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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MS 주최로 열린 '리믹스10' 행사에서 이희덕 희희덕덕스튜디오 대표가 윈도폰7용으로 개발한 '스캐빈저' 앱을 소개하고 있다.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MS 주최로 열린 '리믹스10' 행사에서 이희덕 희희덕덕스튜디오 대표가 윈도폰7용으로 개발한 '스캐빈저' 앱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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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폰이 과연 아이폰-안드로이드폰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마이크로소프트(아래 MS)가 윈도폰7 출시에 앞서 한국 개발자들 마음잡기에 나섰다. MS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개발자와 디자이너 대상 '리믹스10' 행사에서 국내 최초로 윈도폰7 시제품을 공개하고 애플리케이션 개발 과정도 소개했다.

개발자들 앞에서 윈도폰7 시제품 국내 첫 공개

'리믹스10(reMIX 10)'은 지난 3월 미국에서 MS 주최로 열린 웹 기술 컨퍼런스 MIX10의 한국판 행사다. 실버라이트4, 비주얼스튜디오2010 등 각종 신제품을 소개하는 이 자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역시 MS의 차세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윈도폰7'이었다.

윈도 시리즈로 국내 PC용 OS 시장을 거의 독점한 MS지만 스마트폰용 모바일 OS 시장에선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에 밀려 고전해 왔다. 이에 MS는 그동안 무겁고 불편하다는 혹평을 받아온 '윈도모바일' 시리즈의 이름까지 바꿔가며 새로운 OS를 내놓게 된 것이다. 

MS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S(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처음 '윈도폰7'을 선보였지만 그동안 국내에선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해외에선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만든 윈도폰7 탑재 시제품들까지 몇 차례 소개됐지만 정작 국내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직접 시제품을 들고 나와 주요 기능들을 소개한 서진호 한국MS 윈도폰 모바일 개발자 에반젤리스트는 "윈도폰7에서는 '실버라이트'가 기본 UX(사용자경험) 플랫폼으로 채택돼 PC나 웹과 똑같은 코드, 똑같은 개발도구로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아래 앱)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국내 처음 공개된 MS 윈도폰7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6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리믹스10' 행사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폰7'을 탑재한 시제품을 국내 처음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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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기조연설 화두 역시 '똑같은 프로그래밍 모델, 똑같은 개발 도구, 똑같은 툴'이었다. 결국 기존 윈도나 실버라이트 같은 PC 개발 환경에 익숙한 개발자나 디자이너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윈도폰7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 자리엔 실제 윈도폰7 앱 개발자들이 나와 자신들의 앱을 소개하기도 했다. 옴니아용 악기 앱을 만드는 등 윈도폰 앱에 올인해 온 신석현 형아소프트 대표는 위치 기반 생활정보 앱 '형고'를 선보였고, 박현철 블루피시시스템 책임연구원은 종이 다이어리를 윈도폰에 그대로 옮긴 '쁘띠 다이어리2'를 소개했다. 또 숭실대 재학 중인 이희덕 희희덕덕스튜디오 대표는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들을 올려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스캐빈저' 앱을 선보였다.

특히 MS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360용으로 개발한 '스타차일드' 게임을 윈도폰7에서 시연한 김동훈 삼성전자 곰즈(GOMZ)팀장은 "게임 개발에 1주일도 채 안 걸렸다"면서 "MS 게임 프레임워크인 XNA 덕분에 게임 개발이 점점 쉬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자 처지에선 한 번의 개발로 PC와 엑스박스360, 윈도폰7을 쉽게 오갈 수 있다는 얘기였다. 

황리건 한국MS UX 개발자 에반젤리스트는 이날 "윈도폰7 앱 개발에 필요한 개발 툴과 각종 리소스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면서 국내 개발자들과 디자이너들에게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개발자 반응은 호의적... 실제 앱 개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한국MS는 이날 '파워 블로거'들을 따로 초청하는 등 입소문 마케팅에도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덕분에 이날 행사장은 1000명 가까운 참석자들로 가득 찼고 트위터(#remixk)에 실시간으로 올라온 윈도폰7 관련 반응 역시 대체로 호의적이다. 

한국MS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개발자와 디자이너 대상 '리믹스10' 행사에서 '파워 블로그'를 초대하는 등 입소문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MS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개발자와 디자이너 대상 '리믹스10' 행사에서 '파워 블로그'를 초대하는 등 입소문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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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이어진 윈도폰7 앱 개발 관련 발표를 들은 'dnjsrb23'는 자신의 트위터에 "디자인 쪽을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가능할 정도로 편리하다"면서 "게임은 하나의 소스로 윈도폰7, 엑스박스 등에서 같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도 좋은 듯하다"는 글을 올렸다. 

'radiostar11' 역시 "윈도폰7의 경우 굉장히 개발 프렌들리로 가는 듯하다"면서 "지금 이야기하는 게 대부분 '개발이 참 편리하다'로 압축될 수 있을 듯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개발자들의 호응이 실제 적극적인 윈도폰7 앱 개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이폰처럼 윈도폰7을 상징할 만한 스마트폰도 등장하지 않은 데다, 올해초까지 윈도 모바일 폰을 출시했던 KT, LG텔레콤,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안드로이드폰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올 연말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가 예상되고 있지만,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MS 처지에서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과 맞먹는 시장을 형성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게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의 대체적 분위기다. 

한 모바일 앱 개발업체 대표는 "단순히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윈도폰7은 앱 개발에 편리한 좋은 OS"라면서도 "정작 앱을 개발해 돈을 벌려는 사람이라면 먼저 아이폰용 앱을 개발한 뒤 안드로이드용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윈도폰7용을 만들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모바일 OS 시장의 향배는 프로그램 자체의 우수성보다는 판로가 될 시장 형성에 달렸다는 얘기다. PC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MS가 모바일 시장에선 거꾸로 추격자의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는 셈이다.     


태그:#윈도폰7, #아이폰, #스마트폰, #마이크로소프트,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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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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