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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대학로 경실련 강당에서 경기권 보금자리 역차별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실련은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대학로 경실련 강당에서 경기권 보금자리 역차별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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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보금자리가 평당 880만 원? 경실련이 하면 600만 원이면 충분하다."

경기권 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 예약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분양가 탓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기권 보금자리 미달 사태는 고분양가 탓"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본부장은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대학로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4월 25일 분양가 발표 당시 이번 미달 사태는 예견됐다"면서 "수도권 집값은 이미 10% 하락했는데 1차에 비해 분양가는 10~15% 높아졌고 전매 제한까지 강화되는 등 조건이 나빠진 탓"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끝난 2차 보금자리주택 일반공급 사전예약 결과 6338세대에 1만2166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1.9대 1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 내곡, 세곡2 지구만 1순위에서 10대 1 수준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을 뿐 경기도권은 경쟁률이 저조했다. 구리 갈매(1.7대 1)를 뺀 남양주 진건, 시흥 은계, 부천 옥길 등 3곳에서 1333세대가 미달됐다.

이런 청약 양극화엔 서울 강남권과 경기권의 분양가 역차별도 일조했다. 국토해양부와 LH공사에선 강남권은 주변 시세가 높다는 이유로 사실상 반값에 가까운 시세 대비 50~60%에 공급한 반면, 경기권은 70~80%로 분양가를 책정해 왔다.

이에 따라 부천 옥길, 시흥 은계 분양가는 평당 750만~890만 원, 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은 850만~990만 원으로 책정됐지만 최근 수도권 집값이 떨어지면서 주변 시세의 80~90%까지 상승하거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표준 건축비 등 적용하면 평당 600만 원까지 가능"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본부장이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대학로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권 보금자리 분양가를 30% 낮출 수 있다고 추정했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본부장이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대학로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권 보금자리 분양가를 30% 낮출 수 있다고 추정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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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실련은 이번 미달 사태는 "반값도 아닌 반값아파트"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탓이라며 경기권의 경우 표준 건축비 등을 적용하면 30% 정도 분양가를 낮출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권역 보금자리주택 평균 분양가는 평당 880만 원이지만 경실련이 분석한 추정 원가는 평당 600만 원으로, 평당 280만 원을 거품으로 봤다. 보금자리주택 25평 분양가는 2억 2천만 원이었지만 이보다 7천만 원 정도 낮은 1억 5천만 원이면 분양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경실련은 보금자리주택이 고분양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양가 책정에 '표준형 건축비'(2010년 평당 320만 원)보다 1.5배 높은 '기본형 건축비(평당 479만 원)'를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표준형 건축비나 비슷한 수준의 SH공사 실제 도급 가격 수준의 건축비만 적용해도 당장 20%인 평당 150만 원 정도는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380만 원 정도로 추정되는 보금자리 택지비용 역시 2006년 한국토지공사에서 발표한 수도권 신도시 택지비 평당 229만 원 등을 근거로 평당 250만 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봤다. 

1차, 2차, 3차 보금자리 약 17만 세대 가운데 경기권역이 15만 세대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분양 총액에서 10조 5천억 원 정도는 부풀려졌다는 얘기다.

김헌동 본부장은 "보금자리 가격 거품은 관료들과 LH공사 등 공기업이 보금자리 반값아파트조차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대통령도 거품 전제 하에 수도권 반값아파트를 공약했는데 안 지켜지는 건, 한나라당 자치단체장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했거나 국토부 관료나 공기업이 지시를 안 듣거나 둘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광역단체장만 잘 뽑아도 반값아파트 실현 가능"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경기권 보금자리 미달 사태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분양가를 더 낮추긴 어렵다는 태도다. 이에 경실련은 1, 2차 보금자리주택 최종 분양가는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본 청약 때 확정되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장이 결단하면 지금이라도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김헌동 본부장은 "이번 경기권 미달 사태는 소비자들이 더는 공급자나 단체장에게 속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자치단체장만 제대로 뽑아도 진짜 반값아파트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실련은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에게 보금자리 분양원가 및 책정 기준을 공개하고 이번 선거에서 토지임대부 주택 같은 '반값아파트' 공약을 제시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태그:#보금자리주택, #반값아파트, #김헌동, #경실련,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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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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