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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인권위 부위원장을 지낸 초선의원이 '성희롱'으로 오해를 살 만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28일과 29일 이틀간 <오마이뉴스>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손범규(경기 고양시 덕양구갑) 의원이 지난 28일 고양시 보육시설연합회 사무실에서 '처칠과 국유화'라는 유머를 언급하면서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물건"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성희롱 발언'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 자리에 참석한 일부 사설어린이집 원장들은 "손 의원이 강현석 고양시장 후보의 보육공약을 해명하는 자리에서 부적절한 비유를 들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현석 후보 보육공약 해명하는 자리에서 "자기 물건 국유화할까 봐..."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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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석 한나라당 고양시장 후보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2014년까지 91개로 늘리겠다"는 보육공약을 내놓았다. '보육정책의 공공성 강화'라는 지방선거 흐름을 반영한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 공약은 고양시 사설어린이집 원장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고양시가 지역구인 손범규 의원과 오영숙 한나라당 고양시의원 후보(비례대표 1번, 고양시보육시설연합회 회장)가 '진화'에 나섰다. 두 사람이 지난 28일 오후 2시 고양시 보육시설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한 이유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당시 사무실에는 80여 명의 사설어린이집 원장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강현석 후보가 그런 공약을 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강 후보의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공약을 성토했다.

이에 손 의원은 "원래는 61개소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오타가 나서 91개소가 됐다"며 "표심 잡기에 바빠서 보육공약이 나갈 때 자세히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A어린이집 원장은 "손 의원이 '한나라당과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왜 믿지 못하느냐, 우리를 100% 믿어 달라'고 하면서 '처칠' 얘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B어린이집 원장은 "손 의원이 '영국 처칠 수상 시절 노동당에서 덩치가 큰 대기업들을 국유화하라고 했는데 처칠 수상이 자기 물건을 국유화할까 봐 숨어서 소변을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손 의원이 '물건'이란 단어를 여러 번 사용해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켰다"고 덧붙였다.

'처칠과 국유화' 유머를 언급한 손 의원은 이어서 "하지만 한나라당은 국유화를 하지 않는다"며 "나를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손 의원의 발언은 유명한 '처칠과 국유화'라는 유머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유머의 내용은 이렇다.

처칠 수상이 화장실에서 대기업 국유화를 주장하는 노동당 당수를 만났다. 멀찍이 떨어져 볼 일을 보고 있는데 노동당 당수가 "왜 나를 피하는 거요?"라고 묻자 처질은 "당신은 큰 것만 보면 국유화하려 드는데, 만약 내 것을 보고 이것도 국유화하려 들면 큰 일 아니오"라고 응수했다.

일부 참석자들 "그 자리에서 나올 얘기 아니어서 불쾌했다"

B어린이집 원장은 "손 의원이 보육공약 오타 얘기를 하면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거론한 뒤 처칠 수상과 물건 이야기를 했다"며 "그 자리에서 나올 법한 얘기가 아니어서 다들 불쾌해했다"고 전했다.

그는 "손 의원은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그런 유머를 한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참석자들이 다 여성들인데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모나 풍자도 때와 장소에 따라 가려서 해야 하는데 공적인 자리에서 그런 식의 농담을 해서는 안된다"며 "그 발언이 있자 몇몇 분들이 '저런 얘기가 왜 나와, 여기에서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불쾌해했다"고 말했다.

A어린이집 원장은 "사람들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책에도 나오는 내용이니까 아무 생각없이 지나간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 원장님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손 의원은 29일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가 전화를 걸어 발언의 사실여부를 묻자 "누가 그런 얘기를 하느냐, 별 꼴을 다 보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후 전화통화를 다시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손 의원은 숭실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한나라당 부대변인과 미래세대위원장, 법률지원단 부단장, 제1정조위 부위원장을 거쳐 18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특히 2000년과 2008년에는 각각 한나라당 인권위 부위원장과 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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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