았으므로 '위법성의 조각사유'(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위법하지 않게 되고, 그것이 없으면 위법한 것이 되는 사유)가 인정돼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주경복 사건과 이번 교장의 정치후원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주경복 교수와 전교조 교사들에게는 개인적 정치자금 후원도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며 기소해 놓고 교장들의 한나라당 정치자금 후원은 개인적 차원이라서 불법이 아니라는 모순된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이런 판결은 이중잣대일 뿐 아니라 궤변이다.

행정안전부(구 행정자치부)도 2006년 5월 펴낸 '공무원 복무제도 해설'을 통하여 "「정치자금법」 제6조의 규정에 의한 후원회는 정당, 국회의원, 국회의원후보자, 대통령선거경선후보자 등 후원회지정권자에 대한 정치자금의 기부를 목적으로 설립 ․ 운영되는 단체(「정치자금법」 제3조)로서,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 또는 특정 정치인 후보자를 지지하기 위한 정치단체에 해당한다 할 것임"이라고 밝혀 국회의원 후원회가 정치단체임을 명확히 하면서 정치후원금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국회의원은 개인이 정치단체이고 국회의원 후원회 그 자체가 정치단체라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러한 상식을 한나라당 정치자금 후원 교원들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의 논리대로라면 지금까지 법제처와 교과부, 행안부는 있지도 않은 법을 내세워 교사와 공무원에게 정치인 후원을 못하게 한 것이다.

"정치적 행위"지만 "정치 운동" 아니다?

 법제처 유권해석에서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정치인을 후원하는 것도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위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위반은 형사처벌 조항이 분명히 있다. 분명히..... 그런데 검찰은 처벌 조항이 없단다.
 법제처 유권해석에서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정치인을 후원하는 것도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위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 김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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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공무원의 복무나 인사 문제 등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구 행정자치부)에서 펴낸 공무원복무제도 해설에도 법제처 유권해석을 인용하여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는 것이 불법이라고 적어놓았다.
 모든 공무원의 복무나 인사 문제 등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구 행정자치부)에서 펴낸 공무원복무제도 해설에도 법제처 유권해석을 인용하여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는 것이 불법이라고 적어놓았다.
ⓒ 김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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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교과부, 행안부는 줄곧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인 후원은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7조의 정치적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밝혀왔다. 검찰도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인 후원이)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위반은 맞지만 형사처벌 사유인 국가공무원법 위반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해 왔다.

그런데 지난 11일 갑자기 입장을 바꿔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인 후원이)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운동의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원 현직교사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기소된 교장 한 명도 국가공무원법 위반이 아니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였다.

검찰, 법제처, 교과부, 행안부의 논리를 종합하면 "(현직 교사들은)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7조의 정치적 행위를 위반한 것은 맞지만 국가공무원법 제65조의 정치 운동 금지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7조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의 위임규정으로 만들어졌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4항에서는 "정치적 행위의 금지에 관한 한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만들어진 대통령령이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7조'로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금전 또는 물질로 특정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것"을 '정치적 행위'(국가공무원법 제54조 4항에 명시)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검찰의 논리는 상위법의 위임으로 만들어진 하위법 위반이 상위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모순'이다. 법리나 논리상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7조의 '정치적 행위'에 해당하면 당연히 상위법인 국가공무원법 제65조의 정치운동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검찰의 논리는 마치 강남구에 사는 어떤 주민이 "나는 서울특별시민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 강남구가 서울특별시의 한 자치구이고, 서울특별시가 대한민국의 한 특별시인데 강남구민이 서울특별시민은 맞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한다면, 초등학생도 억지주장이라고 할 것이다. 또, 음주운전으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술 마시고 운전한 것은 맞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한나라당 500만 원 합법, 민주노동당 2만 원은 불법?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낸 교장 등은 최소 50만~500만 원을 후원했다. 이에 비해 검찰에 기소돼 파면 해임을 앞둔 전교조 교사 183명이 민주노동당에 낸 돈은 최소 2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 정도다.

하지만 처벌과 징계는 민주노동당 관련 교사들만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당원 가입 여부에 대한 확인 역시 편파적이었다. 검찰이 애초 전교조 교사의 당원 여부를 확인한 것은 후원금 납부를 확인하면서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검찰과 경찰은 전교조 교사들의 계좌를 모두 뒤졌고 민주노동당의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에 돈을 낸 교장들에 대해서는 당원 가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원 명부확인은커녕 투표 현황도 확인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서버의 압수 수색은 시도조차 안 했다. 그리고 돈을 받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실명조차 공개하지 못했고 이들 전·현직 의원에 대해서는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았다.

수사 인원과 검찰의 태도 역시 달랐다. 전교조 교사들의 정치활동 혐의 수사에 대해서 검찰은 40여 명의 경찰을 동원하고, 관할까지 넘어서 지휘했다. 그러나 이번 한나라당 후원금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수사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검찰은 한나라당 가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교사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등이 수사를 의뢰한 교원들의 한나라당 의원 정치 후원금 사건은 어떻게 진행 중인지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직 의뢰인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의 논리처럼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대한 교장들의 수백만 원 후원이 합법이라면 교과부와 행안부, 법제처는 지금까지 이를 왜 금지해 왔나? 교원의 정치 후원금에 대한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해 의심이 드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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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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